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만난 사람들-주부독서동아리 ‘다솔회’

“책 읽고 속내를 나누니 행복해요!”

제1회 전국독서동아리축제 우수상 수상…상금전액 기부

지역내일 2012-11-21

11월 14일 오전 10시, 만안구 안양동 언덕배기에 한적하게 자리 잡은 만안도서관에 주부들이 하나 둘씩 모여든다. 만안도서관 주부독서동아리 ‘다솔회’ 회원들이다. 이날따라 시끌벅적 분주하다. 다솔회가 제1회 전국독서동아리축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받은 50만원 상당의 도서문화상품권을 안양인재육성재단에 기부하는 전달식이 있기 때문이다. 다솔회는 2005년 주부독서회로 시작되어 현재 9명의 회원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안양시 도서관의 대표 독서동아리이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다솔회를 비롯한 도서관기반 독서동아리들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다솔회 모임 현장을 찾아 독서동아리 활동에 대해 직접 들어 보았다.


가입 자격은 없다. 다만 ‘용기’가 필요할 뿐
다솔회는 2005년 만안도서관 주부독서회로 시작되어 회장 고수미(44,안양6동)씨를 포함 현재 9명의 회원이 매월 2,4주 수요일 2차례의 정기모임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9명의 회원이 거의 빠지지 않고 모임에 참석한다고 하니 그 충실도가 대단하다. 도서는 상반기 하반기에 걸쳐 총 24권의 책을 회원들의 추천과 신간도서 등을 고려하여 선정한다. 회원들은 적어도 일년에 24권의 책을 읽게 되는 셈이다.
다솔회 회원인 친구의 권유로 참여하게 되었다는 이경하(43, 안양6동)씨는 “책 읽는 것을 특별히 즐겨하지도 않았고 사람만나는 것도 부담스러워 3년을 망설였다”며 “처음에는 의무감과 부담감이 컸는데 갈수록 책 읽는 것이 재미있어지고 이제는 ‘진작할 걸’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모임에 가입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어떤 지식도 자격도 필요 없다. 다만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다솔회의 주된 활동은 책읽기와 토론이다. 책을 통해 공감하고 고민을 나누다 보니 회원들의 유대가 끈끈하다. 이날 모임은 꿈꾸는 100인의 ‘내가 참 좋다’ 라는 책을 읽고 토론하는 자리였다. 한 명씩 책을 읽고 느낀 점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회장 고씨는 “실제 회원들이 모임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여유로워 지고 가족과의 관계도 좋아졌다”며, “다솔회를 통해 ‘힐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책을 매개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도서관과 함께 커가는 지역 독서공동체
다솔회가 오랜 시간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데는 도서관측의 지원도 한 몫을 했다. 선정된 책은 도서관에서 우선 구입해 회원들이 먼저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 또한 작가와의 만남이나 문집발간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 회장 고 씨는 “이번 독서동아리축제 수상도 도서관 담당자 박하영 씨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며 “다솔회 회원들도 자원봉사 등 도서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다솔회 회원들은 부모교육을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지역 문화재 탐방, 전시회 개최 등의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2005년 첫 결성 때부터 참여한 초창기 멤버이자 독서동아리축제 우수사례 발표자로 참여했던 정명심(43, 부림동)씨는 “지금까지 꾸준히 참여하고 활동한 것 자체로도 스스로에게 대견한데 상까지 받게 되니 더욱 기쁘다”며 “독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또 다른 시작을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 정씨는 동아리 모임과 도서관 봉사활동 등을 통해 용기를 얻어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되었다고.
안양지역 도서관에는 다솔회 외에도 도서관마다 주부독서회가 운영되고 있다. 석수도서관의 ‘다인회’, 박달도서관의 ‘담쟁이’, 호계도서관의 ‘푸른독서회’, 평촌도서관의 ‘목향회’ 등이다. 이외에도 7개 도서관에서 총 13개 독서동아리 회원 181명 활동하고 있다. 안양시 도서관에서는 매년 독서회 회원들의 대상으로 글 모음집 ‘안양사랑’을 발간하는 등 독서동아리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만 책읽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면 망설임은 접어두고 가까운 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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