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교육과정 개편②-고등수학>
2014년부터 고등수학 어떻게 달라지나
기본·일반·심화 과목으로 구분, 기초수학 및 고급수학 신설
인문계열-학습부담 경감, 자연계열-고학년 학습부담 증가 예상
2013학년도부터 순차적으로 수학 교육과정이 크게 개편된다. 2013년에는 초등학교 1·2학년과 중학교 1학년부터, 2014년에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새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개편의 전체적인 방향은 융합적 성격과 수학적 창의성 강조, 수학교육에서 말하기·쓰기·의사소통 능력 강화, 복잡한 계산 지양, 학습량 20% 감축 등이다.
수학 과목은 입시에서의 영향력과 학습 부담이 다른 과목에 비해 커서 선행학습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편된 교육과정은 과연 학습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인가. 지난호의 ‘초·중등 수학’에 이어 이번호에서는 ‘고등수학’의 주요 개정내용과 학습방향을 전망해본다.
고등수학, 공통과정 빠지고 선택과목 재구조화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현행 10년으로 진행되던 공통 교육과정의 이수기간이 9년으로 조정됨에 따라 선택과목이 재정비되었다. 따라서 고등학교 1학년부터 선택과목으로 지정하도록 변화되었다.
선택교육과정의 주요 개정내용은 복잡한 계산 위주의 학습을 지양하고, 내용 및 주제 간의 연결성 강조했다. 또한 행렬과 일차변환 단원을 삭제했으며 학습 내용을 적정화하여 학습량 감축시켰다. 선택과목 체제가 크게 바뀌어 전체 과목을 기본·일반·심화과목으로 구분했으며, 전 과목 5단위 체제로 운영된다. 현행 과목과 비교하면 기초수학 및 고급수학Ⅰ,Ⅱ가 신설되었다.
과목별 주요 변경내용과 개설 가능 유형
# 기초수학 : 중학교 수학의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한 학생이 일반 과목의 수학 교과를 이수하기 위해 필요한 수학적 개념, 원리, 법칙 등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기본 과목이다. 기초 수학의 내용은 ‘수와 식의 계산’, ‘방정식과 함수’, ‘피타고라스 정리와 삼각비’로 구성된다. ‘수와 식의 계산’ 영역에서는 수의 연산, 문자의 사용과 식의 계산, 다항식의 계산을, ‘방정식과 함수’ 영역에서는 일차방정식과 일차함수, 이차방정식과 이차함수를, ‘피타고라스 정리와 삼각비’ 영역에서는 피타고라스 정리, 삼각비를 다룬다. 중3 수학까지의 개념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했으며, 방정식과 함수를 통합해 관계 중심으로 다루고자 했다.
# 수학Ⅰ : 수학Ⅰ은 공통 교육과정 기간인 중학교 3학년까지의 수학을 이수한 후 보다 높은 수준의 수학을 학습하기 위하여 선택할 수 있는 기본 과목이다. 수학Ⅰ의 내용은 ‘다항식’, ‘방정식과 부등식’, ‘도형의 방정식’으로 구성된다. ‘다항식’ 영역에서는 다항식의 연산, 나머지정리, 인수분해를, ‘방정식과 부등식’ 영역에서는 복소수와 이차방정식, 이차방정식과 이차함수, 여러 가지 방정식과 부등식을, ‘도형의 방정식’ 영역에서는 평면좌표, 직선의 방정식, 원의 방정식, 도형의 이동, 부등식의 영역을 다룬다. 실수단원을 삭제하고 복소수와 이차방정식의 연계를 강화했다. 유리식과 무리식, 다항식의 약수와 배수는 약화되었고 이차방정식, 이차부등식, 이차함수의 통합 및 연계성을 강화했다.
# 수학Ⅱ : 수학Ⅱ는 공통 교육과정 기간인 중학교 3학년까지의 수학과 수학Ⅰ의 내용을 이해한 학생이 보다 높은 수준의 수학을 학습하기 위하여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다. 수학Ⅱ의 내용은 ‘집합과 명제’, ‘함수’, ‘수열’, ‘지수와 로그’로 구성된다. ‘집합과 명제’ 영역에서는 집합의 개념과 연산법칙, 명제의 개념과 증명을, ‘함수’ 영역에서는 함수와 역함수, 유리함수, 무리함수를, ‘수열’ 영역에서는 등차수열과 등비수열, 수열의 합, 수학적 귀납법을, ‘지수와 로그’ 영역에서는 지수의 확장과 지수법칙, 로그의 개념과 상용로그를 다룬다.
