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교사, 사회가 함께 나서 아이들을 키우자!

지역내일 2012-11-23

부모, 교사, 사회가 함께 나서 아이들을 키우자!
  유아교육의 대안, 공동육아 어린이집


“캥거루, 텃밭에 가고 싶어.”“그래? 그럼 친구들의 의견을 물어보자.” 이색적인 대화가 오간다. 누구와의 대화일까? 바로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교사와 아이가 나누는 대화의 한토막이다. 공동육아 어린이집 아이들은 교사를 ‘선생님’이라는 호칭 대신 ‘캥거루’, ‘별’같은 별명으로 부른다. 아이를 권위가 아닌 인격체로 평등하게 대하기 위해서다. 이들 어린이집은 부모, 교사, 사회가 함께 아이들을 키우자는 신념 아래  기존 유아교육에서 행해지지 않던 다양한 시도들을 하며 유아교육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로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건강하게 더불어 사는 교육을 중시한다. 이러한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우리 지역에서 찾아봤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기존의 교사 중심이 아닌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해져 운영되고 있다. 어린이집의 주체는 원장이 아닌 학부모와 교사들로서 학부모들은 실질적으로 분야별 모임을 통해 어린이집 운영과 교육, 재정 등의 각종 현안에 적극 관여한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인위적인 주입식 인지교육을 지양해 영어나 주입식 학습지 등의 특별수업을 하지 않는다. 또 건물은 주로 도심 외곽, 자연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고 매일 매일 나들이를 생활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텃밭을 가꾸며 놀이와 주제에 따른 연계 활동과 절기를 중심으로 한 교육활동 등을 많이 한다. 급식은 주로 농촌과의 유기농 직거래를 통해 친환경 급식을 제공한다.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관계를 지양해 아이와 교사는 서로 별명을 부르고 반말을 하며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소통을 한다. 학부모와 교사, 학부모와 학부모끼리도 별명으로 소통하며 평등한 인격체로 서로를 대한다.
또 형제, 자매가 적은 요즘 현실 속에서 아이가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의 기쁨을 배우게 하기위해 아이가 이웃집에 조건 없이 놀러가고 부모 간에 남의 아이도 내 아이처럼 서로 키워주고 돌봐주는 교류를 장려한다.
학부모의 참여는 일반유치원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반별 모임, 총회, 각종 운영에 관계된 모임과 아울러 일일교사, 어린이집 청소 등 학부모가 참여해야 할 일들이 일반유치원에 비해 훨씬 많다.
이들 어린이집은 학부모에게 권리와 의무가 많이 주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지원 전 관계자와 충분히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일반유치원과 달리 보육료 외 출자금, 가입비 등이 있으니 각 원별로 문의를 요한다.    


**** 나무를 키우는 햇살 어린이집
 
  덕양구 대장동에 위치한 어린이집으로서 2005년 개원했다. 3호선 대곡역 인근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해있고 2층 단독주택 건물 중 1층을 사용하고 있다. 4세반, 5세반과 6,7세 통합반을 운영 중으로서 원아는 총 20명이 있다. 이 어린이집은 인근에 주말농장 100평을 분양 받아 가구당 5평씩 활용하도록 하고, 어린이집에서는 20평을 아이들 생태교육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감자, 토마토, 고추, 배추, 무 등을 길러 급식에도 활용하고 겨울에는 김장도 담그며 친환경적인 교육을 한다. 인근에 지하철 3호선 대곡역이 있어 대중교통으로 등하원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 모집 : 없음 (결원 시 충원, 대기자 순번대로)
* 위치 : 덕양구 대장동 240-2
* 문의 : 031-967-5995


**** 도깨비 어린이집
 
  2001년 개원한 도깨비 어린이집은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안에 위치해 있다. 어린이집 주변은  차가 다니는 길이 별로 없어서 아이들이 나들이하기에 좋다. 건물 앞에는 400여 평의 넓은 마당이 시원스레 펼쳐져있고 아빠들이 만들어 더욱 정겨운 놀이터가 아이들을 반긴다. 또 가족별로 운영하는 텃밭과 어린이집이 아이들과 함께 체험하는 텃밭을 운영 중이다. 5,6,7세 각 1반씩 총 20명의 아이들이 생활하며 나이로 서로를 구분 짓지 않는 통합교육을 실시한다. 하원 시에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모집 : 5세 1~2명
*위치 :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410-6
*문의 : 031-969-3412 


**** 도토리 어린이집
 
  1999년 덕양구에 문을 연 도토리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평가인증을 받은 어린이집으로서 현재 4~7세 아이들로 구성, 4세 영아반과 5,6,7세 통합반을 운영한다. 현재 원아는 총 36명, 교사는 6명이다. 영아반을 제외한 5,6,7세는 통합반으로 운영해 같은 나이 또래만으로 반을 구성할 때보다 형과 동생들 간에 서로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은 터전 앞마당에서 모래놀이도 하고 마당 옆에 작은 텃밭도 가꾸며 인근 논과 밭, 산이 보이는 환경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보낸다.
*모집 : 4세반 2명  
*위치 : 덕양구 도내동 592-3
*문의 : 031-967-3480


