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게 듣는다 _ 한국진로컨설팅연구센터 김진 센터장

진로·적성 진단검사 꼭 필요한가?

섣부른 진로·적성 진단검사 진로조급증 부추겨

지역내일 2012-12-05 (수정 2012-12-05 오후 3:43:30)

초등학교 6학년 백동현군의 엄마 강수미(39, 평촌동) 씨는 벌써부터 아이 진로에 고민이 많다. 얼마 전만 해도 커서 작가가 되겠다는 꿈이 변하지 않아서 기특하다고 생각했는데 6학년이 되어 컴퓨터 게임에 빠지고 나서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고 했다가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가 요즘엔 의사가 되고 싶다고도 한다. 도리어 질문을 하기도 한다 “엄마! 커서 뭐가 되면 좋을까요?” 하고 싶은 것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강 씨 뿐 아니라 요즘 엄마들의 고민 중 하나가 ‘우리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적성은? 어디에 재능이 있을까?’다.
요즘은 공교육의 방향도 단순히 입시를 위한 상급학교 진학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해 나가는 진로교육이 중요시 되고 있다. 자녀의 진로를 고민하는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각종 성격검사, 진로적성 검사들에 대해 알아보고 언제,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 한국진로컨설팅연구센터 김 진 센터장의 도움말을 얻어 자세히 알아보았다.




검사결과 맹신하면 안돼…참고자료로만 활용
요즘 진로교육이 대세다. 여기 저기 진로적성 관련 각종 진단검사가 넘쳐난다. 초등 고학년 자녀를 둔 엄마들이나 중고생 자녀를 둔 엄마들은 한 번쯤은 진로와 관련된 적성검사를 받아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 센터장은 “아이가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엄마의 필요에 의해 시험 보듯이 진단검사를 하고 결과를 내려고 하면 안된다”며 “진단검사는 아이의 재능과 잠재력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매개도구로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단검사는 아이의 재능과 잠재력을 알아보는 필요한 객관화된 데이터를 제공한다. 때문에  데이터를 토대로 아이 자신도 스스로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되고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진단검사를 맹신해 아이를 평가하거나 단정 짓는 것은 금물이다. 김 센터장은 “아무리 신뢰도가 높은 진단검사라도 100% 맹신하면 안된다”며 “아이입장에서 검사를 제대로 해석하고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교사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즘에는 한 가지 보다 여러 검사를 활용하는 다면탐색을 하기도 한다고.




진로는 ‘삶’…진학 포트폴리오 만들기 위한 도구돼서는 안돼
진로교육이 대세가 된 데는 입학사정관 제도가 한 몫을 했다. 진로를 일찍 정하고 일관되게 진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는 사람을 선호하는 입학사정관 입시제도로 인해 일찍 진로를 정해야 유리하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김 센터장은 “진로는 강요해서는 안된다”며 "자녀가 진로를 정하지 못했다고 해서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입시의 영향으로 촉발되긴 했지만 일찍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탐색을 하는 과정은 바람직한 방향이다”며 “다만 부모의 조급함으로 섣부르게 진로를 정해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 전락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연령대에 맞는 진로탐색 과정 필요
우선 초등 고학년때는 흥미, 관심사를 중심으로 진단검사를 활용하고 본인의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고등학생의 진로탐색은 단순히 ‘꿈’ 찾기나 흥미, 재능 찾기를 넘어 직업가치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각종 진로적성검사를 활용할 수 있다. 진단검사를 통해 나온 결과와 평소에 표현되는 관심사가 꼭 같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가장 가까운 부모의 관찰, 생활기록, 포트폴리오 등이 모두 고려되어 자신의 진로를 자기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 센터장은 “자녀의 진로를 고민하고 흥미와 적성을 찾아주고 싶다면 무턱대고 진로적성검사를 하기 전에 좀 더 긴 호흡으로 자녀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래의 그룹과 진로·적성검사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꿈과 재능을 찾아 본인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자극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진로는 ‘입시’가 아니라 ‘삶’이다.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진로·적성검사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곳
워크넷    http://www.work.go.kr
커리어넷    http://www.career.go.kr
안양청소년상담복지센터  http://1388.ayf.or.kr
의왕청소년상담복지센터  http://www.uw1388.or.kr/
군포청소년상담복지센터  http://www.gp1318.or.kr/
과천청소년지원센터  http://www.gc1318.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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