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으로 여는 내일 - 서서울생활과학고등학교

지역내일 2012-12-07

미니인터뷰-국제관광과 정상헌 학생
9급공무원 행정직

대학은 목표를 위한 수단, 원하는 것을 해라!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좋아 어릴 때 꿈이 교사였다는 정상헌 군은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는 수줍음 많은 학생이다. 외모에서부터 모범생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대화를 해보니 역시 그랬다. 한 눈 팔지 않고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오다 올 6월 9급 공무원 시험에 도전해 당당히 합격했다. 전국 17대 1의 경쟁률로 서울에서는 단 6명이 합격했고, 그 중 남학생은 상헌 군이 혼자다. 얼마 전 S방송국에서 9급 공무원 합격생과 선배와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해 질의문답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상헌 군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했는데 선배님들의 조언을 듣고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회상한다.
근처 금옥중학교에 다녔던 상헌 군이 서서울생활과학고에 입학하게 된 것은 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근무하셨던 어머니의 권유 때문이었다. “누나가 외고를 졸업하고 미국에 유학 중이에요. 서서울생활과학고에서 유학을 많이 보낸다는 정보를 듣고 어머니께서 입학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상헌 군은 국제관광과에 입학하면서 유학반으로 들어갔다. 서서울생활과학고에서는 유학반과 상관없이 자신이 속한 과에서 필요한 자격증을 따는 것이 필수다. 국제관광과에서는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를 기본으로 배우고 칵테일,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고 있다.
상헌 군은 입학하면서부터 저녁 10시까지 학교 야간수업을 통해 따로 유학을 준비했지만, 호텔실습실에서 칵테일과 바리스타 실습을 하면서 경희대학교 관광학과로 목표를 변경했다. 부모님의 권유로 들어간 유학반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하고 싶었다는 그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학교를 알아보던 중 특성화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무원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상헌 군은 “진학반에서 매일 5시간 이상 수능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공무원 시험을 잘 볼 수 있었어요”라며 평소 국사를 좋아했던 것과 유학반에 있을 때 매일 5시간씩 영어 몰입교육을 했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전한다. 서서울생활과학고에서 내신 성적이 높은 학생 4명이 함께 9급 공무원시험에 응시했지만 필기시험에서 상헌 군 혼자 합격했다. “부모님은 불합격할지도 모르니까 대학 졸업 후에 시험을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리셨는데 운 좋게 합격했어요”라며 웃는다. 요즘은 학교에서 컴퓨터 회계실무 자격증과정을 공부하고 있는데 이 또한 학교에서 모든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학력사회이다 보니 어른들은 대학을 안가면 대접을 못 받는다고 말씀하시는데 대학은 목표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꼭 대학이 아니더라도 길이 있으니까요.” 앞으로 재직자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후 더 열심히 공부해 장관까지 해보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긍정적인 미래가 느껴져서 좋았다.


미니인터뷰-국제관광과 김수현 학생
외환은행 카드 심사부

실무능력을 키운 후 진학하는 것도 좋은 방법!
성격이 활달하고 당찬 수현 양이 중학교 성적 40%이상이 지원할 수 있는 국제관광과에 진학하게 된 것은 대학진학을 위해서였다. “평소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 여행사나 호텔에서 일하고 싶어서 국제관광과에 지원하게 되었어요.” 대학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수능공부에 매진하던 수현 양은 ‘선 취업 후 진학제도’로 취업이 유리하다는 정보를 듣고 2학년 2학기 때 취업을 결정하게 되었다. “취업을 결정하면서 은행을 염두에 두었어요. 부모님도 대기업이나 은행을 들어간다면 굳이 대학에 진학을 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씀하셨어요.” 작년 취업준비를 시작하면서 컴퓨터, 펀드 투자 상담자, 은행 텔러, 회계실무 등 5~6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 중 학교에서 펀드 투자 상담자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은 수현 양 혼자였다. “국제관광과공부와 자격증시험 공부를 병행하기는 어려웠어요.” 학교에서는 국제관광과에서 칵테일,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는 것을 의무로 정해 놓고 있었기 때문에 방과 후에 자격증시험 공부를 해야 했다. “선생님이 외부강사를 초빙해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3개월간 열심히 준비했지만 “한 번 떨어지고 방학 동안 공부해 한 달 후 합격했어요.”
수현 양은 다른 학생들보다 자격증을 많이 취득해 담임교사의 추천으로 외환은행에 지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또한 단 한 번에 이루어진 성공은 아니었다. 다른 은행에 지원해 두 번의 쓴 잔을 마신 후 외환은행에 입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원서를 네 번 정도 넣었는데, 면접 기회는 두 번 정도 주어졌어요.” 두 번째 면접에서 합격한 셈이다. 서서울생활과학고에서는 취업 생을 위한 면접 대비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학교가 알려지다 보니 작년보다 취업 기회가 늘어난 것 같아요” 라는 그녀는 서서울생활과학고를 명문이라고 말한다. 멋있어 보여 들어갔다는 치어리더 동아리에서 치어리더로 활동하면서 학교축제와 외부공연에도 참여하는 등 학교생활도 누구보다도 재미있게 보냈다. “대학은 누구나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실무능력을 키운 후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취업을 하게 되었어요.” 현재 수현 양은 외환은행 방배지점에서 일하고 있다.
방배지점에 수현 양과 함께 입사한 신입 직원은 총 6명이다. 그 중 고졸자가 3명이다. 봉급이나 대우에서 전혀 차별을 받지 않지만 “같이 입사한 언니들과 생활하면서 대학에 꼭 입학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3년 후 재직자 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가 경영학을 전공하고 싶어요. 그렇지만 1년 후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고가 성적도 챙기고 자격증도 더 취득해야 하므로 우선 업무에 충실하고 싶어요”라며 야무지게 말한다. 


