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만들기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
오매 신기한거! 풍선아트 체험마당
저마다 뽐내는 작품 전시
지난 10월 29일~ 11월 2일까지 5일간 원주시 신림면에 위치한 신림 초등학교(교장 김래옥)에서 지역과 학교가 함께하는 ‘저마다 으뜸인 신바람 축제가’가 열렸다.
전교생이 76명인 작은 시골학교에서 5일간 벌이는 다양한 잔치의 향연. 그 아기자기한 축제의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마지막 날인 11월 2일 신림초등학교를 찾았다.
●행복한 웃음으로 가득한 곳
원주 시내에서 20분쯤 달려 도착한 신림초등학교. 축제라고 하기엔 너무나 조용한 분위기여서 혹여 날짜를 잘못 알고 온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워 현수막에 적힌 축제일을 확인한 후에야 건물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너른 마당을 다 차지하기엔 너무 적은 인원이라 그런지 학교 뒷마당에 옹기종기 모인 체험부스에서는 저마다 체험활동을 하느라 분주한 아이들로 왁자지껄했다.
풍선으로 만든 칼을 들고 칼싸움을 하는 남자 아이들, 체험활동이 끝날 때 마다 인증을 받는 도장판을 들고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자랑하는 아이까지 웃음 가득한 아이들의 표정에서 축제의 즐거움을 엿볼 수 있었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의 탄력적 운영
이번 축제는 초등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이수해야하는 교과 활동 이외에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축제 형식으로 기획해 올해 처음으로 시도했다.
동화구연, 미술, 아카펠라, 풍선아트 등 12가지 종류 중에 자신이 배우고 싶은 한 가지를 선택하여 4일간 집중적으로 배우는 단기 집중 교육과정과, 일 년 동안 실시한 방과 후 활동을 통해서 익힌 내용을 발표하고 작품을 전시하는 등 학생들의 성취감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어 짜여졌다.
신바람 축제의 총괄을 맡은 장인성(46) 교사는 “이론적으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활동을 통해 배우기 위한 방편으로 시도하게 되었다. 놀이를 통해 배우면 더욱 재미있고, 몸으로 익힌 지식이기 때문에 오래 기억된다. 교실에서 수업하는 것만 공부라고 생각하는 부모나 아이들의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해 교육의 현장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단기집중 교육의 강사는 전문적인 기능을 가진 외부 강사를 초빙하여 좀 더 넓은 직업의 세계를 경험하도록 했다. 도자기 만들기를 체험하는 부스에는 도자기축제로 유명한 여주에서 초빙한 전문 강사, 풍선아트를 배우는 곳에는 오랫동안 풍선아트를 가르친 경험이 있는 강사가 지도하는 등 과학 만들기, 마술배우기, 우드크래프트, 요리 만들기 등 새로운 활동과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경험하고 인식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요리 체험활동을 지도하던 엄지숙(36) 학부모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활동하다 보니 집에서는 볼 수 없던 아이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의 고충도 이해하게 됐고, 이런 기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하는 기회가 더욱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넌지시 드러냈다.
5학년 최진희 학생은 “일단 교실에서 딱딱한 수업을 하지 않는 게 좋고, 체험활동에서 직접 만든 것을 집으로 가져가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해 아이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
초등학교 축제라 함은 보통 일부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오랜 기간의 연습과정을 거쳐 화려한 무대에서 발표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다보면 일부 학생들만의 잔치가 되기 십상이고 나머지 학생들은 소외감마저 느끼는 것을 종종 본다.
신림 초등학교에서 시도된 ‘신바람 축제’는 그런 측면에서도 매우 혁신적인 시도라 하겠다. 학예회를 위해 따로 일과 시간을 할애하는 일도 없고 누구나 한 가지씩 선택해야 하니 소심한 학생들이나 정해진 틀에 맞추기 어려운 학생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최근 농촌 지역이나 도시의 소규모 학교들을 중심으로 혁신교육이 시도되고 있다.
기존의 틀을 깨는 적극적인 시도. 현장 중심의 작은 변화야 말로 어디로 갈지 몰라 헤매는 교육 정책의 작은 등불이 되리라 믿어본다.
최선미 리포터 ysb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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