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가 되면 유치원 입학원서를 써야하는 학부모들은 내 아이를 어느 유치원에 보내야 할지를 선택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 정보를 수집한다. 미리 경험했던 학부모의 입소문을 듣기도 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를 모으기도 한다. 하지만 정보는 넘치는데 무엇이 내 아이에게 맞는 최고의 환경인지는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학부모들의 유치원 선택사례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먹거리, 교육과정, 집과의 거리 등 고려 =
“오랜 시간 고민 끝에 이웃에서 추천하는 ㄱ유치원에 원서를 넣었어요.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먹거리가 안전하다고 하더군요. 작년까지는 아파트 안에 있는 가정형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올해는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 유치원에 보내기로 결정 했어요. 아무래도 또래가 많은 유치원에서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필요할 거 같아서요.”
박미숙(35·둔산동)씨는 내년에 만 4세가 되는 아들 현우에게 가장 좋은 유치원을 찾는데 이웃의 입소문을 믿기로 했다.
이주영(38·만년동)씨는 둘째 아이가 내년에 만 5세가 된다.
“2년간 병설유치원에 보냈는데 내년에는 영어유치원(학원인가)을 보낼까 계획 중이에요. 병설에 비해 비용부담이 크겠지만 첫 애를 초등학교에 보내 보니 아무래도 언어교육은 일찍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씨가 영어유치원을 선택한 이유는 초등생 때는 학습위주의 영어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릴 때 놀이로 영어를 가르쳐 흥미 있는 언어교육을 시키고 싶다는 것이다.
“사립유치원도 좋고 학원형 교육도 좋지만 셔틀버스에 태워 보내는 것이 싫어서 집근처 학교 병설유치원을 선택했어요. 아이가 걸어 다닐 수 있고 무엇보다 운동장이 넓어서 뛰어놀기에 충분한 공간이 있어 좋았어요.”
공립형 유치원을 선호하는 한선미(40·상대동)씨는 아이가 편안한 환경에서 즐기면서 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설립주체별 교육기관 제대로 알자 =
유치원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정한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근거로 유아들을 교육하는 학교다. 국·공립시설과 민간시설로 나뉜다.(유치원정보공시: e-childschoolinfo.mest.go.kr)
어린이집(보건복지부관할)은 교육이 아니라 보육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로 국·공립시설, 법인·민간시설, 직장시설, 가정시설, 부모협동시설 등이 있다.(www.childcare.go.kr)
학원형 교육기관인 창의놀이 유치원은 놀이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에 미술, 체육, 인성, 수학, 언어 등의 요소를 조합한 통합교육기관이다. 원하는 과목만 골라 듣는 생후 6~24개월 대상 교육도 있다.
또 영어유치원(학원인가)은 취학 전 아이에게 영어를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영어교육 전문학원으로 영어로만 대화하고 수업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교육의 질에 안심할 수 있고 초등학교 교육과 생활기록부 등 여러 가지 연계를 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에서 지정한 정규 교육 기관을 선택해야 한다. 사설학원의 경우 너무 일찍 보낼 경우에는 일관성 없는 교육으로 유아의 타고난 흥미나 호기심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그러나 이주영씨는 “초등학교에서도 요즘엔 한글을 별도로 가르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인데 유치원의 누리교육과정과는 연결 되지 않는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의 자질 중요, 가정과 연계한 인성교육 필요 =
보건복지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인성교육 대전지역 최우수유치원으로 선정한 중앙유치원(선화동· 공립) 박옥자 원장은 “아이들이 엄마를 보고 닮아가듯이 이 시기의 아이들은 선생님을 보고 닮아간다”며 “유치원을 선택할 때 교사들의 분위기와 소양도 중요하게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성교육 우수유치원에 선정된 혜천대 부속유치원 류칠선 원장은 “인성 교육에 있어서 경청하기, 배려와 나눔, 갈등해결, 긍정적 태도, 질서와 협력 등을 중점적으로 강조했다. 유치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과 연계하여 실천카드를 체크하여 가져오도록 했던 것이 인성교육에 큰 효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박영례 대전시교육청 유아담당 장학관은 “올해 만5세 누리과정에 이어 2013년도에는 만3세와 만4세도 누리과정을 실시하게 된다. 유치원교육은 지식교육에 기준을 두지 않는다. 누리교육은 나이에 적합한 창의 인성교육이 핵심키워드”라고 설명하고 “무엇보다 내 아이의 성향과 눈높이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정미 리포터 elibrary@nate.com
유아교육정보 종합정보시스템 ''유치원알리미''
전국 8300여 유치원 정보를 한눈에
급식사고 발생, 회계 예·결산서, 위반내용 등도 알 수 있어
교육과학기술부는 유아교육 정보를 한데 모은 종합정보시스템 ‘유치원알리미’(e-childschoolinfo.mest.go.kr)에서 공·사립 유치원 8300여 곳에 대한 정보 공시를 지난달 29일부터 시작했다.
그동안은 유치원이 자체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공개해 오고 있었지만 전국 유치원의 정보를 한자리에 모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이 사이트는 회계 예·결산서는 물론이고 급식사고 발생·처리 현황과 연령별 학급수·원아수, 원아 건강검진 현황, 환경위생 관리 내용, 안전점검 및 안전교육, 공제회 및 보험가입 사실, 직위·자격별 교원 현황 등도 확인할 수있다.
유치원 알리미 시스템은 초중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인 나이스(NEIS)와는 별도의 시스템으로 교육과정이나 재무, 회계, 사업 등 유치원 관련 행정이 온라인으로 통합 전환되어 나이스와 함께 두 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영숙(33·삼성동)씨는 “유치원이나 교육법 등 믿을만한 유아교육 정보를 얻기 어려워 답답했는데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게 되면 유치원을 선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반겼다.
조만간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11월부터 일부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정미 리포터 elibrar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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