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으로 뜬 마을기업 "유스호스텔 한판 붙자"

자생력 키운 사회적기업, 조달청 국가계약 도전 … 공익 높이는 틈새시장 진출도

지역내일 2012-10-18
정부·지자체 지원 아래 설립된 전북도내 사회적기업·마을기업이 활발한 활동으로 자립의 꿈을 키우고 있어 화제다. 



전북 완주군 구이면 안덕마을은 완주군의 1호 마을회사다. 2009년 1월 주민 53명이 참여해 ''안덕 파워영농조합''을 설립한 후 토속 한증막과 황토방 숙소, 신선 야채로 꾸미는 웰빙 밥상 등을 개발해 ''건강 힐링 마을''로 자리를 잡았다. 소문이 나면서 평일엔 하루 50여 명, 주말이면 300~400명의 도시민이 찾아온다. 박원순 서울시장 가족도 단골 손님 명단에 올라 있다. 지난해 관광매출로 5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올 10월엔 농촌체험마을로는 전국에서 처음 조달청과 숙박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입소문에 의지해 들려보는 곳이 아니라 정부기관이 인정한 농촌체험 마을이 된 것이다. 안덕마을 유영배 촌장은 "학교의 체험학습이 의무화 돼 있지만 안전성과 체험 콘텐츠가 갖춰진 농촌마을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어쩔 수 없이 관광지 유스호스텔과 여관을 찾아야 했던 수학여행단을 우리 마을로 초청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하루 150명의 숙박과 체험이 가능한 시설을 300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전주시 팔복동 (유)공동체나눔환경은 지역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사회적기업이다. 헌옷을 수거·선별하는 회사로, 올해 2000톤을 동남아 등에 수출해 1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부턴 ''개인정보 문서처리'' 사업을 시작했다. 7톤 대형차량에 이동식 파쇄기를 갖춰 관공서나 금융기관 등 비공개 문서를 취급하는 기관을 방문해 현장에서 파쇄작업을 진행한다. 기존 세단기를 사용할 경우 종이 섬유질이 파괴되고 너무 잘게 잘려 재활용이 불가능한 점에 착안했다. 스태플러 등 이물질을 따로 골라 낼 필요가 없어 처리 시간도 한결 줄였다는 평가다. 정성룡 대표는 "해당 기관 직원들이 현장에서 비공개 문서처리를 감독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훨씬 높다"면서 "종이를 재활용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밝혔다. 
전주시 삼천동 ''비사벌코리아''는 친환경가구를 생산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이다. 고령과 지체·지적장애인 등 14명이 일하는 작은 가구업체다. 사회복지법인 사업단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사업적기업으로 독립한 지 1년이 채 안됐다.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경북 경주시 외동지구에 짓고 있는 국민임대아파트(499세대)의 붙박이장 공사를 맡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기존의 기업들과 조달 공개경쟁을 통해 사업을 수주한 경우는 드문 일이다. 이 회사 김광원 대표는 "공공기관의 지원으로 출발했지만 언제까지 보호만 기대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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