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환자들이 대부분인 우리 한의원에서 제일 흔한 증상은 여드름도 비만도 아닌 바로 체기(滯氣)이다. 막힐 체(滯), 기운 기(氣)로 ‘기운이 막히다’라는 뜻의 체기. 누구나 인생 살아가면서 한 번은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면서도 누구에겐 심각한 고통을 주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병, 체기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 가벼운 병, 식체
식체(食滯)란 체기의 일종으로 음식 식, 막힐 체로 음식이 막혔다는 뜻이다. 우리가 ‘체했다’ 라고 하면 대부분 식체를 말한다. 음식을 급하게 또는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소화가 쉽지 않은 음식을 먹어 비위(脾胃)가 상해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에는 직접 소화를 도와주는 약을 복용하고 막힌 기운을 사지(四肢)로 터주는 침이나 손가락 사혈 등이 도움이 된다. 회복될 때까지 금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오래된 병, 식적
평소 소화가 더디고 식체가 빈발한다면 이는 식적(食積, 혹은 痰積)이다. 식체보다 좀 더 진행된 질환이다. 대개 과식, 불규칙한 식사, 인스턴트 음식이나 음주를 선호하는 식습관을 가진 환자에게서 잘 나타난다. 식후에 속이 늘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잘 차고, 차멀미나 헛구역질, 구토를 하기도 하고 어지럽고 배변이 시원치 않다면 식적이다. 이 경우 소화제를 달고 산다고 하는 환자들이 많고 소화제를 먹어도 그 때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여전하다고 한다.
식적은 식체와 달리 일반 소화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이럴 때에는 소화를 도와주는 약에 더하여 소화기 내의 습담을 제거하고 소화기의 운동성을 증가시켜 다양한 소화기 장애를 치료해줘야 한다. 또 온열요법을 통해 소화기의 혈액 순환을 도와 담적을 배출시키게 된다.
● 식적이 피부질환을 유발한다?
발생학적으로 장(腸)과 피부는 연관성이 매우 높다. 특히 식적은 소화기 내에서 여러 독소를 생성하는데 이러한 독소는 손상된 장 점막을 통해 흡수되어 두드러기, 아토피, 여드름 등의 피부질환을 발생시킨다. 이 경우 피부 치료와 더불어 위장, 식적 치료를 병행해야 증상을 완화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식적은 만성피로, 월경 장애, 체중 증가 등의 질환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예방해야 한다.
경희미려한의원 김민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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