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 각종 모임에서 송년회가 줄을 잇는다. 이런 모임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술인데, 우리나라는 음주문화에 관대한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술로 인한 건강문제 또한 심각하다. 술을 마시더라도 음주와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는 건강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절한 음주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소량의 음주는 기분을 좋게 하고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으나 장기간 술을 많이 마시면 신체 여러 장기의 손상을 초래한다. 적은 양의 음주를 즐기던 사람이 만성 음주자가 되는 이유는 반복적인 음주로 술에 대한 내성이 커지기 때문. 같은 정도의 취기를 느끼는데 필요한 술의 양이 증가하는 것인데, 간에서 알코올을 대사하는 능력이 커지고 신경학적으로도 높은 혈중 알코올 농도에 적응되기 때문이다.
만성적으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의 간에서는 대부분 과도한 지방 축적인 지방간이 나타나며 일부에서는 알코올성간염, 간경변증 등의 간 손상이 보인다. 지방간이나 만성간염 단계에서 술을 끊으며, 정상적인 간 상태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간경변증으로 진행된 경우 돌이킬 수 없다. 한편, 단기간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경우 급성알코올중독증에 걸리기도 한다. 발열, 구역, 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황달이 심해지면서 의식이 흐려져 응급실을 방문하게 된다. 이 경우 대부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지만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이처럼 술은 수천년 전부터 인류가 애용해 온 기호음료이지만 지나치게 많이 마실 경우 치명적인 급성중독증과 만성 간부전을 초래할 수 있다.
술을 많이 마시는 분들은 간 상태에 대한 평가를 규칙적으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 알코올성 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사회생활에서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음주로 인한 건강위험은 남자의 경우 하루 40g(소주4-5잔), 여성의 경우 하루 20g(소주2-2.5잔) 이상 마실 경우 음주량에 비례하여 증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하루 음주량을 이보다 적은 양으로 절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술의 독성에 대한 개인의 감수성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대규모 역학 연구결과가 특정 개인의 건강을 보장할 수 있는 지표로 바로 적용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술은 가능한 적게 마시는 것이 현명하며 한번 마신 후 2-3일간은 절주 기간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센터 김태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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