<영화산책 - 늑대소년>

사랑, 슬프도록 아름다운……그것!

지역내일 2012-11-01

누구나 사랑을 꿈꾼다. 그것도 지극히 동화 같은 판타지 러브스토리를. 이 영화는 그런 사랑을 담은 한편의 동화다. 또한 세월 속에 묻어둔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늑대소년에게 각인된 소녀
몸이 아파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요양 중인 여고생 순이(박보영)는 가족들과 함께 한적한 시골 마을로 이사를 온다. 그날 밤 순이는 창고에서 숨어 지내던 한 소년을 만나게 된다. 체온 46도에 혈액형 판독불가, 엄청난 힘을 지닌 반인반개 늑대소년 철수(송중기)다. 동물과도 같은 야생의 모습을 가진 철수에게 순이는 점점 동정심을 느끼게 되고, 친구하나 없이 외로웠던 순이는 서서히 마음을 열며 늑대소년에게 애틋한 감정을 갖게 된다.
순이는 철수에게 음식 앞에서 기다리기, 옷 입기, 책 읽기, 글쓰기, 말하기 등을 가르치게 되고 철수는 난생 처음 자신을 향해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순이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우연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숨겨져 있던 위험한 늑대의 본성이 드러나게 되고, 철수는 사람들에게 위협적이고 무서운 존재가 되어 버린다.
이 영화는 길들여지지 않았던 늑대소년이 한 소녀로 인해 서서히 변모해가는, 전형적인 판타지 러브스토리다. 물론 예상 가능하듯이 이들의 사랑이 순탄할리 없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 그래서 더 애틋하고 가슴 절절한 첫사랑과도 같은 영화다.


사랑에 관한 두 가지 시선
이 영화 속에는 사랑에 관한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늑대소년과 외로운 소녀의 사랑, 그리고 영화 엔딩 부분에서 펼쳐지는 현재 시점의 사랑이다. 
소녀에게는 “기다려”, “잘했어”가 사랑의 밀어다. 밥상머리에 달려들어 마구 음식을 집어 먹는 통제불능의 늑대소년을 나름의 방식으로 길들이고, 그것이 점점 둘만의 소통이자 교감으로 작용한다. 힘이 센 늑대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은 몸이 약한 소녀를 ‘지켜주는’ 것뿐이다. 떨어진 철근을 온 몸으로 막아내고, 쓰러진 소녀를 안고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일. 투박하지만 제 목숨 바쳐 사랑하는 소년은 45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소녀를 기다리게 된다.
반면, 현재 시점의 사랑도 있다. 할머니가 된 소녀가 늑대소년과의 추억이 서린 옛날 집을 찾아가는 장면이다. 누군가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어느덧 할머니가 되었지만 그녀의 삶 속에서 소년의 존재는 남몰래 간직한 채 기억 저편에 묻어두었을 게다. 피천득의 ‘인연’처럼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하는’ 세월에 잠식된 첫사랑의 존재와도 같다.


중기는 매력적이고 보영이는 귀엽다 
송중기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마지막 소년 배역이 될 것’이라 장담했고, 박보영은 아마도 ‘과속스캔들’ 이후 굳어진 소녀 이미지에 ‘마지막 정점을 찍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두 배우 모두 아직은 젊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준 소년, 소녀의 연기는 역대 가장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리라.
특히 극중 송중기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소년에서 앙증맞고 귀엽고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남자답기도 한 애절한 모든 감정 선을 폭발시킨다. 한 마디로 송중기의 매력이 응집된 영화다.
박보영 역시 호기심 가득한 표정, 새침하면서도 통통 튀는 귀여움, 청순한 소녀다움의 매력을 발산한다. 어쩌면 소녀 역을 청순가련한 이미지에 전형적인 미인형(물론 박보영도 예쁘다. 하지만 큰 키에 8등신 몸매를 자랑하며 큰 눈에 또렷한 이목구비를 지닌) 배우가 맡았다면 오히려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반감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양적인 외꺼풀 눈에 작고 아담한 체구의 박보영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봄직한 사랑 이야기’ 혹은 ‘내 이야기’처럼 친숙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판타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할머니가 된 소녀가 늑대소년을 다시 만난 뒤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떠나는 장면에서 많은 여성관객들이 제 이야기마냥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영화가 끝난 뒤 모처럼 리포터도 십대 시절의 풋풋했던 사랑을 떠올렸다. 가슴 속 깊이 담아둔 아련한 사랑. ‘늑대소년’은 우리의 가슴 속에 간직된 옛 사랑에 관한 추억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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