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원들이 국어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하지만, 사실 중학교 국어 내신 성적을 잘 받는 데에는 그리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독서량이 많이 없어도 어휘력이 조금은 부족해도 읽고 이해하고 정리하고 암기하면 얼마든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등 국어 내신이 진짜 국어 실력에 대한 평가는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상위권에서는 언어영역 점수로 대입의 승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결국 중학교 때 중학교 내신만을 겨냥한 공부를 해선 대입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면 중등 과정을 벗어난 진정한 국어실력을 키우기 위해 예비 중1 학생들은 지금부터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중 1 첫 중간고사, 실수 없이 준비하는 방법
중학교 첫 중간고사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받는다. 초등 과정과 별반 달라진 것도 없고 쉽게 출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학기가 거듭할수록 점점 점수가 내려간다는 것. 1학년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국어학원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는 것을 보면 단순한 국어 공부만으로는 내신 준비가 어렵고 더불어 언어영역을 준비하기 위한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등 내신 준비는 물론 언어영역까지 아우를 수 있는 국어 공부 방법은 무엇일까?
봄봄국어전문학원 조은영 강사는 “국어 시간에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바로 새로운 학습용어”라 설명한다. 초등학교 때 쓰던 ''주장하는 글’ ''설명하는 글’ ‘이어주는 말’과 같은 용어 대신 ''논설문’ ''설명문’ ''접속어’ 등 한자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지문이 생소하다’ ‘유형이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중등 교과서에 등장하는 지문이나 시험에 출제되는 문제유형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어휘가 생소해 그렇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일단 중등 국어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노래 글은 ''운문'', 주장하는 글은 ''논설문'', 중심 생각은 ''주제'', 낱말은 ''단어'', 이어주는 말은 ''접속어'' 등 달라진 학습용어를 정확하게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중학교 1학년 중간고사는 별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는 문제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의 점수도 높다. 하지만 문제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어휘와 길어진 지문,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교과서를 잘 읽고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듣고 필기를 꼼꼼하게 해야 한다. 조 강사는 “중등 시험은 작품 안에서 느끼는 점 같은 유형의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 소설이면 소설 수필이면 수필 등 전체를 아우르는 문제가 출제된다”며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 갈래는 미리 학습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한다. ‘갈래’는 개념정리를 잘 정리해두면 고등까지 쭉 이어져 확실하게 도움이 된다고.
더불어 서술형 시험은 학교에서 정확하게 요구하는 단어가 있다. 그것이 꼭 들어가야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교과서 본문 날개 질문을 잘 활용해야한다. 학습 방향이 제시되어 있는 ‘활동란’을 꼼꼼히 살피는 공부도 필요하다. 활동란은 현재 배우고 있는 단원에서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내용들을 집약해 놓았다.
쉽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국어에 발목잡히다
국어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으면 다른 과목을 이해하고 공부하기가 매우 힘들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하지만 영어나 수학에 밀려 국어공부에 시간을 내는 학생들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국어는 ‘아’ 다르고 ‘어’ 다른 과목이다. 그래서 단순히 내용을 안다고 해서, 또는 주제를 파악했다고 해서 시험까지 잘 볼 수 있는 과목도 아니다. 기본 개념부터 확장된 개념까지 정확히 이해해야만 점수를 올릴 수 있다. 게다가 새로운 교육과정에서도 전 과목에 걸쳐 개념과 적용, 활용을 중심에 두고 있다. 개념을 확실히 알고 여러 상황이나 조건에 적용하여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개념이해부터 확장까지 출제된 국어 기출문제를 살펴보자.
1) 정지용의 호수와 같은 주제를 담은 시로 보기 어려운 것은?
①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을/ 고향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②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쉬임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③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노라고만 쓰자.
④ 눈을 가만 감으면 굽이 잦은 풀밭 길이/ 개울물 돌돌돌 길섶으로 흘러가고/ 백양 숲 사립을 가린 초집들도 보이구요// 송아지 몰고 오며 바라보던 진달래도/ 저녁 노을처럼 산을 둘러 퍼질 것을/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
⑤ 늙지 마시라/ 더 늙지 마시라, 어머니여/ 세월아 가지 마라/ 통일 되어/ 우리 만나는 그 날까지라도/ 이 날까지 늙으신 것만도/ 이 가슴이 아픈데/ 세월아, 섰거라.
국어시험의 모든 정답은 본문 속에 있다. 무작정 읽지 말고 저자가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읽어야 이런 유형의 문제를 풀 수 있다. 더불어 필요한 것이 어휘력과 독해력. 작품의 줄거리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올릴 수 없다. 교과서에 실린 필수 문학작품과 유사한 내용을 배우지 않은 낯선 작품에 적용시켜 출제되기 때문에 필수작품의 정확한 이해와 낯선 작품의 올바른 감상 연습이 중요하다.
