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어디까지 가봤니? _ ④신길동 역사공원

석기 시대 체험 신길동 역사공원 어때요?

바닷가 언덕 위 신석기인 집단 주거지

지역내일 2012-11-07
안산에는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을까? 오래 전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초등학교 저학년인 자녀들이 있다면 선사시대 역사 체험을 위해 서울 암사동이며 강화도 고인돌을 찾아 가기 전 안산 고대인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신길동 역사 공원을 찾아가 보자.
신길동 역사 공원은 2005년 택지개발을 하던 신길동에서 고대 유적이 발굴된 것을 계기로 공사 업체인 LH공사가 유적을 복원해 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발굴 과정을 거치면서 경기 서부지역 석기시대 생활상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지로 평가 받았지만 개발과정에서 역사공원은 축소되고 현재는 6기의 신석기시대 움집과 체험학습장, 놀이터가 만들어졌다. 비록 개발논리에 밀려 전시관도 없이 초라하게 복원됐지만 역사공원은 옛 사람의 흔적을 느끼고 배우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장소다.
원일중 신대광 교사(역사과목 수석교사)는 “신석기 시대 24개 움집이 한 곳에서 발견 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당시 상황으로 짐작해 봤을 때 이 정도는 대규모의 집단 거주가 이 자리에서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유적지다. 특히 서해안 간척사업이 있기 전까지 신길동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왔기 때문에 이 주거지는 바다가 바라보이는 언덕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은 빼곡히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지만 역사공원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면 고대인들이 주거지 뒤편의 야트막한 야산과 구릉에서 농사를 짓고 날씨가 추운 겨울이면 앞 바닷가에서 조개나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았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복원된 움집을 보면서 자녀들에게 청동기 시대 움집과 신석기 시대 움집의 차이점을 설명해 주는 것도 좋다. 현재 신길동 역사공원 내 복원 된 움집은 모두 신석기 형 움집이다.
신석기 시대 움집은 움집 중앙에 불을 피운 노지가 설치되어 있으며 바닥이 평편하지 않고 움푹 파인 것이 특징이다. 지붕은 기둥을 사용하지 않고 긴 장대를 중앙으로 모아 기댄 후 식물 줄기를 이용해 지붕을 얹었다.
움집의 출입문은 대부분 겨울철 북서풍을 피하기 위해 남동쪽을 향해 열려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신석기 시대 유물도 발견됐다. 곡식을 갈아 먹던 갈판과 갈돌을 비롯한석기 24점과 빗살무늬 토기와 완형 토기 등 17점의 토기가 발견됐다.
신대광 교사는 “빗살무늬 토기에 빗살문양이 얼마만큼 들어가 있느냐를 갖고 시대를 추측하는데 이곳에서 발견된 빗살무늬 토기를 조사한 결과 신석기 시대 그 중에서도 중기 이후에 거주한 사람들이 사용한 것으로 역사학자들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발견한 유물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공원 내 역사박물관이 지어졌더라면 이곳에서 전시되었겠지만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발굴 후 보관시설을 갖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귀속됐다.
이 뿐만 아니라 역사공원을 둘러보면 아쉬운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은 LH공사와 안산시의 지리한 인수인계 협상이 2년이나 끌면서 시설물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움집 주변에는 잡초가 우거져 내부를 들여다보기조차 힘들다. 안산시청 관계자는 “이번 달까지 LH공사와 시설물 점검을 하고 인수인계 받을 예정”이라며 “내년도에는 시설 보완을 위해 예산을 편성한 만큼 시민들에게 깨끗한 모습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 역사의 시작점을 알리는 신길동 역사공원. 언제쯤이면 휴일 낮 가족과 함께 손잡고 역사공원에 놀러 온 어린이가 움집을 보고 빗살무늬 토기를 만들며 신석기인의 하루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일상이 펼쳐질 수 있을까?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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