세계로 미래로 꿈을 넓혀나가는 ‘서서울생활과학고등학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에요’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늘 학생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다. 그러나 아직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을 나와야하고,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성적이 좋아야하므로 결국 학생들은 ‘행복은 성적순’이라는 안타까운 결론을 내리게 된다.
요즘 특성화고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선 취업 후 진학제도’를 통해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꿈 많은 고교시절,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미리 공부해보고 미래를 결정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서서울생활과학고등학교는 1972년 동광실업전수학교로 인가를 받은 후 꾸준히 성장해 오다가 2004년 지금의 이름으로 교명을 변경하였다. 와룡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공기 좋고 경치 좋기로 유명한 서서울생활과학고는 웬만한 전문대학 이상의 시설을 자랑한다. 넓은 정원에는 예쁜 꽃밭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좋은 휴식처가 되고 있고, 통일시범학교로 지정되어 2008년 개관한 320평 넓이의 통일관은 내부에 통일교육관과 진로체험관을 설치해 서울시 중, 고등학생들에게 유용한 교육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조리과학과의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제과제빵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학교기업 ‘서서울베이커리’는 이 학교 졸업생들이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얻은 판매수익금은 재투자와 학생 장학금 지급, 참여교사 보상에 지원하고 있다.
서서울생활과학고는 국제정보과학과와 국제관광과, 시각(만화)디자인과, 실용음악과, 생활체육과, 국제뷰티아트과, 국제조리과학과 등 7개 학과를 학년 별 13개 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7개의 다양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차별화된 시스템이 명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듯하다.
 “학생들이 원하는 과를 선택하기 전에 미리 3년 간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한 후 대학에 입학해서는 실력을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는 황정숙 교장은 전문계고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어 유학반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서서울생활과학고는 중학교 내신이 40%이내에 들어야 입학할 수 있다. 이는 50%이내인 자사고 보다 높은 성적이다. 최근에는 내신 17%나 20%인 학생도 응시를 하는 등 학교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황 교장은 유학반을 통해 영어원어민수업과 토플시험준비, 단어암기 등 영어수업에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학비가 비싸다보니 해마다 한두 명씩은 자격이 되더라도 유학을 포기하는 상황이 생긴다. “올해 한 학생이 졸업 후 한 학기 동안 취업해 4년 치의 학비를 벌어 유학을 떠났다”며 황 교장은 목표만 확실하다면 충분히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서서울생활과학고에서는 2008년부터 해마다 8명 내외의 학생들이 유학을 떠났고 올해는 12명이 준비 중에 있다.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한 ‘선 취업 후 진학 제도’가 시행되면서 서서울생활과학고에서도 진학 50%, 취학 50%를 지향하고 있다.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은행반과 공무원반, 대기업반으로 나누어 은행 텔러 수업, 증권수업, ERP, ITQ, 공무원공채시험을 준비하도록 하고 하루 3시간 이상씩 인성교육과 매너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영어교사가 유학반을 담당하는 등 특별한 자격증을 제외한 모든 수업을 교내 강사가 진행하고, 학생들이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하여 취업 희망자의 취업률 100%라는 놀라운 결과를 내고 있다.


성명욱 리포터 timac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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