목운중학교 김대중 교사는 “서술형 문제는 교과 과정 내에서 어렵지 않게 출제된다”며 “교과서의 텍스트를 충분히 이해하면 풀 수 있다”고 전한다. 예를 들면 교과서 내용과 유사한 다른 텍스트를 끌어들여 주인공의 기본적인 감정을 이해했는지 서술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교과서에서 배운 황순원의 ‘소나기’를 그와 유사한 소설 김동인의 감자와 결부시켜 ‘점순이가 감자를 왜 나에게 주었을까’를 묻는 문제 등이다. 이런 유형의 문제는 외워서는 답을 적을 수 없다. “일반적인 원리를 먼저 익히면 어떠한 텍스트가 나와도 적용해 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김 교사는 “문제해결을 위해 본문의 내용을 먼저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 강조한다.
국어가 바로 서야 전 과목이 산다
국어는 모든 과목의 밑바탕이 된다. 더불어 학습 전반의 실력을 결정짓는 주요 과목이다. 하지만 영어와 수학에 밀려 시간과 노력을 집중 투자해야 하는 과목일까 하는 회의를 갖는 학생도 있지만 국어 공부를 소홀히 하면 국어 과목 뿐 아니라 전체 과목에서 무너진다.
“국어 과목은 학교에서 배우듯이 한국어 교육이 아니”라고 말하는 목운중학교 김대중 국어교사는 “국어는 단순하게 국어책 내용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언어생활 전반에 관해 포괄적으로 다루는 학문”이라 소개한다. 나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글로도 써보고 쓴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국어공부라는 결론. 결국 읽기 학습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읽을 것인가?
김 교사는 “한 권의 책이라도 어떻게 읽느냐가 관건”이라 주장한다.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읽고 2차 독후활동까지 해야 책읽기의 완성”이라 강조한다.
2차 독후활동까지 할 수 있는 김 교사가 권하는 책읽기의 방법은 엄마와 함께 읽는 것. 엄마와 유대관계가 좋은 아이는 생각을 같이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떻게 아이의 생각을 엄마들이 알 수 있을까? 방법은 책읽기로 아이의 생각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같이 책을 읽고 엄마의 생각은 이런데 너의 생각은 어떠니?”로 대화를 시작하면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책의 내용과 관련되어 표현한다. 하지만 경험이 적고 지식이 짧은 아이들은 자신의 입장에서만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이 때 엄마들이 오랜 경험과 삶의 지혜로 아이들의 생각을 바르게 심어주는 것이 곧 국어교육이고 인성교육이라고 김 교사는 전한다.
“목동권 내의 중학생도 책읽기 교육을 해보면 제대로 책을 읽는 아이들이 몇 퍼센트 되지 않는다”며 “책을 혼자 읽으라며 혼자 내버려두면 아이는 줄거리만 알고 문제의식이 없이 넘어간다. 엄마와 함께 읽으면서 책에 나오는 시대적 배경을 설명해 왜 그런 상황이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시키고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설명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면 사고력이 확장되고 스스로 책 읽는 습관이 잡힌다. 여기에 읽는 것으로만 끝내는 것보다는 2차 독후활동으로 독서노트에 써보고 토론도 해보고 일기로 남기면 사고력도 신장되고 이해력이 늘어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단기간에 이루이지 않는다. 김 교사는 “지금 예비 중1 학생부터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엄마와 함께 시작해볼 것”을 권하면서 “어떤 책이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쉬운 책부터 아이와 함께 도전해볼 때 아이는 국어를 잘하게 되고 그 격차는 줄일 수 없을 만큼 커지게 된다”고 한다.
봄봄국어전문학원 조은영 강사는 “눈앞 성적 때문에 내신파고들기 공부를 하면 고등학교에 가서 문제가 생긴다”며 “언어영역 공부하듯 멀리 보고 중등국어를 준비할 것”을 권한다. 조 강사도 국어공부에서 책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한다. “월촌중학교나 목운중학교는 학교추천도서가 학교시험문제에 출제된다”며 “학교에서 추천도서가 정해지면 시간이 날 때마다 먼저 읽어둘 것”을 권한다. 더불어 어휘를 확장시키기 위한 책읽기가 필요한데 엄마들이 권하는 추천도서보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읽게 해야 된다고. “문맥이나 유추를 하기 위해 책읽기를 하면서 꼭 부모가 권하는 책을 읽고 찾을 필요는 없다”며 “학생들이 좋아하는 책으로 시작하여 책읽기가 완성되어 언어1등급을 받게 되는 학생이 많다”고 전해준다.
도움말: 목운중학교 김대중 국어교사
봄봄국어전문학원 조은영 강사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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