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서 ‘부착식 수생식물 광합성 스탠드’를 발명해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받은 명덕여고 2학년 김형민양, 1차 아이디어 심사는 거뜬히 통과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2차 심사인 실제 물건 또는 실물을 닮은 모형 심사에서 금상까지 받게 될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작년에 출품한 작품들이 모두 떨어져서 많이 아쉬웠는데 올해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되어 발명에 대한 꿈을 더 확실하게 가지게 됐다”는 형민양의 재미난 발명이야기를 들어본다.
학생발명전시회에서 작품을 출품하기까지
형민양이 올해 발명한 상품은 ‘부착식 수생식물 광합성 스탠드’다. 형민양이 스탠드를 발명하게 된 계기는 간단하다. 집에서 수조에 열대어나 다른 동물들을 키울 때 대부분 수조 위에 먹이통과 스탠드, 그 외 필요한 물건을 올려놓게 된다. 그렇다보니 물을 갈 때나 먹이를 줄 때 수조 위의 물건을 하나씩 하나씩 치우고 먹이를 주고 다시 올려야하는 번거로움을 겪게 된다. 형민양도 수생식물을 키우며 이런 번거로움을 고민하던 중 수조 위가 아니라 수조 옆에 부착할 수 있는 스탠드를 개발하면 먹이를 줄 때마다 스탠드를 치워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여기에 형민양이 발명한 스탠드에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수생식물의 광합성을 도와주는 역할도 포함한다. “스탠드에 하얀색 빨간색 파란색 LED 램프가 3개 있는데 하얀색 램프는 수조의 조명 역할을 하고 빨간색과 파란색은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식물이 자라는데 광합성이 활발하게 일어나면 산소가 많이 만들어지고 산소를 좋아하는 세균들이 모이게 되는데 빨간색, 파란색의 빛이 광합성에 주로 쓰이므로 스탠드에서 빨간색, 파란색 빛을 비추면 식물이 더 잘 자랄 수 있다는 것이 형민양이 만든 스탠드의 원리이다.
형민양이 이 아이디어로 금상을 받기까지의 과정은 학생발명전시회의 심사만큼이나 까다로웠다. 1차 서류 심사에서 IPC 분류 후 특허청 심사본부에서 이미 이 아이디어가 있는지 없는지 심사를 한다. 2차 심사에서는 작품 즉 현물을 심사하는데 작품 설명 및 질의응답을 대면심사로 진행한다. 더불어 유사한 작품이 있는지 2차 검사를 거친 후 최종 종합심사를 하게 된다.
시상식이 끝나면 다른 참가자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책자를 나누어 주는 데 거기서 대통령상을 받은 작품 ‘보관 및 휴대가 간편한 학습용 가위’를 봤다는 형민양, “초등학생이 발명했다는데 사용할 때는 손잡이가 둥글지만 보관하거나 휴대할 때는 일(一)자형으로 분리되도록 제작해 필통 안에 쏙 들어갈 수 있게 만든 작품을 보며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아... 나도 발명할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이 남았단다.
학생발명전시회에 작품을 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작품에 특허가 있는지 없는지부터 살펴야한다. 1학년 때 첫 작품을 책장을 자동으로 넘겨주는 책 받침대를 개발하려고 했는데 이미 특허청에 등록된 상품이라 아쉬웠다는 형민양, 그래도 자신의 아이디어가 정말 괜찮은 것이었다는 생각에 조금은 위로를 삼기도 한다고.
나의 꿈은 생명공학자
형민양은 ‘생명공학자’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지고 있다. 최근 생물유전자를 변형시켜 인간 생활에 유용한 새로운 약품을 만들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형민양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조작해 약물전달 수단으로 이용하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기사나 ‘DNA를 연구해 맘모스와 같은 멸종 동물을 복원한다’는 기사를 보면서 멸종된 생물을 살려내는 생명공학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기 때문이란다.
이런 꿈을 가지게 된 계기는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한 까닭이다. 초등학교 때 동물에 관심이 많아 사육사가 되고 싶었는데 조금 크면서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었고 이제 생명에 관한 것을 연구하는 생명공학자로 생각을 굳혔다고. “초등학교 때 산으로 둘러싸인 학교를 다녔는데 나무와 산에 있는 여러 가지 동물 곤충을 보는 것을 좋아했고 집에서도 햄스터도 키웠어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았는데 집에 드나드는 곤충을 보면서 곤충일지도 쓰곤 했는데 이런 것들이 너무 재미있고 좋았다”고 전한다.
어릴 때 다큐멘터리나 동물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많이 봤다는 형민양, 중학교 때는 생명과 관련된 책을 많이 봤다. 그 중에서도 최재천 교수가 쓴 책을 많이 좋아했다고.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발명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는 형민양. 고등학교 때 명덕여고 과학발명반 CSI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발명에 대한 재미도 느끼게 되었고 여러 가지 대회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과학관에서 하는 발명캠프에 참가한 것이 형민양을 발명왕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발명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에 하나를 더하거나 하나를 빼면 발명품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 여기에 발명캠프에서 만난 강사가 생명공학에서 기계 만드는 일을 하다 발명으로 넘어온 것을 보면서 발명과 생명공학이 정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면서 생명공학자에 대한 꿈은 커져만 갔다.
발명에 관련된 아이디어는
형민양의 발명에 대한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올까? 친구들과 대화 중 다른 대화로 넘어가는 찰나 발명에 대한 아이디어가 번뜩 떠오른다는 형민양, 불편한 것을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발명품이 된다고. 이런 아이디어가 모아진 결과로 12월에는 특허청 주최, 한국발명?진흥회 주관의 ‘발명장학생’에 선발되어 일본으로 연수도 다녀올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발명과 관련된 최고 큰 대회는 2가지. 하나는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이고 다른 하나는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이다.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에서는 작품을 세 가지 낼 수 있고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는 한 가지 작품을 출품할 수 있다. 형민양은 내년에 이 두 가지 대회에서 4가지 작품을 내기 위한 발명을 계획 중이다. 이미 발명품은 나왔고 특허청에도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작품이라 미리 귀띔해 줄 수 없다는 형민양. “발명과 관련되어 특기자 전형으로 원서를 넣을 수 있는 대학이 한양대, 세종대, 동국대, 한국과학기술대학”이며 “꼭 대학에서 생명공학과 발명에 연관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밝힌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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