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한 ‘남녀 탐구생활’
“여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현재의 감정이나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해결책을 당장 찾기보다는 자기 마음을 표현하고 상대방에게 이해받는 것으로 위안을 얻고자 한다.”
“남자는 여자가 문제를 털어놓기 시작하면 거부감이 생긴다. 자기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에 여자가 문제를 이야기한다고 지레짐작한다.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고마워한다는 것을 남자는 모른다.”
한 마디로 이 책은 결혼 전후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책이다. 아직 결혼 하지 않은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공감하고 이해하며, 더 나아가 ‘남녀 사이의 밀당(밀고 당기는) 기술’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존중할 때 비로소 사랑이 깊어진다는 교훈적 메시지도 충분히 받아들일만하다. 막말로 사랑의 온도가 뜨거운데 뭔들 못하겠는가.
반면 결혼한 독자라면 ‘반기’를 들지도 모른다. 저자가 말하길 남자는 수세에 몰리면 동굴(자기만의 공간, 일종의 도피처와도 같다)을 찾으니, 이럴 때 여자는 구두쇼핑을 하거나 독서, 목욕, 마사지, 전화통화, TV 시청, 운동, 음악 듣기 등을 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남자가 동굴에서 돌아왔을 때 절대 벌을 내리지 말고 반갑게 맞아주라는 거다.
남자 역시 여자를 위해 반드시 생일을 챙기고, 새 옷을 입었을 때 찬사를 보내고, 처음 만났을 때의 마음으로 대하고, 집을 떠나 있을 때 몹시 보고 싶다고 말하고, 남들 앞에서 평소보다 다정하게 대하고, 퇴근이 늦을 때 전화로 미리 알리고, 기분이 어떤지 자주 묻고, 대화할 때는 눈을 맞추고, 집을 나설 땐 키스하라고 권한다. 사랑의 온도가 미적지근한 현실 속 부부들에게 이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비유하자면 이 책은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와도 같다. 공감하거나 반발하거나 철저히 독자의 몫이라는 얘기다.
지은이 존 그레이
펴낸곳 동녘라이프
값 8,000원
피옥희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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