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 학교 - 온양한올고등학교 수학과학동아리 H-WISEM

“배워서 남 주면 재밌잖아요”

수학·과학 즐거움 알리려 초등학교 찾아가는 동아리

지역내일 2012-11-30

“물리학자가 되는 게 꿈이에요.” “환경공학에 관심 있었는데 신소재공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했어요.” “계속 찾고 있는 중이에요. 자꾸 바뀌니까요.”
가랑잎만 굴러가도 까르르 넘어가는 여고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꿈을 나눈다. 꿈이 범상치 않은데다 구체적이고 확고하다. 초롱한 눈빛 카랑한 목소리 무엇보다 밝은 표정의 아이들이 물 오른 나무처럼 탄탄하다. 온양한올고등학교 ‘H-WISEM(Hanol-Women In Science Engineering Math)’ 동아리 학생들의 이야기다.


“수학·과학 어렵지만 재밌어요” =

온양한올고 박주환 수학교사와 민승규 과학교사가 손을 맞잡고 각기 운영하던 수학·과학동아리를 합쳐 ‘H-WISEM’을 탄생시켰다. 두 젊은 교사는 의기투합해 주말마다 학생들과 여러 행사에 참여해 좋은 성과를 올렸다. 현재 학생 22명이 활동하고 있다.
1학년 손진아 학생은 할 말이 많다. “고등학교 들어와 처음으로 연구활동을 해봤어요. 태양전지에 관한 탐구활동인데 선생님들이 자료도 구해 주고 관련 기관과 연결해 주셔서 직접 제작도 해 봤어요.” 손양은 신재생에너지에 관심 있었는데 요즘은 신소재에 흥미가 생겼다. “동아리활동에 시간을 많이 써요. 그래서 자투리 시간에 더 집중해 공부해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힘을 집중하는 어린 학생의 눈빛에 흔들림이 없다.
1학년 이은지 학생은 “수학이나 과학은 어렵지만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며 “동아리활동을 통해 진로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되었다”고 했다. 또 이양은 “선배언니와 선생님들과 친해진 것도 너무 좋다”며 “선생님들이 우리를 위해 엄청 시간을 쓰신다”고 고마워했다.
수학과 과학을 특히 어려워하는 여고생들을 위해 뭉친 두 교사의 열정과 학생들의 자발적 노력이 오늘의 ‘H-WISEM’을 만들었다.


“꼬맹이들의 선생님, 보람 있어요” =


온양한올고 ‘H-WISEM’은 최근 교육기부활동을 통해 학교 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 충남과학창의축전 학생진로박람회 아산청소년문화센터 등에서 실험 부스를 운영하며 참가자들의 체험을 돕는 봉사활동을 했다. 또한 과학 문화 소외지역 초등학교를 찾아가 창의축제를 열어 과학나눔 교육도 실시했다. 배우는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서다.
처음 동신초에 찾아갔을 때 초등학생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아이들은 예쁜 언니 누나들과 함께 신나게 과학실습을 하며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동아리부장 2학년 장윤선 학생은 초등학교 아이들이 체험에 흥미를 보이는 모습을 보며 여러 생각을 했다. “수학 점수가 잘 안 나와 문과에 가야 하나 생각했는데 고등학교 와서야 이공계에 관심 있다는 걸 알았어요.” 장양은 어렸을 때 다양한 체험이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더 많은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했다.
손진아 학생에게 가르치는 일은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자신이 경험한 공부의 재미를 동생들에게 더 잘 전해 주기 위해 눈높이를 맞추려 애썼다. 한 번씩 소리도 질러가며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원래 아이들을 싫어했던 학생들조차 배움 나눔 활동을 통해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이며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배우는 초등학생도 가르치는 동아리 아이들도 한 뼘씩 자라는 기회가 됐다.
박주환 교사는 지역의 문화적 교육적 자원이 부족한 소규모학교에서 연 창의축제가 동아리활동의 새로운 지향점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계산이 빠르고 자기 앞가림에 급급한 이과적 성향의 동아리 학생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박 교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교육기부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온양한올고 박우승 교장은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며 “학생들 각자의 개성이 존중되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의 꿈을 찾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고 학생들과 담당교사들을 격려했다. 온양한올고에는 100여개가 넘는 자생동아리들이 크고 작은 활동을 펼친다.
“더 많은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체험의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는 박주환 교사의 바람처럼 온양한올고에는 다양한 체험과 꿈이 공존하며 쑥쑥 자라난다.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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