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 가득한 마음의 안식처
궁내동 가구거리에 있는 원더세이빙 생활용품 할인매장 옆에 위치한 카페 에셸. 둥글둥글한 나무판에 예쁘고 정감있는 손글씨로 만들어진 간판이 리포터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카페 앞 넓은 데크 위에 드문드문 놓인 작은 테이블이 여유로워 보인다. 날이 따뜻하다면 야외에서 한잔 하겠지만 매서운 돌풍이 몰아치는 관계로 따뜻해 보이는 카페로 급히 들어섰다. 카페로 들어가는 문손잡이도 한 붓으로 그려낸 물고기 모양으로 감각적이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늑한 실내 한쪽 벽면 가득히 잎이 풍성한 나무그림과 함께 새겨진 큼직한 Cafe Echelle이란 손글씨도 실내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든다. Echelle의 L자 두 개 사이를 사다리로 표현한 디자이너의 재치가 돋보인다. 에셸은 프랑스어로 사다리라는 뜻. 에셸의 정재원 대표는 카페가 프랑스어로 커피란 뜻이므로 사다리도 프랑스어로 결정했다.
유럽을 느끼는 맛과 멋
테이블마다 다른 시대에 와 있는 듯 엔티크 가구와 소품이 빚어내는 색깔이 있는 인테리어 또한 즐길거리. 영롱하게 빛나는 크리스탈 샹들리에와 벽면 높이 진열된 수동 에스프레소 포트의 모습이 이국적이다. 다양하지만 복잡하지 않고 세련된 이곳에선 디자인을 공부하고 인테리어 사업을 오래 한 정 대표의 남다른 센스가 느껴진다. 프랑스에서 유학생활을 한 가족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유럽풍 감각이 카페 전반에 반영되었다. 이곳에서는 현재 보편화된 미국식 커피가 아닌 유럽식으로 로스팅 된 커피와 샌드위치를 맛볼 수 있다.
카페인에 취약해 커피를 즐기지 않는 리포터지만 쓰고 떫지 않고 구수하면서 달콤한 향기까지 감도는 에셸의 커피를 두 잔이나 마셔버렸다. 깨끗한 뒷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예술이다. 정 대표는 여기에 에셸 만의 비법이 숨어있다고 한다. “이제 커피는 테이크아웃이 아닌 향을 즐기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잡맛이 없는 고유의 커피 맛을 구현하기 위해 아라비카 100% 원두 네 가지를 블랜딩하여 이곳에서 유럽식으로 직접 미듐로스팅 했습니다. 매일 아침 볶은 원두는 3시간 사용할 분량만큼만 밀폐용기에 나누어 보관하고 내리기 직전에 분쇄해요. 하루가 아닌 한잔마다 이루어지는 기계비법의 수고로움으로 고객에게 정성 가득한 최고의 커피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커피뿐만 아니라 브런치 메뉴들도 모두 신선하고 좋은 재료만을 엄선했고 소스까지 종가집 며느리의 손맛으로 자체개발하여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한다. 브런치 세트는 버터향기가 고소한 크로와상 안에 햄치즈게살이 특제소스와 맛있게 어우러져 촉촉한 샌드위치, 갈릭버터를 발라구운 꾸르동을 얹은 계절과일 샐러드, 반숙 계란, 단호박이나 감자 등 따뜻한 야채까지 곁들여 푸짐하다. 여기에 맛있는 아메리카노 한잔이 더해져 아침, 점심을 든든히 해줄 브런치로 손색이 없다. 2 ~ 3인이 먹어도 배부른 샌드위치 세트, 생크림을 섞어 만든 와플에 하겐다즈 바닐라와 녹차 아이스크림 두 스쿠프 올려 견과류나 블루베리를 얹은 와플도 인기 메뉴. 계절에 맞는 신선한 재료로 늘 똑같지 않은 메뉴를 개발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차가 아니면 도보로 접근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 넓은 주차장과 품질대비 착한 가격의 음식들이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래선지 매일 찾는 직장인 단골도 늘고 있다고.
사랑을 나누고 사람을 세우는 카페
이곳은 바리스타 공부를 하던 주부들이 모여 실력을 펼쳐 보이는 장으로 마련했다. 아침마다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마치며 양심있는 가게가 되려고 노력한다. “이윤추구보다는 구교와 신교의 벽이 없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공평하게 사랑을 나누는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곳에 오시면 언제든지 따뜻한 커피와 건강한 먹거리,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기도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에셸은 창세기 28장 10절이하 말씀에 나오는 뜻을 근거로 하늘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야곱의 사다리예요. 카페 에셸은 이러한 가교가 되고 싶습니다. 음악, 말씀, 향이 있는 곳. 삶에 지친 이들에게 쉼터가 되는 곳. 근심을 내려놓고 믿음이 통하는, 하나님 믿는 분들의 기도모임장소로 사랑받길 원합니다.(웃음)”
특별한 카페 이름의 숨은 이야기를 듣고 나니 카페 문손잡이의 물고기가 새삼스럽게 보인다. 기독교에서 물고기로 상징하는 예수님을 넘어 다섯 개의 빵과 두 마리 물고기로 오천명을 먹이셨다는 오병이어의 기적이 생각났다. 신자가 아니어도, 단골이 아니어도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대접을 약속한다는 정대표의 경영철학이 함축된 듯하다.
문의 031-716-0048(분당구 궁내동 210-15)
이지윤 리포터 jyl201112@naver.com
TIP
▶11월 까지 그랜드오픈 기념행사로 고급스러운 유러피안 브런치세트를 1만원에 제공한다.
▶앞으로 핸드드립 교실을 열 예정.
▶생계를 목적으로 배우시는 분들에겐 대형업체 체인점을 내는 것보다 1억 이상 저렴한 창업컨설팅도 해준다. 커피는 에셸에서 제공하고 식자재는 직거래를 도우며 메뉴와 레시피도 제공하여 실비운영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