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님들의 협조가 가장 컸습니다.”
신창초 5학년 1반 담임 김구현 교사는 자신이 한 역할은 “아이들에게 우리가 제안하고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면 분명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서로 의논하고 토론해서 결정한 계획을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는 게 기뻤다. 자신의 의견을 존중받으며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연습을 하는 아이들. 김 교사는 아이들에게 지식이 아닌 삶의 지혜를 가르치고 있었다.
“친구들과 즐거운 경험 같이 해요!” =
학년 초, 김 교사는 살아있는 교실 밖 수업을 위해 아이들에게 매월 체험학습 가는 것을 제안했다. 아이들이 현장으로 향하는 체험학습을 반대 할 리 없었다. 아이들의 계획을 토대로 김 교사는 원활한 이동과 전반적인 준비를 위해 학부모들에게 주도적인 계획을 부탁했다. 뭘 어찌해줘야 좋을지 몰랐던 학부모들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등 구체적인 스케줄을 짰다.
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 천문대, 장영실과학관, 계절별 부엉공원 생태체험, 광덕산 물놀이, 로봇대전 관람, 신정호 수상스키까지 아이들은 매월 남다른 체험학습을 경험했다. 달이면 달마다 아이들은 기대 속에 체험일을 기다렸다.
체험학습이 여러 차례 진행되자 아이들의 참여율도 높아지고 엄마들은 물론 쑥스러워하던 아빠들도 하나둘 참여하기 시작했다. 체험학습을 통해 살아있는 세상을 만난 아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활기가 솟았다. 자연을 다시보고 느꼈다. 5학년 친구들은 우정과 추억을 함께 차곡차곡 쌓았다.
10월 31일은 이 반만의 별밤캠프를 열었다. 김 교사가 튕겨준 팁 하나로 아이들이 학부모들을 초대해 저녁식사를 손수 차려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재광군 자모는 “아이들이 부모들 몰래 케이크까지 준비하며 부모님은혜를 합창할 때는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 했다”며 다시 눈물을 글썽였다. 김 교사도 몰랐던 아이들의 깜짝 이벤트. 그 날 신창초 밤하늘은 감동으로 물들었다.
“선생님은 우리를 사랑해요!” =
유경찬군 자모는 “산만했던 아들이 김구현 선생님을 만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며 “선생님은 늦거나 처지는 아이를 한쪽으로 밀어내지 않고 마침내 해내도록 끝까지 기다려주셨고 아이가 결국엔 자신감을 찾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는 “경찬군을 치료하는 담당 의사가 기회를 제공하고 기다려주는 교사의 공이 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반에선 왕따 문제는 상상도 할 수 없단다. 모둠별 진행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방해하는 아이는 대부분 다른 아이의 질타를 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친구를 질타하기는커녕 스스로 해결책을 찾았다.
김이란양 자모는 “아이들이 스스로 뭘 할 수 있을까 염려했는데 뉴스를 보며 정치 시사에 대해 같이 토론하는 아이를 보면 선생님의 수업방식이 옳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서 2년간 살다 온 문민기군은 “미국교실 같은 토론 방식 수업이 많아 적응이 쉬웠다”며 “존댓말로 말씀하시는 선생님에게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활짝 웃었다.
양혁진 자모는 “선생님은 자율 안에서 자신을 관리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일깨워 주셨다”며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이 많아지면서 아이 사고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고 말했다. 또한 “내 아이가 학교가기 좋아하고 선생님을 좋아하니 도와줄 마음이 더 생겼다”고 말했다.
자모들은 한결같이 “선생님은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토론하고 결정할 수 있음과 동시에 따르는 책임도 항상 인지하는 기반을 만들어 주었다”며 “아이가 바르게 미래지향적으로 크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아이들의 의견을 항상 경청하며 생각하는 힘을 불어넣어 준 김구현 교사가 고맙기 그지없었다. 존중하고 배려해주는 교사 덕에 아이들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학부모가 있고 지역사회 도움이 다양해 충분히 가능했다며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했다.
“저 혼자 노력으로 변할 순 없어요. 교사를 신뢰하는 가운데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변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소통이 필요한 거랍니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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