**** 반딧불이 어린이집
작지만 반짝반짝 세상을 고루 비추자는 의미의 ‘반딧불이’어린이집은 올해 초 영구터전으로 이사해 새 단장을 마쳤다. 도심 속 시골이 아닌 시골 마을 안에 들어선 어린이 집으로서 자연이 성큼 가까이 다가와 있다. 이곳의 하루 흐름은 빠르게 돌아가지 않고 느슨하고 여유 있다. 오후 활동도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를 교사가 뒤에서 지원해주는 방식을 선호한다. 또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최소화해 제공, 스스로 놀이를 찾아내고 관계를 맺으며 놀도록 권장한다. 플라스틱이나 인공재료로 만들어진 장난감보다는 엄마들이 천이나 나무 등의 천연재료로 만든 장난감을 제공하도록 지원한다. 원아는 4,5,6,7세반, 총 30명으로 구성돼 있고 내년도에 35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 모집 : 4,5세 약간명
* 위치 : 경기도 파주시 맥금동 483-11
* 문의 : 031-947-0726 / 070-8805-4560


**** 야호
1997년 개원한 야호 어린이집은 공동육아 어린이집으로는 오랜 역사를 가졌다. 성석동 전원주택 단지 내에 위치한 3층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인근에 동산과 논, 밭 등이 있어서 계절의 변화와 자연을 오감으로 체험하기에 좋다. 아이들은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곳으로 매일 나들이를 간다. 주변에 농가가 많아 마을 어르신들과 인사도 나누며 계절 따라 농작물이 자라는 것도 관찰할 수 있다. 3세반, 4세반, 5세반과 6,7세반으로 현재 총 39명의 원아가 있다. 아이들은 봄부터 텃밭활동을 하며 원하는 작물을 키운다. 날씨가 추워지면 텃밭에서 키운 배추, 무, 갓 등으로 아이들과 함께 김장도 담근다.
*모집 : 3세 2명/4세 1명/5세 4명
*위치 : 일산동구 성석동 564번지 (전원주택 단지 내)
*문의 : 031-977-4788


**** 여럿이 함께 어린이집
2003년 개원한 여럿이 함께 어린이집은 현재 성석동 단독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 논과 밭 등이 있어 도시 근교 시골마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곳이다. 현재 5,6,7세반 각 1반씩 총 20명의 어린이가 생활하고 있다. 반은 다르지만 빈번히 연령통합 수업을 해 다른 연령끼리 어울리도록 하고 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으로는 드물게 셔틀버스를 운행하다. 거의 매일 자연놀이를 하고 세시절기 놀이를 즐긴다. 작은 텃밭을 가꾸며 상추, 딸기, 오이, 배추, 무 등을 기르고 수확한다. 터전 안에는 작은 방 3개와 거실, 부엌이 있다. 아이들은 각 방별로 활동도 하고 마루에서 함께 신나게 놀기도 한다.
* 모집 : 5세반 2명 
* 위치 : 일산동구 성석동 415-11
* 문의 : 031-977-2382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보낸 한 해
   “자연 속에서 맘껏 뛰놀고 동네방네 마실도 다녀요”


   
  윤기자(36)씨는 올 한해 네 살 된 아들 은수를 공동육아를 하는 ‘야호어린이집’에 보냈다. 은수는 세 살 때까지만 해도 일반 어린이집에 다녔었다. 아이가 즐겁게 다니긴 했으나  윤기자씨 마음 한 쪽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부부가 맞벌이였던 까닭에 아이는 해 질 무렵까지 어린이집에 있어야만 했다. 그런데 하루 중 마당에 잠시 나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여름에는 덥다고, 겨울에는 춥다고 많은 시간을 교실 안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연과 가까이 하며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곳이 없을까 알아보게 됐죠. 그러다가 이 곳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알게 됐습니다. 이곳 아이들은 별 일이 없으면 매일 밖으로 나들이를 갑니다. 밖에 나가 나무도 보고 벼농사 짓는 것도 보고 떨어진 볍씨도 까보고 밤알도 주우며 마음껏 자연을 느끼며 지냅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마실 문화’를 장려한다. ‘마실’, 즉 조건 없이 다른 아이들을 자기 집에 데려가서 먹이고 놀리는 것을 장려하는 것이다. 윤기자씨는 이런 ‘마실 문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공동육아에서는 내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찾아 데려갈 때에도 내 아이만 보고 이름을 부르면 안된다는 규칙이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 전체에게 인사를 먼저 해야 하죠. 이웃 아이도 내 아이 같이 서로서로 키워주고 돌봐줘야 합니다. 저는 평소 우리 아이를 다른 엄마에게 봐달라고 부탁할 일이 생기더라도 마음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같은 생각을 공유한 학부모들이 모였기 때문에 우리 아이를 자신의 아이처럼 잘 돌봐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죠.”
공동육아, 학부모 참여가 유독 많은데 힘들지는 않을까? “힘들 때도 있지만 사람들을 만나며 알아가는 재미에 힘든 것도 사르르 없어집니다. 다른 부모님들도 대개 그런 비슷한 마음으로 열의를 갖고 참여하시고 계십니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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