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은 자르고, 본부장은 고발하고'' 소방청 내분

계급 정년 한 달 앞둔 전북 소방본부장 직위해제 ''왜''

지역내일 2012-11-20
계급 정년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전북도 소방본부장이 돌연 직위해제됐다. 해당 본부장은 ''부당하다''며 국민권익위에 신분 원상복귀 조치를 요구하고, 검찰에 소방방재청장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냈다. 정부 소방행정을 총괄하는 방재청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심평강(54·소방준감) 전북도 소방본부장은 올 4월30일 전북소방본부 직원을 통해 ''이기환 소방청장이 불법·부당인사를 편다''는 문건을 국회와 사정기관에 전달했다. 문건엔 지난해 7월 이기환 청장 취임 후 특정지역 편향의 부당한 인사를 실시되고 있다는 주장과, 청장 취임 전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심 본부장 본인에 대한 인사 소외 내용도 포함돼 있다. 자신은 계급정년 1년 미만이라며 승진인사에서 배제하면서 청장과 지역연고가 있는 모 간부는 같은 조건임에도 특별승진 시켜 형평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심 본부장의 투서 이후 감사원 감사가 진행됐고 이와는 별도로 소방청 감찰팀에선 해당 문건을 전자우편으로 전달한 전북본부 소속 직원을 조사해 서울 종로경찰서에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다. 소방청은 "감사원 감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심 본부장은 최근 내일신문과 만남에서 "소방직 최초로 청장에 오른 이기환 청장이 상식밖의 인사와 부도덕한 행태를 보여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면서 "국민이 신뢰하는 소방조직을 만들이 위해 모든 불이익을 감수하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심 본부장의 이런 행동이 소방조직의 기강을 해치는 하극상으로 평가하고 지난 9일 중앙징계위원회를 열어 직위해제 했다. 두 차례 회의 불참 등을 사유로 들었지만 핵심은 투서 사건이 발단이 됐다. 방재청은 심 본부장이 △6월과 10월에 열린 회의에 사전보고 없이 불참하고, △사실이 아닌 인사 불만내용을 여러 군데 얘기 했고 △제3자에게 인사권자인 소방방재청장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해 공무원으로서 품위유지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 본부장은 "회의 불참은 직위해제를 정당화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며 소방청장의 부당인사를 지적한 것에 대한 보복 인사"라고 항변했다. 국민권익위에 ''내부의 비리를 고발한 것이니 신분을 보장해 달라''며 조치를 요구했고, 서울 중앙지검엔 문건과 유사한 내용으로 고발장을 냈다.
홍범택·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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