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0여 년 동안 영어를 가르쳐 오면서 다양한 부류의 학생들을 지도해 왔다. 오늘은 영어를 그저 성적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서 마지못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어떻게 영어에 흥미를 갖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영어를 싫어하는 학생들에게는 복잡한 문법 용어를 들이대면 안 된다. 자기 앞에 놓은 영어 글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만 있다면 그만이다. 그 글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런 문장을 만났다고 가정하자. Excuse me, but I was wondering if you could help me. 이 글의 해석은 “실례지만, 당신이 나를 도와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이다. 이 문장의 핵심은 Help me. “나 도와줘”이다. 11개의 단어로 구성된 이 문장을 학생들에게 무조건 암기하게 하면 잘 하지 못한다. 이것을 4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Excuse me, / but I was wondering / if you could / help me. 영어 문장은 아무리 길게 이어져도 서너 개 의미의 덩어리(chunk)를 조합한 것에 불과하다. 그 덩어리는 고정되어 있는 부분과 변화하는 부분이 공존한다. 앞의 세 마디는 고정된 부분으로 입에 달고 있을 정도로 연습하게 한다. 마지막 덩어리 ‘help me’는 변화되는 부분이며 이 부분에 핵심 의미가 들어있다. 이 부분을 tell me, say it to me, teach me 등으로 바꾸어 보면 된다. 커다란 생선을 어린아이에게 먹일 때 먹기 편하게 잘게 잘라서 아이 입에 넣어 주듯이 학생이 최대한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설명해 주어야 한다.
한 가지 더 영어 공부 소재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관심사가 있다. 그래서 천편일률적으로 정해진 교재를 가지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관심 갖고 있는 분야로 접근해야 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축구에 관한 글을 공부하는 것이다. 축구 선수, 축구 경기, 중계 내용이라도 상관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므로 내용이 궁금해서 집중력이 더 생길 뿐 아니라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영어는 단순히 시험에서 몇 점을 얻기 위해 결과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학습의 소재부터 아이들에게 납득이 될 만한 것들을 활용하여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이해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면 공부 과정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고 실력 향상은 당연한 결과로 따라온다.
정구영 원장
고난도 TEPS 시리즈 및 수능 어법책 다수 저술
동양대, 청주대 겸임교수
정쌤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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