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부터 서울 지역 6개 외고(대원, 대일, 명덕, 서울, 이화, 한영외고)와 서울국제고의 2013학년도 신입생 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올해 서울지역 외고, 국제고 입시 전형은 ‘학습계획서’가 ‘자기개발계획서’로 바뀌는 것 외에는 지난해에 비해 큰 변화가 없는 편이다. 다만 외고 모집인원이 줄면서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13학년도 서울지역 외고 및 서울국제고 입시 전형을 분석해보았다.
‘학습계획서’가 ‘자기개발계획서’로 변경돼
서울 지역 6개 외고와 서울국제고는 올해 입시에서도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모집한다. 우선 1단계에서 영어 내신성적(160점 만점)과 출결(감점)만으로 모집정원의 1.5배수를 선발(동점자 전원 선발)한다. 영어 내신성적은 중학교 2~3학년 4개 학기(각 40점 만점)의 영어환산점수를 산출해서 합한 것이다. 1단계 합격생들을 대상으로 2단계 전형을 실시하며 면접(40점)과 1단계 점수(160점)를 합산해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지난해까지 중요 서류전형 요소이었던 ‘학습계획서’가 올해부터 ‘자기개발계획서’로 바뀌면서 인성영역이 추가됐다. 교사추천서에도 인성영역에 대한 평가 항목이 추가됐으며 면접에서도 각 학교마다 인성면접을 강화할 방침이다.
모집인원은 대원외고의 경우 12학급 348명이며 독일어과/스페인어과/일본어과 각 1학급(학급당 정원 29명), 프랑스어과 2학급(58명), 중국어과/영어과 각 3학급(87명)을 학과별로 모집한다. 한영외고도 12학급 348명을 모집하며 독일어과/프랑스어과/일본어과 각 1학급, 스페인어과/영어-중국어과/영어-스페인어과 각 2학급, 중국어과 3학급이다. 서울국제고는 6학급 150명을 모집한다.
학생부와 연계된 자기개발계획서 중요
올해 입시에서부터 자기개발계획서를 도입했지만 기존 항목에 인성영역만 추가됐을 뿐 큰 차이는 없는 편이다. 자기개발계획서는 자기주도학습영역(1,500자 이내)과 인성영역(800자 이내)으로 나눠진다. 자기주도학습영역에서는 ‘중학교 동안 스스로 학습계획을 세우고 학습하고 평가해 온 구체적인 자기주도 학습과정과 이를 통해 느꼈던 점’, ‘해당 학교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입학 후의 학습계획, 졸업 후 진로계획’, ‘중학교 재학 중에 읽은 책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2권을 선정해서 그 독서 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하도록 했다.
인성영역에서는 배려, 나눔, 협력, 타인 존중, 갈등 관리, 관계지향성, 규칙 준수 등의 핵심인성요소 중 2개 항목을 선택해 그에 대한 중학교 활동 실적 및 이를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하면 된다.
자기개발계획서를 작성할 때 각종 어학인증시험 점수나 한국어(국어), 한자 등 능력시험 점수, 각종 경시대회 입상 실적, 영재교육원 교육 및 수료 여부는 올해에도 역시 기재할 수 없도록 했다.
2단계 면접전형에서는 자기개발계획서, 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등의 서류평가와 면접평가가 이루어진다. 면접전형의 총점은 40점이며 외고의 경우 자기주도학습영역 30점, 인성영역 10점이며 서울국제고는 자기주도학습영역 25점, 인성영역 15점으로 인성영역에 대한 평가 비중이 외고보다 더 높은 편이다.
