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대학별 수시원서 접수가 마무리 됐다. 수시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대학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앞으로도 많이 남아 있다. 학원설명회나 매스컴 또는 학부모 모임에서 많은 입시정보를 얻는 현실에서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녀의 대학입시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다.
9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열린 배명고 학부모 아카데미는 대학입학사정관제와 면접, 진로활동과 자기소개서까지 여러 교육전문가들의 생생한 사례와 자료들로 대학입시 정보에 목마른 학부모들에게 알찬 시간이 되었다. 특히 5일 이석록 한국외국어대 입학사정관실장의 논술 강의는 대학입시에서 논술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학부모들의 큰 호응과 관심을 받았다.
논술역량을 키우기 위해 교과서 활용이 중요
전직 고교국어교사, 사교육대표강사 그리고 현직 입학사정관으로서 쌓은 다양한 현장경험은 학부모들이 수시논술의 맥을 잡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물수능 논란 속에서 논술이 부각되면서 수학, 영어에 이어 논술학원이 필수로 되어 버린 요즘, 논술은 여전히 대학입시의 보완재가 아니라 골칫거리로 여겨진다.
이석록 입학사정관실장은 그 해답을 공교육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고등학교 교과서를 뒤져 보세요. 논술의 보물창고에요. 교과서는 목차, 준비학습, 본문, 확인학습 그리고 학습활동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죠. 이 마지막 학습활동이 핵심입니다.”
학생들은‘말해보자’ ‘생각해 보자’라는 문제를 눈 여겨 보지 않고 책을 덮어버린다. 논술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는 순간이다. 논술의 기본적 출발점은 독해력이다. 논술역량을 키우기 위해선 짧은 글을 제대로 읽고 맥락적으로 파악하고 방향성과 논의점을 알아야 한다. 설득력 있는 논의전개를 위해선 어떤 과정으로 설득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주장만 해서는 싸움닭과 다를 게 없다. 주장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대고 상대방의 비판 가능성과 반론까지 염두 해야 한다. 즉 논리를 바탕으로 한 재반론을 통해 자기의 주장을 강화하는 것이다. 논의의 핵심을 끌어내는 과정이 창의적이면 그것이 바로 창의적 역량이 잘 나타난 논술이 된다.
“시사적 문제를 절대로 직접 묻지는 않아요. 한 두 단계 일반화시켜 그 저변에 흐르는 방향성을 알아야 합니다.”학원에서 실전문제 위주로 훈련된 학생들의 답안지는 채점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한다. 논의의 쟁점을 파악도 못하고 용어하나에 집착해 마구잡이로 쓰기 때문이다. 올해 수시 논술이 코앞이라면 이제는 지망대학에 초점을 맞춰 분석적 문제풀이를 통해 채점의 방향성을 파악하고 맞춤식 집중 연습을 해야 한다.
초등생도 알아야 할 논술의 정석
글씨를 잘 못 쓰는 학생이 불이익을 받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표현력은 전체 점수의 10% 배점이고 단락구성 및 어휘사용,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을 봅니다. 글씨를 예쁘게 쓸 필요는 없지만 또박또박 깨끗하게 정리된 글씨를 평상시에 연습해야 합니다. 반복적으로 틀리는 맞춤법도 감점의 대상이구요. 어법과 주어 술어 관계를 틀리는 학생들도 꽤 됩니다.”
논술은 일상적 문제에서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는 아이들이 잘한다고 한다. 곧 하루아침에 이루어 질 수 없다는 뜻이다.
논술을 익히기 위해 쓰는 방법 중 하나인 신문의 사설 베껴 쓰기는 어떨까? “사설은 어법이 틀린 경우가 종종 발견되고 주장만 강하게 나열된 경우가 많습니다. 글쓰기의 기본이 안 된 상태에서 맹목적으로 신문사설만 답습하는 것은 사고의 틀을 편향적으로 만들 수 도 있습니다. 사설을 통해 우리사회의 주된 흐름을 생각하는 게 중요합니다.”
“초등학교부터 꾸준히 독서활동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독후감을 쓰라고 해선 안 됩니다. 아이들이 글쓰기에 대한 나쁜 선입관과 혐오가 생기게 되지요. 어른에게도 그건 힘든 일이거든요. 마구잡이로 여러 편 쓰는 것 보다는 한편을 쓰더라도 치열한 사고과정이 담긴 한편이 훨씬 유익합니다.”
6학년 초등학생에게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대한 독후감을 써 오라는 대치동 논술학원의 현실을 지적하기도 한 이석록 실장은 대입 논술의 답은 학교 교육에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학교 선생님 수업은 기본적 전제이고 가장 우위에 있습니다. 국어뿐 아니라 사회, 도덕, 과학, 수학까지 모든 교과서의 지문들에 길이 있습니다.”
리포터 공경아 kakong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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