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복 디자인 토너먼트 우승자 황선태 디자이너
“우리 문화 살려야 한복도 살지요”
형태 뿐 아니라 철학·사상 이해해야… 문계옥 한복 후계자로 한복 대중화에 힘써
대중문화 속 한복이 새로운 매력으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복을 소재로 한 코스튬 시네마(Costume Cinema·시대극) ‘스캔들’, 한복의 에로틱한 매력으로 한복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TV 드라마 ‘황진이’, 그 외에도 ‘성균관 스캔들’, ‘공주의 남자’ 등을 통해 한복은 충분한 매력과 다양한 기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직 한복은 스크린과 TV 화면에 머물러 있을 뿐, 실제 생활공간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한복을 패션 아이템으로… 20-30대 여성 사로잡아
어떻게 하면 한복을 멋진 패션 아이템으로 만들 수 있을까? 여기에 해답을 제시한 디자이너들이 있다. 사상 최초로 열린 한복 디자인 토너먼트, 문화관광부 산하 (재)한국공예디자인 문화진흥원에서 주최한 이 토너먼트에 프로와 아마추어 디자이너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들은 7월부터 시작된 예선전을 시작으로 8월 말까지 모두 3차례의 심사를 거치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복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황선태 김태영 이승희 씨가 최종 우승자로 결정됐다. 최종 우승자 중 한 명인 문계옥 한복 황선태 실장은 “이번 토너먼트를 통해 한복다움이라는 것이 형태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철학과 사상을 이해했을 때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황 실장의 작품 중 ‘소통’은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패션의류 쇼핑몰 코디닷컴(www.co-di.com)에서 진행한 웹투표에서도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디자인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 작품은 선비의 정신과 문화를 주제로 선비정신이 갖고 있는 절제미를 화이트와 블랙의 컬러, 그리고 반복되는 주름으로 형상화했다.
황 실장이 문계옥 선생의 뒤를 이어 한복을 만들기 시작한지 올해로 8년째다. 의상학과를 졸업한 황 실장은 처음에는 양장쪽에서 일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양장이 재미가 없어졌고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 문계옥 선생의 한복 재단하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듯 매력적으로 보였다고.
건국대학교 전통복식 석사 출신인 황 실장은 현재 장안대학교 패션디자인과에서 한복 강의를 하는가 하면 한복인들이 뜻을 모아 만든 ‘겨비(Gyeobi)’의 운영이사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겨비는 한복조합공동브랜드로 우리 옷이 소중한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일상 속에서 사라지고 예복과 같이 상징적인 존재로만 남아있는 것이 안타까워 만든 공동체다. 단순히 우리 옷을 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한복을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한복을 보편화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한국공업협동조합, 찾아가는 한복교육 호응
한편, 문계옥 선생이 한국공업협동조합의 이사로 활동하면서 황 실장 역시 한복을 문화사업으로 발전시키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는 기모노를 평상복처럼 입는 일본인을 보면서 감탄합니다. 하지만 한복 입은 사람이 거리를 지나가면 이상하게 쳐다보지요. 기모노가 결코 편한 옷은 아니거든요. 한복을 잃는 것은 우리 문화와 정신을 잃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한국공업협동조합의 ‘찾아가는 한복교육’이다. 찾아가는 한복교육은 자체적으로 한복을 보유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해 학교로 찾아가는 사업으로 현재 혜화초와 서울사대부속초에서 진행한데 이어 최근에는 안양중앙초에서도 진행했다. 예상대로 반응은 뜨거웠다. 아이들에게 한복 입는 법을 가르쳐주고 ‘한복을 입자’ 노래도 가르쳐 언제든 입에서 입으로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했다. ‘대장금’ ‘해품달’과 같은 드라마를 보면서 실제 당시 한복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며 한복의 역사를 가르치고 우리옷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더 발전시켜야 할 사람이 아이들 자신이라는 것도 일깨워준다.
그렇다면 황 실장이 갖고 있는 한복에 대한 철학은 무엇일까. 입어서 예쁘면서 편안한 옷이어야 하고 튼튼한 옷이어야 한다. 10년이 지난 후 꺼내 입어도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 독창적인 옷을 만드는 것이다.
문계옥 한복: 031-466-3079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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