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개 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는 말이 있다. ‘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똑똑한 소비자’, ‘착한 소비자’가 뜨고 있다. 착한 소비자란 무조건 싼 값만 고집하기 보다는 정당한 값을 치르고자 하는 소비행태를 말한다. 당장의 내 이익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관점에서 환경과 이웃, 나눔까지 생각하는 똑똑한 소비자다. 그래서 이왕이면 물건을 살 때 친환경 제품인지 따져보고 같은 가격이면 기부나 나눔을 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땀 흘리고 고생한 1차 생산자보다 중간 단계의 유통업자들이 더 많은 이득을 보는 상황 속에서 비상식적으로 싼 것만 찾다보면 결국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는 결과를 야기하는 만큼 제대로 된 유통과정을 거치고 내가 지불한 돈이 1차 생산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이 대형마트 대신 재래시장이나 골목상권을 애용하고, 1차 생산자인 농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구조인 생활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것이다. 또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 기업의 물건을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천에는 현재 120여 곳의 사회적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란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 달리 취약 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과, 다양한 사회 서비스를 추구하는 기업을 말한다. 인천 지역 내 평범한 주부가 동참할 수 있는 착한 소비 활동을 소개한다.
커피 한 잔도 착하게 마신다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매장인 스타벅스 커피 가격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에서 비싼 편이다. 문제는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비싸게 지불한 커피 가격이 커피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먼 나라 이웃들에겐 전혀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의 값싼 노동력을 야기한다. 이에 대한 반발로 들어선 것이 공정무역 커피다. 커피열매를 수확하는 먼 나라 이웃들에게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공정무역 커피다. 아름다운 가게와 각 생협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이나 사회복지 시설에서 운영하는 카페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이곳의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지원금으로 쓰이는 데다 불필요한 거품을 뺀 덕분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메리카노 1500원부터 라떼, 모카 등 3000원 안팎이다.
지난 7월 탑피온 빌딩 4층에 자리한 연수일자리센터 로비에 연수구 노인인력개발센터가 운영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인 ‘꿈꾸는 카페’가 문을 열었다. 이곳은 사회생활을 은퇴한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수익 창출을 위한 일자리 카페다. 실제로 이곳에 근무하는 어르신들은 커피이론 및 라떼아트, 핸드드립 등 전문적인 수업과 고객만족 서비스 교육을 수료한 바리스타들이다. 카페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남동구 만수동 우체국 옆에 위치한 위더스(withus) 커피전문점 1호 ‘두리카페’ 역시 착한 커피숍이다. 이곳은 장애아동들에게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바리스타 직업교육을 병행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외에도 남동구청 1층 일자리 드림 안에 자리한 위더스 카페 역시 두리지역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커피숍이다. 이곳의 수익금 역시 장애인들의 건강한 삶과 복지를 위해 쓰인다.
가족 외식은 ‘다문화 샤브’에서
만수동에 자리한 ‘다문화 샤브’는 다문화 이주여성들이 주축이 돼 운영하는 식당이다. 지난 2011년 10월 문을 연 다문화사랑회 소속 마을기업이다. 이곳에서는 중국,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의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다문화 가족에게는 고향의 맛을 선물하고, 한국인에게는 해외여행지에서 먹어본 음식 맛과 추억을 선물한다. 무엇보다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지속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나눔의 장소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주방에서의 요리와 홀에서의 서빙 모두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이 도맡아서 한다.
주요 메뉴는 샤브샤브인 중국의 훠궈와 파타이라는 태국식 쌀국수 볶음과 쌀국수, 태국의 똠양꿍 등이 있다. 또 각 나라의 색다른 후식과 음료도 판다. 이곳의 음식은 현지 요리사 출신의 이주여성들이 직접 만든 만큼 여행지에서 먹는 맛과 매우 비슷하다. 특히, 원재료 일부를 현지에서 직접 수입해서 사용하고, 방부제나 조미료를 쓰지 않으며, 소스도 직접 만들어서 사용한다. 특히, 이주여성들이 직접 재배한 무농약 유기농 채소를 사용한다. 가격도 비싼 편은 아니다. 식당 내부는 이국적인 사진과 그림, 장식품 등으로 꾸며져 있어 사진 찍기도 좋다.
문의 : 467-2014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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