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으로 여는 내일- 서울영상고등학교

진학명문에서 취업명문으로 ‘서울영상고등학교’

지역내일 2012-11-15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수험생과 가족들은 대입 마무리로 마음이 복잡하다. 대학입학이 고생의 끝이면 좋으련만 그렇지도 않다. 청년실업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다 지나치게 높은 학벌이 오히려 취업에 방해가 된다는 말들이 오가고 있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다.
정부에서는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고자 3년 전부터 대학에 ‘재직자특별전형’ 과정을 만들도록 하여 올해는 67개 대학에서 이 과정을 개설하였다. 이 과정은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에게만 주어진 기회로 전문분야에서 3년 정도의 경력을 쌓으면 수능시험 없이 대학진학이 가능하도록 만든 전형이다.
지난 10월 개교 60주년을 맞은 ‘서울영상고등학교’(이후 영상고)는 2003년 영등포여상에서 영상고로 바뀌었다가 2006년 ‘영상미디어특성화고’로 전환되면서 남녀공학이 되었다. 작년 서울관광고에서 영상고로 자리를 옮긴 김홍배 교장은 “지금 영상고는 진학명문에서 취업명문으로 변화하는 과도기에 있습니다”라고 현 학교의 상황을 설명한다.
영상고는 올해 30여 명의 학생이 취업을 했다. 한 학년이 150명임을 감안 한다면 결코 적은 인원이 아니다. 그 동안 대학 진학률이 높았기 때문에 대학진학을 준비하던 학부모와 학생들의 마인드를 바꾸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이루어진 성과라 더욱 의미가 있다.
“선 취업 후 진학제도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제도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좋은 직장이 있으면 일단 들어가라고 권합니다”라는 김 교장은 방과 후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금융,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고 있다. 내신 성적과 자격증이 취업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이 제도를 강력히 밀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입니다. 이번에 특성화고 학생을 위한 9급 공무원 특별시험을 실시해 한 명이 합격했습니다.” 9급 공무원시험은 경쟁이 치열하고 어려워 대졸자도 합격하기 어려운 시험인데 고등학교 졸업 전에 따 놓았으니 앞으로 수년간의 시간을 번 셈이다.
글로벌 영상 인재 육성을 목표하는 영상고는 5개 분야의 필수적인 능력을 함양하도록 ‘서울영상인증제(5품제)’를 실시하고 있다. 인성과 태도(봉사활동 100시간 이상 혹은 선행실적), 전문기능(영상 및 컴퓨터 전문자격증 2개 이상 혹은 교내 영상 인증서), 심신수련(태권도 공인 2단 이상), 독서(536권 이상), 외국어능력(영어, 중국어 인증시험) 등의 5개 영역으로 졸업 전 반드시 취득하도록 하고 있다. 덕분에 작년과 올해 2년 간 서울시 교육청 영어교과교실 중점학교로 선정되었다. 또, 산학협력업체인 CTS기독교 tv, 인터넷 곰tv와의 MOU 체결로 교내에 최신 방송 스튜디오 시설을 설치하여 방송제작과 관련한 교육을 지원받고 취업과 연계하여 도움을 받고 있다.
영상고는 특성화고 임에도 일반고보다 입학성적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지금 1학년은 입학할 당시 내신이 27% 수준이었다고 하니 내신 50%이내의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자율고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영상고의 특성상 학생의 적성과 특기를 보지 않을 수 없어 작년부터 특별전형을 두어 50%의 학생은 취업자 전형과 특기자 전형으로 선발하고 있다. 취업자전형은 자기소개서, 성적, 적성 등을 담은 포트폴리오로, 특기자 전형은 영상자격증이나 어학특기자전형으로 선발하고 있다. 
자신이 없다면 Summer School과 Winter School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영상고에서는 7년째 방학동안 영상에 관한 무료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5박 6일 동안 진행되는 P.D, 시나리오, 촬영 등의 수업을 이수하면 특별전형에 지원할 경우 유리하다.
성명욱 리포터 timace@hanmail.net


