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모형자동차 대회(F1 in Schools World Championships)에 참가하면서 세계가 정말 크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런데 그 크고 넓은 세상에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제가 작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저 역시 더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제가 하고 싶은 꿈도 생겼어요. 우리 팀을 대표하는 부스(Booth)를 제작, 설계하면서 건축가에 큰 매력을 느꼈거든요. 공간을 디자인하며 제게 어느 정도 감각이 있다는 것도 느꼈구요. 그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창조적이고 자연과 함께 하는 건축물을 짓고 싶어요.”
건대부고 백지연(2 문과)양이 자신의 경험과 꿈에 대해 들려준다.
국제대회 참가, 마케터와 디자인 경험 쌓다
‘F1 in Schools World Championships’는 자동차를 1/20로 축소한 나무모형으로 스피드와 창의성 등 퍼포먼스 경쟁을 벌이는 대회다. 지난해 6월 열린 국내대회에서 건대부고 ‘선라이즈(Sunrise)팀이 1등을 차지,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2012 F1 in Schools 세계대회’에 우리나라 대표로 참가했다.
지연양은 선라이즈 팀에서 팀장 겸 마케터 역할을 담당했다.
“F1대회라고 해서 자동차만을 만드는 게 아니에요. 저희 팀은 총 3명이었는데 제가 팀의 콘셉트를 잡고 로고, 부스 등을 만드는 마케터 역할을 담당했고 다른 친구들은 각각 디자인과 자동차공학 쪽을 담당했어요. 이번 대회는 연합팀을 구성, 저희는 캐나다와 한 팀이 됐는데, 그 쪽 역시 각각 맡은 분야가 있었죠.”
하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뛰어난 표현력의 소유자인 지연양은 연합팀에서도 큰 실천력으로 과제를 수행했고, 디자이너로서도 큰 활약상을 보여줬다.
“캐나다와 우리나라 이름을 더해 ‘CanroK’이라는 팀 이름을 만들고 캐나다 국기와 태극기를 섞어 누가 봐도 캐나다와 코리아임을 알 수 있는 로고도 만들었어요.”
특히 지연양은 CanroK팀을 소개하는 부스(Booth, Pit Display)의 설계부터 시공까지를 전체적으로 맡았다. 기념품으로 에코백과 USB를 팀원과 함께 디자인했고 공식석상에서 입는 단체복과 멤버들의 명함까지 디자인했다.
자신들의 열정을 그대로 쏟아 부은 결과, 대회에서 ‘Pit Display Award’상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건축가로서의 꿈 생기다
이번 대회를 참가하면서 지연양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자신의 꿈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문과와 이과 결정에서도 오랜 고민을 할 만큼 재능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지연양. 이번 경험을 통해 ‘건축가’로서의 목표가 생겼다.
“좁은 공간에서 우리의 모든 걸 보여줘야 했어요. 공간을 디자인하는 걸 접하게 된 거죠. 설계에서 시공까지, 힘들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벅이 없어요. 마냥 재미있고 신났어요.”
꿈이 생기자 이제 그 꿈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부스에서도 선보였지만 조명에 큰 관심이 있어요. 자연과 최대한 조화를 이루면서 조명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꿈의 건물’ ‘재미있는 건물’ ‘자연과 접목된 건물’을 만들고 싶어요.”
단점 인정, 개선에 힘쓰다
지연양은 학교에서 자치법정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지원하는 ''비폭력 평화 학교 만들기 학습 동아리'' 프로그램으로 ‘건대부고 비폭력 평화 학교 만들기 학습 동아리’ NVP(No Violence Peace)에서 자치법정을 총괄 담당하고 검사부 부장을 맡고 있다.
“법을 잘 알고 싶어서 동아리에 들어온 건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을 알고 싶었어요. 제 가장 큰 단점이 강력한 의견 주장이거든요. 그런 점을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개선시키고 싶었습니다.”
항상 기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언젠가부터 ‘나를 낮추는 연습’을 시작했다는 지연양이다.
지연양은 성적도 우수하다. 책도 많이 읽고 성적도 뛰어나지만 이번 F1참가를 계기로 “수학과 영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3학년이 되면 부조건 공부에 집중해야겠죠. 꼭 건축가로서의 꿈을 이뤄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그런 건축물을 짓고 싶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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