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에코언니야’와 함께하는 재활용 체험코너

지역내일 2012-10-23 (수정 2012-10-23 오전 1:28:05)

현장스케치-‘에코언니야’와 함께하는 재활용 체험코너
 
폐품이 멋진 생활용품으로 ‘뚝딱’
“부산의 사회적기업 ‘에코언니야’와 함께 환경 사랑 실천해요”


지난 10월 15일 서면 지하철 광장에서 ‘제8회 부산도시철도 예술제’가 열렸다. ‘에코언니야’와 함께하는 행복해지는 재활용 체험 코너에는 많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재활용품이 멋진 생활 소품으로 ‘뚝딱’ 변신하는 신기한 마술같은 현장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오가던 시민들은 발길을 멈추고 노끈 재활용 꽃 화분, 천연 아로마 방향제, 자투리 가죽 재활용 핸드폰 고리 및 카드 지갑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계란 포장 박스, 폐현수막, 자투리 가죽 등을 이용해 만든 각종 가방, 쿠션, 인형, 선풍기 커버 등이 전시돼 있는 코너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과 함께 현장체험학습을 나온 부전유치원 오한나 교사는 “쉽게 버려지는 재활용품의 가치에 대해 아이들이 직접 체험해보면서 환경과 경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시민들에게 재활용품의 가치를 다양한 체험과 각종 작품 전시로 생생하게 일깨워 준 주인공은 ‘에코언니야’ 직원들이었다.


주부들이 만든 재활용 사회적 기업, ‘에코언니야’



‘에코언니야’ 직원들은 시민들에게 재활용품의 가치를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교육으로 생생하게 일깨워주고 있다.

(사)에코언니야는 ‘언니야’라는 이름처럼 환경을 사랑하고 자원순환을 실천하는 평범한 주부들이 뜻을 모아 2009년 설립한 사회적 기업이다. 에코언니야는 재활용 제품 생산을 비롯해 재활용 관련 전시, 교육, 체험프로그램을 해 오며 생활 속 환경 운동을 실천하는 부산의 대표적인 재활용 사회적 기업이다. 11명의 직원 중 60% 이상을 사회취약계층에서 고용해 그들에게 의미있는 일자리를 제공했다.
(사)에코언니야 박숙경 대표(46·사진 둘째줄 오른쪽)는 “에코언니야는 사회에서 소외돼 있는 고령자,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취약계층이 자신의 가치와 장점을 새롭게 재발견하는 곳이에요. 쓰레기로 버려지던 각종 재활용품을 활용해 멋진 예술작품 생활용품으로 재탄생시켜 판매하기도 하고 다양한 체험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해 오고 있어요”라고 소개했다.
에코언니야의 맏언니 홍영숙(58·사진 앞줄 가운데)씨는 시민들에게 노끈, 계란 포장 박스 등을 이용해 꽃바구니 만드는 일을 지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녀는 폐현수막을 이용해 장바구니 가방, 선풍기 커버 등 다양한 소품을 만든다. 그녀의 현란한 재봉틀질을 거치면 멋진 작품이 뚝딱 만들어진다.
“4년째 에코언니야에서 일해 오고 있어요. 쉽게 버려지는 폐품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해 주는 이 일이 너무 뿌듯하고 즐거워요. 요즘 젊은 주부들이 음식물 쓰레기, 각종 생활용품을 너무 쉽게 버리는 걸 보면 안타까워요. 무조건 아껴야 해요. 아끼고 환경을 보전해서 후손들에게 잘 물려줘야 해요.”


찾아가는 교육, 재활용품 활용 체험 교육 프로그램 연중 운영



부전유치원 학생들이 재활용품으로 꽃바구니 만들기 체험을 했다.

에코언니야는 연중 다양한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지만 각종 축제가 몰려있는 10월에는 특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0월 13~14일 열린 삼락강변축제, 14일 열린 진구청 나눔장터에서도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향내 기획실장(42·사진 둘째줄 왼쪽)은 “재활용품을 이용해 실생활에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아요. 진구청 나눔장터에서는 폐가죽을 활용해 머리방울 만들기를 했는데 호응이 컸어요. 내 손을 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의미있는 작품이죠. 특히 아이들의 아이디어와 창의력이 너무 뛰어나요”라고 말했다. 
오는 26~28일 을숙도 일대에서 열리는 환경문화축제인 ‘제2회 낙동강하구 에코문화축제’에서도 에코 언니야와 함께 하는 신나는 재활용 체험 코너를 만날 수 있다.


지난 15일 서면 지하철 광장에서 열린 ‘에코언니야’와 함께하는 행복해지는 재활용 체험 코너에서 시민들이 자투리 가죽 재활용 핸드폰 고리 및 카드 지갑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평범한 주부들 및 생활인들이 환경 운동의 주인공


‘에코언니야’의 모태는 환경운동연합의 ‘살림’이라는 폐가전제품을 수거해 자원을 재활용하는 사회적 기업이었다. 그 곳에서 주부들이 생활 속에서 더 재미있게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특화시켜 독립해 나온 것이다.
박 대표는 환경운동연합 부설 환경운동연구소 폐기물 담당 연구원으로 오랫동안 일 해 오면서 폐기물의 높은 가치를 직접 보고 느끼며 생활 환경 운동을 고민했다.
“환경운동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게 아니에요. 당신들이 곧 환경운동가죠. 환경 운동도 재미있어야 오래 할 수 있고 일상 생활과 동떨어지지 않아야 해요. 그래서 환경운동의 대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 특히 주부들이 주체가 될 수 없을까 고민했죠. 주부들의 지혜를 집 안에 가둬 놓기 아까웠죠. 이들의 지혜와 능력을 지역 사회로 끌어내면 지역 사회의 환경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요.”
에코언니야의 구성원 11명 중 9명이 주부들이다. 언니가 동생을 이끌어주고 동생은 ‘언니야’라고 따르며 서로의 지혜와 솜씨를 모아 상품을 탄생시킨다. 쓰레기가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에는 전문 작가들의 적극적인 도움도 컸다. 에코언니야는 전문가와 평범한 사람이 함께하고 할머니와 젊은 새댁이 교감하는 소통의 장이다.


에코언니야 매장과 온라인에서 다양한 친환경용품 구매할 수 있어


재활용품을 활용한 상품 생산과 교육 아이템도 좋고, 환경운동과 사회 소외 계층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큰 의미도 있지만 기업이다 보니 지속 가능성을 위해 경제적 자립이 ‘에코언니야’ 구성원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이들은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구서동에 위치해 있는 에코언니야(www.ecosister.or.kr) 매장에서는 샴푸, 린스 재활용 세탁 비누 등 친환경 생활용품과 친환경 먹거리 등을 판매하기도 하고 재활용품을 이용한 생활용품 만들기 체험 교육도 한다. 차를 마시며 아이디어도 나누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수다 공방’ 같은 곳이다. 온라인으로도 에코언니야의 다양한 재활용품을 활용해 만든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문의 051-581-0906)
‘환경운동은 자기가 사는 곳 근거리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 박 대표는 각 구 마다 민들레 홀씨처럼 퍼져 에코언니야 공방이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박성진 리포터 sj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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