자기개발계획서에는 자기주도학습 과정, 학습 및 진로계획, 독서활동 등 항목이 세분화돼있고 분량도 정해져 있어 지원자들이 자신만의 차별화된 색깔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 대원외고 이영근 교사(입학관리부장)는 “자기개발계획서를 작성할 때 학생부 내용과 연계해서 쓰는 것이 중요하다. 7가지 핵심인성요소들 중 2개 항목을 선택할 때에도 그와 관련된 활동이 학생부에 기록돼있다면 가장 바람직한 경우일 것이다. 면접에서는 학생이 제출한 자기개발계획서 내용에 근거한 질문이 주어지기 때문에 따로 준비를 할 필요가 없으며, 자기개발계획서를 충실하게 쓰고 그 내용을 숙지하고 있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외고 일반전형 모집인원 감소해 경쟁률 상승 예상
올해 서울 지역 외고 입시전형에서 가장 큰 변화는 신입생 모집인원이 축소됐다는 점이다. 6개 외고의 일반전형 모집인원은 지난해 1,685명에서 올해 1,483명으로 202명이 줄어 12% 감소했다. 서울국제고의 모집인원에는 변화가 없다. 2012학년도 입시에서 서울시 6개 외고의 평균 경쟁률은 1.43대 1이었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이사는 “일반전형의 모집인원이 줄어든 만큼 2012학년도 입시에서 일반전형에 지원했던 2,536명이 동일하게 지원한다고 가정해볼 때 올해 외고 일반전형 경쟁률은 지난해 1.51대 1에서 약 1.71대 1로 높아지는 셈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의 모집인원은 74명이 증가해 지난해 299명에서 올해 373명을 선발한다. 2012학년도 입시에서는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의 경우 6개 외고 35개 학과들 중 14개 학과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대원외고만 미달된 학과가 없었을 뿐 대일외고 7개 학과 중 3개, 명덕외고 6개 학과 중 3개, 서울외고 5개 학과 중 2개, 이화외고 4개 학과 중 2개, 한영외고 7개 학과 중 4개 학과의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 정원이 미달됐었다. 따라서 다자녀 가정(세 자녀 이상)의 자녀일 경우 일반전형보다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외고의 경우 학과별로 지원하며 복수 학과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근 2개년도 학교별, 학과별 경쟁률을 고려해서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2012학년도 대원외고 학과별 경쟁률은 프랑스어과 1.71, 스페인어과 1.69, 일본어과 1.67, 영어과 1.56, 독일어과 1.44, 중국어과 1.29 대 1이었다. 한영외고의 2012학년도 학과별 경쟁률은 프랑스어과가 1.85대 1로 가장 높았고 스페인어과/영어-중국어과/영어-스페인어과 각 1.57, 독일어과 1.54, 중국어과 1.42, 일본어과 1.38대 1이었다.
2012학년도 서울국제고의 경쟁률은 2.23대 1로 서울 지역 6개 외고 평균 경쟁률 1.43대 1보다 높았다. 서울국제고는 등록금이 일반고 수준으로 저렴한데다 2012학년도 수능 언수외 2등급 이내 비율이 58%일만큼 최상위권 학교로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올해 입시에서도 외고보다 서울국제고 선호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합격자 영어내신 평균등급 더 낮아질 전망
외고입시에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된 후부터 사실상 영어 내신성적만으로 1단계 통과 여부가 결정되고 있다. 따라서 중학교 4개 학기 영어 내신성적이 외고 지원 여부 결정 및 학교 선택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하늘교육이 지난해 서울 지역 외고 합격생 225명(경쟁률 1.5 이상인 모든 전형)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학교 2, 3학년 4개 학기 영어내신 평균등급이 1.45등급이고 환산점수 평균은 156.7점(160점 만점)이었다. 임성호 대표이사는 “올해 외고 입시에서는 합격생들의 영어 내신 평균등급이 지난해보다 더 낮은 약 1.3등급 내외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서울 지역 6개 외고의 일반전형 총 35개 학과들 중 17개 학과가 경쟁률 1.5대 1 미만을 기록했다. 일반전형 총 모집인원 1,685명 중 923명을 모집하는 학과들에서 1.5대 1 미만의 경쟁률을 보였다는 것은 사실상 전체 모집인원의 54.8%가 1단계 영어내신을 그대로 통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1단계에서 모집정원의 1.5배수를 선발하기 때문이다.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 역시 총 35개 학과들 중 34개 학과의 경쟁률이 1.5대 1 미만이었다.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 전체 모집인원 299명 중 294명을 모집하는 학과들에서 1.5대 1 미만의 경쟁률을 기록함으로써 총 모집인원의 98.3%가 1단계(1.5배수 선발) 영어내신을 바로 통과한 셈이다.
비교내신 적용받는 국제중 졸업생 지원율 높아질 듯
올해도 서울 지역 국제중 학생들에게 비교내신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국제중 졸업생들이 외고와 국제고 입시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서울 소재 국제중 학생들이 비교내신을 적용받은 결과 대원국제중은 전체 학생의 절반 정도가 영어내신 1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중 학생들은 일반중학교 학생들에 비해 이미 국제중 입시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다가 어학능력까지 갖추고 있으며, 학교의 다양한 커리큘럼이 외고나 국제고 입시의 서류전형이나 면접에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게다가 올해 외고의 일반전형 모집인원마저 감소한 상황이다 보니 일반중학교 출신 학생들은 여러모로 외고 진학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원국제중 졸업생(162명)과 영훈국제중 졸업생(155명)의 외고 및 국제고 진학률은 평균 45.4%(대원국제중 53.7%, 영훈국제중 36.8%)를 기록했다. 서울 지역 6개 외고들 중 대원외고에 가장 많은 28.4%의 학생들이 진학했으며, 대원국제중 전체 졸업생 중 40.1%(65명)가 대원외고로 진학했다. 국제중 학생들이 대원외고 다음으로 많이 지원한 한영외고에는 대원국제중 졸업생의 10.5%(17명), 영훈국제중 졸업생의 2.6%(4명)가 진학했다.
자료제공 및 도움말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이사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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