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규사업 억제 틈새 뚫은 지자체 ''종자사업''

멸종위기종 복원센터·유턴기업 집적화 등 … 태안 유류피해극복관도 이름 올려

지역내일 2012-12-08
"금액을 떠나서 시작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정부와 국회로부터 사업 필요성에 공감을 얻었다는 반증 아닙니까"
매년 정부의 차기년도 예산안 마련에서 ''신규사업 자제''는 상용문구로 자리잡았다. 지자체의 고충은 그만큼 커진다는 이야기다. 특히 정부에 대한 재정의존도가 높은 지자체로선 새로운 성장동력이나 지역특성을 반영해 야심차게 준비한 사업을 정부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사활을 건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이를 ''종자 사업''으로 부른다. 일단 이름을 올리면 이듬해부터 ''계속사업''으로 예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 예산을 요구할 근거가 되는 셈이다. 국회 예결위에 계류 중인 내년 예산안 가운데에도 복지예산 증가와 정부의 신규사업 억제라는 이중고를 뚫고 이름을 올린 지자체 신규사업이 적잖게 눈에 띤다.
충남도는 ''유류피해극복관'' 건립예산을 반영 시켰다. 216억원을 들여 2007년 태안에서 발생한 유류피해 상황과 국민적 노력으로 극복하는 기록을 담은 기념관이다. 설계비 10억원이 반영돼 예결위에 회부된 상태다. 또 조선시대 양반문화의 한축인 ''기호유교문화권 개발'' 사업의 용역비 20억원이 올라가 있다. 총 사업비는 1조2000억원 규모다.
전북도는 중국으로 진출 했던 보석기업을 국내로 불러들이는 ''주얼리 유턴기업 집적화'' 사업을 올렸다. 보석가공을 위한 연구개발센터와 폐수처리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정부 예산안에 82억원이 반영된 후 국회 상임위에서 102억원으로 늘어났다. 전북도는 또 바이오 화학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바이오화학 2.0 프로젝트''를 요청한 상태다. 석유화학산업을 대체할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정부안에는 반영되지 못했으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가 유력해 예결위에서 100억원 이상이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남도는 ''실감미디어 사업'' 예산으로 100억원을 올렸다. 3D와 4D 등 사용자에게 현장감을 극대화 시켜주는 콘텐츠와 미디어 제작 기술 분야로 2016년까지 1236억원의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광주광역시는 신재생에너지 특화도시의 역점사업으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분원'' 유치 예산으로 70억원을 반영 시켰다.  국제지열연구센터 설치비 5억원도 눈에 띤다. 
경북도는 경북 영양군에 ''국립 멸종위기종 복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건립예산 918억원 전액을 국가예산으로 짓는 계획으로 멸종위기 동물의 종복원을 전담하는 연구센터와 교육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내년 예산으로 30억원을 요구해 국회 상임위에서 70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상주~영천간 고속도로 건설예산 500억원도 주목을 받는다. 상주시 낙동면~영천시 북안면 사이 93.9㎞를 잇는 이 도로는 1조1000억원이 넘는 민자가 투입되는 사업이다. 민자도로임에도 도로 연결구간과 진입로 공사에 국가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경북도의 주장이 반영된 사업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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