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차장인 이정근 씨는 모발이식을 결심한 후 막상 수술을 받기까지 3년 이상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우유부단한 평소 성격도 한몫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탈모가 생명을 좌우할 만큼 중병도 아닌데 굳이 모발이식까지 해야 하느냐는 아내의 핀잔 때문이었다.
“아내가 많이 말렸어요. 결혼도 하고 취업도 했는데 굳이 모발이식을 할 필요가 있냐고요. 간단하다고 해도 수술은 수술이니까 걱정이 됐나 봐요. 적지 않은 비용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았고요.”
하지만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3년 내내 그의 머릿속에서는 모발이식을 받고 싶단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아내를 설득하느라 애를 먹긴 했지만 결국 지난해 이 씨는 아내와 함께 모발이식 전문병원을 찾았다.
아내 유순주 씨는 막상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나니 남편에게 무척 미안했다고 한다.
“솔직히 탈모 때문에 남편이 그렇게까지 신경 쓰는 줄 몰랐어요. 나만 괜찮으면 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남편은 회사 동료들이나 거래처 사람들 상대하면서 많이 신경이 쓰였나 봐요. 굉장히 위축돼 있더라고요. 그것도 모르고 괜찮다고만 했던 내가 미안했죠.”
인천모식외과 김영준 원장은 “탈모는 살고 죽는 질환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탈모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라며 만약 “대머리라는 이유로 사회생활에 자신감을 잃고 이 때문에 생활에서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 같은 많은 장애를 겪는다면 탈모와 대머리 역시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모발이식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
탈모환자들의 모발이식에 대한 관심은 매우 뜨겁다. 그럼에도 모발이식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수술 후 얼마나 달라질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씨 역시 그랬다.
“성형수술도 아니고 모발이식 한다고 얼마나 달라질까 싶었죠. 하지만 막상 모발이식을 하고 나니 반응이 예상 밖이었어요. 부서 여직원들이 10년은 젊어 보인다고 할 정도로요. 농담이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싫지 않죠. 늘 거래처 사람을 처음 만날 때는 머리 때문에 위축되고 신경이 쓰였는데 이제는 의식하지 않아도 되니까 편안하네요. 그러니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어 능률도 오르고요.”
김 원장은 “모발이식의 핵심은 환자 본인의 만족과 다른 사람이 알아보지 못할 정도의 자연스러움”이라고 설명한다. 이식한 모발의 생착률은 기본, 감쪽같고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이 모발이식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얘기다. 특히, 새로 이식한 모발이 기존 머리카락과 잘 어울려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머리카락이 자라는 방향과 모발 간의 간격까지 고려해서 모발을 이식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탈모치료는 ‘모발이식’
탈모치료는 경우에 따라서 약물과 모발이식수술, 두피와 모발관리를 병행하게 된다. 하지만 두피나 모발관리는 단지 탈모의 속도를 늦추거나 돕는 보조수단일 뿐 적극적인 치료는 아니다. 또한 탈모 초기에는 프로페시아 등 먹는 탈모 치료제나 미녹시딜제제와 같은 바르는 제제로도 충분히 탈모치료가 가능하지만 탈모가 중기 이상으로 진행됐거나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한 탈모라면 약물치료만으로는 부족하다. 약물치료와 함께 모발이식수술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김 원장은 “가장 확실한 탈모치료는 모발이식”이라며 “모발이식수술은 탈모가 발생한 부위에 뒷머리의 모낭을 이식해서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시술법으로 현재로서는 최선의 탈모 치료법”이라고 말한다.
특히, 국내에서 개발해 시술하고 있는 모낭군이식술은 모발의 기본 단위를 그대로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시술법이다. 직모에 모발이 굵고 검은 우리나라 사람에게 특히 적합하다. 1회에 3000∼4000개의 모발을 3∼4시간에 걸쳐 이식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개인적인 차이가 있지만 모발의 생착률 역시 90% 이상으로 예후가 좋은 편이다.
한편 모발이식수술은 진단과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만큼 신속하게 전문병원을 찾아 숙련된 전문의에게 진단과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저가병원의 난립으로 인해 모발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불만과 피해사례가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불만사례를 보면 임상경험이 거의 없는 초짜 의사에게 시술받거나 심지어 의사면허도 없는 모낭분리사가 불법으로 시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원장은 “이식할 수 있는 모낭의 수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수술을 받게 되면 나중에 재수술을 하고 싶어도 모낭이 부족해 불가능하게 된다”며 따라서 “모발이식 수술을 위한 전문병원의 선택은 매우 신중하고 꼼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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