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기온이 춤을 춘다

지역내일 2012-11-26 (수정 2012-11-26 오후 6:28:26)
사무실이 위치하고 있는 덕유산 자락의 창밖은 마치 겨울이라도 온 듯 바람이 무척이나 차다. 오전에는 전북의 다른 곳은 비가 내렸을 것이지만 이곳은 진눈깨비가 내렸다. 사실 전주지역과 기온차이가 5도가 나니 이상한 일도 아니다.
이미 우리에게 가을의 정취는 없어진지 오래되었다. 가을 단풍을 즐기고 그 속에 묻혀 삶의 풍요를 맛보는 행위는 시기를 맞추지 못하면 언제지 모르게 훅 지나가게 된 것이다. 이것도 있는 사람들의 행복한 불만(?)이라고 할 것이다. 봄인가 싶으면 어느덧 여름이고, 무더위와 태풍, 지역적 호우로 넘어가면 가을은 없고 어느새 찬바람이 씽씽 부는 겨울로 들어선다.
이에 대한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은 어디일까? 당연 인간이 개발을 하면서 발생한 문제이니 인간이 그 첫 번째 대상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땅을 대상으로 먹고 살고 있는 농부의 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그것도 작다면 작은 것일 수 있다. 이로 인한 피해의 범위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영역으로 퍼져 있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같이 생활하는 동식물의 세계가 그 피해자일 것이다. 피부로 느끼는 우리는 기후가 변화하고 있고 우리가 현재 무엇을 할 것인가 대책을 세우느라 부산이다. 그런 와중에 정부는 에너지 대책의 한 방편으로 원자력을 통한 방식으로 공급하려고 기획하고 있고, 우리의 원전은 불안한 상태임을 여러 차례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세계의 추세는 감소하거나 폐기하고 다른 수단을 찾는데 막대한 예산을 투여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매달리고 있는 셈이다. 지금의 대책은 정부의 단독으로 해결책을 찾아서는 안되고 모든 기관,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고 오랜 시간을 가지고 대응을 해야 겨우 맞설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가 나오면 절약하자, 걷자, 아껴쓰자, 재활용하자 등등을 내세우며 해결책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피부로, 눈앞에 닥쳐야 할 사항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입으로는 지구의 위기라고 하지만 우리의 생활은 변화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해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불편한 생활을 거부하면서 해결하자고 하는 것이다. 현재의 자원을 후세에 물려주자고 주장을 하지만 정작 물려 줄 지하자원을 남김없이 사용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다.
당장 농작물의 피해로 먹고 마시는 물품의 가격이 춤을 추어도 수입해서 해결하면 되고, 농부의 아픔은 보상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식이다.
지구를 생명체로 인식하고 호흡을 같이 해야 할 인간이 발 벗고 나서야 이 문제의 끝이 볼일 것이고, 이런저런 비판을 하기보다는 우리 현재 모습을 인정하고 지금 여기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에너지의 고갈에 대한 대응책을 찾는 수고와 비용보다는 우리가 의식 없이 생활하면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막아야 한다.
실천되지도 않을 활동이나 생활수칙을 입으로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면서 변화를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느끼지 않고는 해결책이 보이질 않는다.
문제가 크고 어려우면 쉽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도 지구의 아픔을 먼 산 쳐다보듯이 할 것이 아니라 바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야 입으로 늘 이야기했던 후손들에게 무엇인가를 남겨 줄 수 있을 것이다.



전라북도 자연환경연수원 이근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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