내 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MINI INTERVIEW - 서울영상고등학교 영상콘텐츠과 이철규 학생
IPtv 스포츠 원 입사 
초등학교 때부터 영화감독을 꿈꾸던 이철규 학생.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방송반에 들어가서 카메라맨으로 활동하면서 촬영감독의 꿈을 갖게 되었다. 막연하던 그의 꿈이 구체화된 것은 방송반 선배의 권유로 영상고에 진학하게 되면서 부터다. “방송반 선배가 대학에 진학할 때 원하는 과에 갈 수 있다고 해서 영상고에 지원했습니다.” 그렇지만 고등학교 입학부터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던 건 아니다. 늘 철규 군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주는 어머니였지만 영상고에 입학할 때는 반대를 하셨다고 한다. 다행이 그의 꿈이 확실 했기에 부모님의 허락을 얻어낼 수 있었지만 대학진학을 목표로 한 결정이었다.
그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사진동아리에 가입해 1학년 때는 부장으로 2학년 때는 차장으로 활동하면서 사진작가의 꿈을 키워나갔다. “수업 중 단편영화 촬영을 해보니 저에게는 영화감독보다는 촬영감독이 더 맞았어요.” 영화촬영보다 사진촬영이 더 매력 있다는 그의 최종 목표는 사진작가다.
영상특성화고다보니 다양한 공모전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철규 군은 다섯 번에 걸쳐 환경 공모전에 응모했고 학생부 단체부문에서 장려상 한 번과 개인부문에서 네 번의 입상을 했다. 틈틈이 공부해서 따두었던 사진 기능사 자격증과 공모전 수상이 취업에 도움이 되었다고.
올 7월 수능준비로 바쁘게 보내던 그에게 ‘스포츠 원’에 지원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선생님의 권유는 그를 고민에 빠뜨렸다. 영상미디어특성화고인데 영상부분의 취업의뢰가 거의 들어오지 않았고, 대부분의 친구들이 금융권으로 취업해 취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가 취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하고 싶었던 일이었고, 알아보니 영상부분은 대졸자와 고졸자의 봉급이 크게 차이나지 않아서 지원을 결심하게 되었어요.” 대학 진학을 뒤로 미룬 것이 후회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학에 영상관련학과가 거의 없어요. 제가 갈 수 있는 과는 언론미디어홍보학과와 영극 영화과, 촬영 방송 학과에요.” 워낙 인기 있는 학과인데다가 실기는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성적이 아주 좋지 않으면 합격이 쉽지 않다며 “대학공부를 마치고 취업하는 것도 좋지만 미리 꿈을 이룰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아요”라며 활짝 웃는다. 일반학교와 달리 미리 방송경험을 쌓고 입사한 회사라 능숙할 것 같은데 학교수업 시간에 배우는 것과 현장에서 일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고 한다. 현재 스튜디오 진행을 맡고 있어 촬영기술을 많이 배우고 있다며 “집에서는 고졸이라고 차별하지 않느냐고 걱정하시는데, 제가 어려서 그런지 더 잘해주세요. 가끔 제 파트에 일이 없을 때는 다른 팀에 가서 돕기도 해요” 그의 말에서 회사 생활에 벌써 잘 적응하고 있는 듯 보인다.
 
MINI INTERVIEW ?-서울영상고등학교 영상콘텐츠과 김별진 학생
지역인재 9급 공무원 세무직 합격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하면 교사, 공무원을 꼽는다. 시험이 어렵고 경쟁이 치열해 합격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는데, 학교에서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김별진 양은 올해 9급 공무원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금년부터 신설된 9급 지역인재 추천채용제를 통해 특성화고 출신자의 공직 입직기회가 확대되었다고는 하지만 계리직을 포함해서 전교에서 10여 명이 도전한 시험에 별진 양 혼자 합격했다.
평소 연출에 관심이 많았던 별진 양은 부천상도중학교 3학년 때 학교 게시판에 올라온 영상고 입학 안내를 보고 입학을 고민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침 읽고 있던 자기개발서 서적에서 “기회가 생기면 잡아라”는 글을 접했고 이내 마음을 정했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특성화고가 실업계라는 인식이 있어서 제가 대학에 못 들어 갈까봐 반대를 하셨던 것 같아요.” 반대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돌리기 쉽지 않았지만 별진 양의 설득에 학교 설명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부모님. “학교 설명을 듣고 학교와 교실을 둘러보면서 생각이 바뀌신 것 같아요.”
학교에 입학한 후 별진 양은 연출가로서의 꿈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1, 2학년 때 수업시간과 동아리 활동을 통해 연출을 맡게 되었는데 재능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영상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이 후 조연출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그래도 미리 해 보고 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입학할 때 중학교 내신이 16%였던 별진 양은 얌전한 외모와 달리 2학년 때 학생회장에 출마해 당선된 당찬 학생이다. “학생회장을 하면서 행정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이 시기는 그녀에게 또 다른 꿈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 이 후 공무원을 염두하고 행정학과와 경영학과를 목표로 대입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학생회장을 맡으면서 다른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했으므로 학교생활을 엄격하게 했어요.” 그녀의 출석부에는 지각, 결석, 조퇴가 없이 깨끗하다고. 1학년 때 가입한 영상 동아리와 학생회 활동은 선후배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었고, 진로를 결정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오가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시험 기간에는 주말에도 기숙사에 남아 공부하며 수능준비에 매진하던 별진 양이 공무원 시험을 치르게 된 것은 공무원인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 “캠퍼스 생활을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감수할 수 있어요” 라는 현재 그녀의 꿈은 고위직 공무원이다. “아버지께서 세무서장까지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시던데요”라며 웃는 얼굴에 여유가 보인다.
그녀는 2월 말부터 8월까지 연수를 받고 9월에 발령을 받을 예정이다. 한 참 즐길 때이지만 벌써부터 몇 년 후 ‘서울시립대’에 진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격증과 회사에서 쌓은 경력, 성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면 3년 후에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그녀는 서울시립대에 ‘재직자특별전형’ 과정이 개설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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