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고 들판은 황금물결이 출렁인다. 가을을 만끽하기 좋은 날씨다.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도 가을이 무르익어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다.
외암민속마을은 조상대대로 살아온 사람들이 일궈낸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마을이다. 평소에도 하루 1000명 가까운 관람객이 드나들며 최근 외국인 관광객도 부쩍 늘었다. 짚풀문화제는 19일(금)부터 21일(일)까지 외암민속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어린이들은 재미를, 어른들은 추억을 담아갈 수 있는 짚풀문화제. 전통을 계승하고 자연을 이용하여 살아온 우리 조상의 슬기와 지혜를 현대인들이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 짚풀 놀이터
''도깨비 퍼포먼스’ 등 기억에 남을 체험 늘려 =
외암민속마을은 올해도 관람객들을 위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쉽게 볼 수 없는 전통 관혼상제 문화(전통성년례, 혼례, 제례, 상례, 과거시험 등)를 빠짐없이 재연하며 현장에서 직접 과거시험을 신청하고 체험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또한 마을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전통 대동굿을 새롭게 선보인다. 전통굿 재연은 21일 오후 12시 30분부터 3시까지 마을입구에서 펼쳐진다.
개막축하공연은 전통 국악과 퓨전 국악 밴드의 협연(크로스오버 콘서트), 판굿 등을 펼친다. 폐막공연은 남사당 놀이(풍물, 버나, 살판, 무동, 줄타기)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축제엔 권선징악을 상징하며 우리조상의 슬기와 해학을 엿볼 수 있는 ''도깨비’를 활용했다.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도깨비 그리기, 도깨비 뿔과 방망이를 만드는 체험 등을 상설로 준비해 완성 작품을 전시하거나 사진으로 기록 전시한다. 전래동화 속 캐릭터와 도깨비로 분장한 배우들이 마을 곳곳에서 관람객과 만나 퍼포먼스를 벌이고 행사장을 안내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지난해 어린이들로부터 반응이 좋았던 짚풀놀이터 미끄럼틀도 다시 설치한다. 여기에 줄타기도 추가시켜 더욱 풍족한 체험이 되도록 했다. 짚으로 만든 그네를 타보는 이색 체험도 준비했다. 짚풀놀이터에서 게임을 진행해 고구마와 군밤을 상품으로 준다. 상품은 화톳불 체험 시 구워먹을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만점 놀이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메주 만들기 체험도 있어 삶은 콩을 절구에 찧어 메주를 직접 만들어 가져갈 수도 있다.
2년 전 짚풀문화제에 갔었다는 박경아씨(42·천안 쌍용동)는 “우리소리 우리멋 공연을 눈으로 직접 보고 들으니까 우리가락의 흥겨움을 그제야 알겠더라”며 “초등학생인 큰 아이가 종이배에 소원 적어 띄우기를 정말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는 둘째 출산으로 못 갔지만 올해는 꼭 다시 가서 초가이엉잇기 등 많은 것을 보고 체험하고 올 것”이라며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전통문화를 체험하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초가이엉잇기는 축제기간 중 현장 참여가 가능하고 11월 중순까지 매일 할 예정이다.
* 짚풀 가마니 짜기
꾸준히 사랑받는 전통문화체험의 장 =
이번 짚풀문화제는 관람객의 편의를 증진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민속마을의 경관과 어우러질 수 있는 소재로 평상, 의자 등을 제작해 방문객의 휴식을 위한 쉼터를 마을 곳곳에 배치한다. 기존 화장실 말고도 간이화장실 3개를 더 설치하고 체험장 마당마다 정수기를 설치하여 관람객들이 갈증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할 계획이다.
외암민속마을 이규정 이장은 “이번부터 방문하는 단체 관람객에게 소정의 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가 관람객과 동행하며 전반적인 체험과정을 안내해준다”고 설명했다. 단, 사전 예약한 단체팀에 한해서다. 또한 “모든 관람객을 대상으로 배상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만에 하나 벌어지는 안전사고에도 대비했다”고 덧붙였다.
전국에 민속마을로 지정된 곳은 6곳뿐이다. 이규정 이장은 다른 어떤 곳보다도 외암민속마을이 고향을 상기시키는 전통적인 농촌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외암민속마을은 한국 전통 농촌의 모습 안에서 관람객이 함께하는 과정이 축제를 완성시킨다”며 “우리 민속 문화를 보고 듣고 느끼는 공간을 펼친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이 진행하는 체험행사는 무려 27가지나 된다. 전통 국악기를 전시하며 함께 진행하는 미니어처 국악기 만들기 체험도 있다. 짚풀공예체험 섭다리 체험 다슬기 잡기 전통 연엽주 빚기 추수체험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체험도 이곳에서 가능하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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