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지도부장교사에게 들어보는 학교 이야기

“이유 없는 행동은 없습니다”

지역내일 2012-10-11 (수정 2012-10-11 오전 11:06:53)

우리 아이들이 매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선 어떤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궁금하고 알고 싶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학교 내 학생들의 문제들. 모든 엄마들이 “내 아이가 안전하게 학교생활하며 공부에 전념”하길 바라지만 학교생활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은 그것조차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의 교내 문제 해결을 위해 강동구 소재 고등학교 생활지도부장 교사들이 나섰다. 이들은 매월 정기 모임 회의를 통해 공동 대처하고 예측 가능한 학생 사안에 대해 지도 방법을 연구하고 뜻을 나누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 사안 문제와 직면하고 일탈 학생들을 선도하고 있는 이들의 만남에 동참했다. 지난 9월 19일 진행된 모임에서는 크게 세 가지가 주제로 떠올랐다. 상상만 하던 우리 아이들의 학교 속으로 들어가 보자.  

Theme1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일탈
많은 교사들이 학생흡연 문제를 우선으로 꼽았다. 교내는 물론 하굣길에도 많이 발생, 지역 주민들의 민원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김영학 교사는 “교내 흡연에 전력을 가하면 하굣길 흡연이 심해지는 편”이라며 “일종의 풍선효과로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또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 학교로 즉각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민들도 그런 현장을 목격하면 어른의 입장에서 일단 학생들을 같이 지도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여학생 흡연도 상승 추세다. 담배를 못 끊을 정도로 흡연 이력이 긴 학생도 있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쉽게 담배를 배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사들은 “담배를 배우는 데는 10분이지만 끊는 데에는 10년이 걸린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흡연 학생들에 대해 강압적 처벌 보다는 담배의 유해성과 관련, 쉽게 접근을 못하게 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생들이 담배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도 제기됐다.
이대휴 교사는 “학생 인권 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되어 학생들의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없다”며 “항상 담배를 소지하고 있는 학생들조차 파악이 힘이 든다”고 했다. 또 “아울러 학생들에게 쉽게 담배를 판매하는 업주들도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Theme2.
교내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
현재 교육과학기술부가 주도하는 ‘학교폭력 실태 설문조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10월 12일까지 진행되는 2차 학교폭력 실태 설문조사로 1차 조사는 지난 2월 우편으로 진행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1차 조사의 문제점을 보완, 우편이 아닌 인터넷으로 학생 실명으로 설문 조사가 이루어진다. 교사들은 “학부모님들도 관심을 가지고 자녀들이 꼭 설문에 응하게 지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 내 공간에서 예기치 않은 우발적 싸움 행위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고등학교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형태는 남학생의 경우 계획되지 않은 충동적 싸움이 대부분. 심지어 아주 친한 친구 간에도 싸움을 하는 경우가 있어 곤혹감을 느낀다고 한다.
 황정익 교사는 “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의거 법적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사안을 해결한다”며 “올해부터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폭력 행위 심의 후, 가해 학생의 행위가 학생생활기록부에 의무적으로 기입되며 가해 학생과 가해 학생 부모까지 특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허인범 교사는 “가해 학생은 1차 징계와 2차 특별교육 이수해야 하는데, 마지막으로 학교생활기록부에까지 그 행위를 기록해야 하니 교사 입장에서 안타깝다”며 “학교 폭력 유발이 나쁜 것은 틀림없지만 주홍글씨로 낙인을 찍히게 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에 다시 검토되어봐야 할 요소라고 본다”고 말했다.  
여학생들의 경우는 남학생들과는 조금 다르다. 직접적인 폭력보다는 인터넷 채팅을 통한 특정 학생 험담, 휴대폰을 이용한 악성 문자 유포, 특히 카톡에서 벌어지는 인신공격이 많이 이뤄진다. 이런 인터넷이나 휴대폰을 통한 험담이나 욕설도 학교 폭력의 범주에 해당하므로 학부모들의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가 집에서 심하게 짜증을 낸다거나, 말이 갑자기 없는 등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반드시 학교 교사와의 연락을 통해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 폭력 징후가 발생하면 학교나 경찰서  또는 전화 117로 신고하면 된다. 

Theme3.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 말,말
생활지도부장 교사들은 누구보다 먼저 출근해 정문에서 학생을 맞이한다. 과거에는 정문지도가 학생들 두발이나 복장 등 단속 위주였지만, 요즘은 학교생활을 하게 될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일상으로 바뀌었다. 교내외 활동을 통해 인간적 교감을 하려는 시도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대화를 하며 문제 행위에 대한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교사들은 학부모들에게 ‘아이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했다. 또한 공부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이나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이양재 교사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학생들이 부쩍 많아졌다”며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낀다”고 했다. 또 이 교사는 그런 학생들에게 자신의 역할을 습득하고 규칙을 배울 수 있는 스포츠를 권장했다.
 “문제 행동 유발에는 반드시 근원적 원인이 있게 마련입니다. 깊이 있는 대화를 하다보면 학생의 문제 행동도 이해되는 면이 있습니다. 꾸지람으로 시작된 말 한마디에서 따스한 칭찬과 격려로 그들과 교감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자녀들과 많은 대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윤식 교사의 마무리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왼쪽부터 이양재 황정익 교사  이대휴 김윤식 교사

참여 생활지도부장 교사
이양재(강일고)  황정익(광문고)    허인범(동북고) 
김영학(둔촌고)  이대휴(명일여고)  김윤식(상일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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