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설사라고 다 같은 설사가 아니다

지역내일 2012-11-30
대변은 사람의 건강에 있어 무척 중요한 표지가 된다. 하루에 한번씩 아침에 보는 황금변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일과는 아니고 건강을 잘 지켜온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이다.
 그런데 변상태가 항상 무르다 혹은 걸핏하면 설사를 한다 해서 대장내시경도 받아보고 분변 검사도 해보고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이 있다.
 그렇다면 이 설사는 도대체 왜 오는 것이며,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까?
먼저 이것을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설사는 다 몸에 나쁜가? 해로운 것인가?
정답은 ‘엑스’이다. 우리 인체는 신비롭고 또 스스로 치유하려는 본능이 있다. 내몸에 좋지 못한 것은 빨리 내보내려하는 자정작용을 발휘할 때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몸이 좋아지려고 하는 설사가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감기에 걸렸을 때 감기열이 풀어지면서 설사로 나오는 경우도 있고, 보통 남성들이 평소엔 멀쩡한데 술을 마시면 꼭 설사하는 경우도 있다.
 어쩌면 이것은 사람에 따라서 당연한 정상반응일 수 있다. 술은 기본적으로 뜨겁고 습하기 때문에 장으로 내려가면서 그것을 흡수시키지 않고 내려 보내는 인체의 방어기전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음식만 먹으면 설사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가 질병으로서 접근해야 하는 설사병은 특정한 양상을 띄는 설사병이다.
여기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00 에는 00이(가) 좋다더라, 설사병엔 00을 먹으니 낫더라 하는 말을 아주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설사라는 양상으로 나타나지만 원인이 정반대인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쉽고 크게 설사병을 분류하면 차가워서 설사하거나 뜨거워서, 또는 습이 많아서 설사를 한다.
 냉한기운으로 설사를 하게 되면 평소에 속이 냉하고 찬 음식이나 야채 등을 먹으면 하는 설사는 소음인에게 많이 보여지는데 이런 경우 부추나 생강 등으로 속을 따뜻하게 해주면 좋다. 
 장이 뜨거워서 설사를 하는 경우는 평소에 술을 많이 먹어서 열이 장에 쌓이거나 기름진 음식을 갑자기 먹어서 올 수 있는데 설사 전 배가 무척 아프고 설사를 하면 심한 냄새가 난다. 이런 경우 지사제를 쓰거나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수 있다. 내몸에서는 뜨거운 나쁜 기운을 내보려고 설사로서 노력하고 있는데 억지로 틀어막게 되면 그 열독이 내몸 깊숙이 들어가서 훨씬 더 좋지 않은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장열을 빼주는 한약재를 써서 열이 빠지게 되면 설사가 멈출 수 있다.
 습한 기운이 많아서 설사하는 경우는 신장과 위의 기능이 좋지 못해 습기를 제대로 빼주지 못하는, 즉 몸의 대사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경우에는 원인이 되는 장부를 치료해야 설사가 멈출 수 있다. 
 설사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고 내 몸의 정상적인 방어기전이라고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수국한의원 권현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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