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AT시행 100일, 영어교육이 바뀐다

점수 따는 과목 아니라 ‘언어’로 익혀라

지역내일 2012-11-01 (수정 2012-11-01 오후 12:45:12)

천안의 한 영어공부방, 몇 명의 엄마들이 NEAT(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이하 니트)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모였다. 자리를 함께한 학부모는 “주변 영어학원들이 대부분 니트 설명회를 했고, 오래 전부터 대비반도 운영하고 있다”며 “니트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리는데 정작 정확한 내용을 몰라서 설명을 들으러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수능을 대체한다고 하고, 너무 쉬워서 다른 평가가 있을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정책을 어떻게 결정하든 정확히 알아야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니트 시행 100일이 지났다. 정부는 10년 동안 공부해도 정작 실생활에서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영어교육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2008년 개발을 시작했다. 핵심은 말하기와 쓰기의 강화. 동시에 학교교육만 제대로 받으면 잘 볼 수 있도록 쉽게 출제해 영어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취지도 크게 작용했다.
지난 6월과 7월 첫 시험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결과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쉬운 출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 2차 니트 시험 응시학생 중 17% 이상이 4개 영역에서 A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영어공부 부담은 덜 수 있지만 변별력을 갖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점수로 줄 세우는 게 아니라 학습 가능 여부 판별 기준 = 
정부는 “이는 니트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담당자는 “니트는 점수가 아니라 등급으로 평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학습이 가능한 기준을 판별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한두 문제로 당락이 결정되고, 그로 인해 학업스트레스가 큰 만큼 점수가 아니라 학습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는 기준을 제시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선학교 교사도 같은 의견이다. 충남외고 김성은 교사는 “어렸을 때부터 영어학원을 전전하고 학교에서 10년을 배우는데, 정작 외국인 앞에 서면 불안한 게 지금의 현실”이라며 “점수에 연연하는 입시과목이 아니라 살아있는 언어가 되려면 니트에서 제시하는 평가체계가 도입돼 입시영어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사는 “말하기와 쓰기를 강화해야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많이 연습할 수 있다”며 “니트는 앞으로 영어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쌍용중학교 한양희 교사는 “니트 발표가 있은 후 학교수업에 내용을 적용하고 있다”며 “일방적인 수업이 아니라 회화를 강조하고, 한두 줄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적도록 한다”고 말했다. 실제, 시험에서도 객관식·단답형 출제에서 벗어나 낮은 수준이라도 서술형 출제를 포함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말하기와 쓰기의 강화는 니트에서 제시해서가 아니라 영어교육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의견에서다.




뛰는 사교육 나는 학부모 =




이때 교사들은 “말하기와 쓰기를 강화한다고 해서, 이것이 또 다른 사교육의 근원이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과열 양상을 보이는 사교육의 니트 홍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교과부는 지난 21일 12월 28일까지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왜곡되거나 불확실한 니트 정보를 제공하는 영어 학원을 집중 단속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정작 학부모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학부모 김윤정씨는 “니트가 처음 이야기 나올 때는 이슈였는데 수능 대체 여부는 올해 말 나온다고 하니 우선 내신 준비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 학부모 배난실씨는 “학원 설명회는 오히려 중심을 흐릴까 봐 잘 안 간다”며 “학원 조금 늦게 시작한다고 큰 일 나는 것 아니고 기본만 갖추면 필요할 때 준비해도 늦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중학교 1학년 학부모 이선영(가명)씨는 “학원 설명회를 들으면 니트에서 어려운 주제를 주고 논하라고 하니까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건 시행이 결정되면 고민할 이야기”라며 “말하기나 쓰기에 신경 써야 하는 건 굳이 니트 아니어도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라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언급했다.
김성은 교사는 “2급의 경우 지금 수능 수준, 3급은 지금 수능보다 쉽게 출제한다”며 “니트에서 제시하는 기준(2급의 경우 3000단어) 안에서, 샘플 문장 유형만 제대로 익히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교육과정평가원에서 니트 전용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유형을 확인하고 어떻게 출제할지 내용을 본다면 절대 어려울 게 없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능 대체 여부 떠나 말하기 쓰기 강화 필요 =




천안교육지원청(교육장 류광선)은 지난해 니트 대비 수업활동 자료집을 발간해 관내 중 고등학교에 배부했다. 니트에서 강조하는 말하기 쓰기에 대한 교수학습과정안으로 중학교의 경우 3급, 고등학교의 경우 2,3급을 기준으로 개발했다. 교수학습과 채정숙 장학사는 “지난해 자료집을 발간해 배포한 후 각 학교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교육청도 다양한 학습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교수학습과 조민철 장학사는 “니트에 대비하는 방법은 공교육에서 찾는 게 당연하다”며 “그동안 수능이 읽기와 쓰기 위주였기 때문에 학교과정이 따라가는 측면이 있었지만 점차 영어교과서 외우기 및 실용영어인증제 등 실용영어 중심으로 가르치고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 장학사는 “니트를 대학입시에 반영하는지 여부와는 별도로, 실생활에서 활용하기 위한 영어교육은 앞으로의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