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큰 고민 중에 하나는 ‘독서교육’입니다. 어려서의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다 아는 얘기이고, 이제는 입시에까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부모님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한 권의 책이라도 더 읽히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책 던져주고 읽고 독후감 쓰라고 하면 될 것 같았는데, 그렇게 독서교육을 시켜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초등학생 독서교육 어떻게 시켜야 할까요? 그래서 아동 전문 작가인 한미경 씨, 어린이 책 평론가이자 오른발왼발 사이트 운영자인 오진원 씨, 웅진출판 어린이 책 기획편집자인 이원주 씨와 함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각자의 분야, 특히 초등 독서·논술에 대해서는 이름 좀 있는 이들이 풀어내는 솔직하고 특별한 ‘초등 독서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내일신문 _ 책을 읽는다는 의미인 ‘독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독서교육’, ‘독후활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움직임들이 나타나는 걸까요?
한미경 _ 독서란 매우 목적지향적 활동입니다. 개별적, 집단적 독서 흥미를 찾아내고, 적절한 자료를 선별하고, 독서를 통한 언어능력과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 독서교육이 필요한 거지요.
오진원 _ 조금 다른 얘기를 하자면, 독서라는 것이 매우 사적인 영역입니다. 그래서 개인의 영역에서 벗어난 생각이나 사고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독서교육, 독후활동이 이루어지면 친구와의 토론, 혹은 선생님이 알려주는 배경지식을 통해 보다 폭넓은 독서를 할 수 있고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죠.
한미경 _ 독서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귀결점의 하나로 글쓰기가 있습니다. 사람은 많이 들으면 말을 하게 되고, 많이 읽으면 쓰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는데, 독서교육을 통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거죠. 좋은 글을 쓴다는 거, 나를 표현한다는 거, 이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이자 힘이며 무기입니다. 나를 잘 표현해야 목표도 이룰 수 있습니다.
내일신문 _ 어머니들은 아이가 책을 읽기는 하는데, 얼마나 잘 읽었는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잘 읽었는지 테스트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원주 _ 제대로 읽었다는 게 뭔지 모르겠어요. 내용 정리 잘 하는 거, 질문했을 때 답 잘 말하는 거…. 독서는 정답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정답이 있다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독서를 통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게 하는 걸 방해합니다.
오진원 _ 재미있는 건, 보통 테스트를 하게 되면 단답형으로 물어보게 되잖아요. 이런 게 반복되면 아이들은 뭘 질문할지 알게 되고, 책을 볼 때 질문을 생각하면서 두고 보죠. 그러면 질문에 대한 답은 할 수 있지만 책을 제대로 볼 수는 없게 돼요.
내일신문 _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미경 _ 공유를 해야죠. 공유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질문자가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면 보다 정교한 질문도 할 수 있지만, 몰라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말로 “뭐가 그렇게 재미있니?” 하고 물을 수도 있죠. 아이와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을 던져주면 반응을 보이거든요. 그 과정을 확장시켜 가면 돼요. 만약 독서교육에 대한 지식이 좀 있으시다면 조금 더 나갈 수도 있습니다. 책과 관련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요.
내일신문 _ 마지막으로 자녀가 책과 친해질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오진원 _ 저는 엄마들이 책을 사주는 행위에서 끝나는 게 조금 아쉽습니다. 사주고 읽지 않으면 그건 아이들 책임으로 돌리거든요. 영어를 예로 들어보면, 영어 공부 어떻게 할지 모르는 아이에게 영어교재 많이 사준다고 공부 잘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독서도 비슷해요. 독서하는 방법을 가르쳐줘야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알려줄 사람이 필요한 거죠.
한미경 _ 아이에 대해서 보다 유심히 관찰하고 공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흥미를 느끼거나 재미를 느끼는 부분을 찾아내고 그와 관련된 책을 권하는 것에서 독서교육을 시작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또래집단과 놀게 하는 것, 다른 친구가 특정한 책에 재미를 느낀다면 함께 노는 아이한테도 자극이 될 수 있죠.
이춘우 리포터 photo@naeil.com
아동 전문 작가인 한미경 씨, 어린이 책 평론가인 오진원 씨, 웅진출판 어린이 책 기획편집자인 이원주 씨는 내년 봄부터 평촌 압구정국어논술에서 ‘초등 독서·논술’ 강의를 할 예정이다. 직업의 특성상 오랫동안 독서교육과 논술에 대한 강의 및 연구를 해 온 이들은 교육적 완성도를 극대화하고 학생과 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초등 독서·논술 강의를 하겠다는 각오다. 현재 이들은 초등 독서·논술과 관련해서는 상시로 무료 상담을 직접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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