집합은 중학교와 통합해서 처음으로 배운다. 명제는 내용이 보완되었으며 역과 대우, 귀류법, 대우를 이용한 증명 등이 강화되었다. 함수 영역은 약화돼 함수의 뜻, 합성함수와 역함수는 배우지만 유리함수, 무리함수는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 간단히 다룬다. 함수의 활용도 약화되었다. 수열의 내용은 복잡한 계차수열, 알고리즘과 순서도 등이 삭제되었고, 지수와 로그에서는 상용로그의 지표와 가수 부분의 내용이 약화되었다.
# 확률과 통계 : 확률과 통계는 미적분Ⅰ이나 미적분Ⅱ의 내용을 이해한 학생이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미적분Ⅰ이나 미적분Ⅱ를 이수하지 않은 학생도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다. 확률과 통계의 내용은 ‘순열과 조합’, ‘확률’, ‘통계’로 구성된다. ‘순열과 조합’ 영역에서는 경우의 수, 순열과 조합, 분할, 이항정리를, ‘확률’ 영역에서는 확률의 뜻과 활용, 조건부확률을, ‘통계’ 영역에서는 확률분포, 통계적 추정을 다룬다.
개정 교과에서는 현행 교과에서 수학(하), 미적분과 통계기본 및 적분과 통계로 나뉘어져 있던 순열과 조합이 통합되었다. 연속확률변수의 평균과 표준편차가 삭제되고 통계에서 적분 개념이 삭제되었다. 또한 평가에서 계산기, 컴퓨터, 교육용 소프트웨어 등의 공학적 도구와 다양한 교구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미적분Ⅰ : 미적분Ⅰ은 수학Ⅰ과 수학Ⅱ의 내용을 이해한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다. 미적분Ⅰ은 ‘수열의 극한’, ‘함수의 극한과 연속’, ‘다항함수의 미분법’, ‘다항함수의 적분
법’으로 구성된다. ‘수열의 극한’ 영역에서는 수열의 극한, 급수를, ‘함수의 극한과 연속’ 영역에서는 함수의 극한, 함수의 연속을, ‘다항함수의 미분법’ 영역에서는 미분계수, 도함수, 도함수의 활용을, ‘다항함수의 적분법’ 영역에서는 부정적분, 정적분, 정적분의 활용을 다룬다.
현행 수학Ⅰ에 있던 수열의 극한을 개정 교과에서는 미적분Ⅰ의 함수의 극한과 통합한다. 도함수의 활용 영역에서 롤의 정리, 평균값 정리를 함수의 그래프를 이용하여 나타내고, 그 정리가 성립함을 이해해야 한다. 속도와 가속도에 대한 문제는 직선 운동에 한하여 다룬다.
피적분함수, 원시함수, 위끝, 아래끝 등의 용어는 교수·학습상황에서 다루어질 수 있다.
# 미적분Ⅱ : 미적분Ⅱ는 미적분Ⅰ의 내용을 이해한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으로, 대학의 자연계열 또는 공학계열 등 미적분의 내용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 진학하려는 학생이 이수하기에 알맞은 과목이다. 미적분Ⅱ는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미분법’, ‘적분법’으로 구성된다.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영역에서는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뜻과 그래프,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미분을, ‘삼각함수’ 영역에서는 삼각함수의 뜻과 그래프, 삼각함수의 미분을, ‘미분법’ 영역에서는 여러 가지 미분법, 도함수의 활용을, ‘적분법’ 영역에서는 여러 가지 적분법, 정적분의 활용을 다룬다.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활용에서는 구체적인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에서 나타나는 간단한 방정식과 부등식 다룬다. 삼각함수도 통합, 약화돼 삼각함수의 성질은 삼각함수의 그래프의 성질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정도로 간단히 다룬다. 삼각함수의 덧셈정리와 관련하여 복잡한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삼각함수의 활용에서는 주어진 구간 안에서 해를 구하는 간단한 방정식과 부등식 다룬다. 삼각함수의 그래프를 그리거나 삼각함수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때는 공학적 도구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미분법과 적분법의 내용 중 속도, 가속도, 거리에 대한 문제는 ‘기하와 벡터’로 이동했고, 적분에 필요한 공식은 미분법의 공식에서 유도하게 했다. 정적분의 다양한 활용을 통해 적분 개념이 실생활에 유용함을 인식하도록 했다.
# 기하와 벡터 : 기하와 벡터는 미적분Ⅰ과 미적분Ⅱ의 내용을 이해한 학생이 보다 높은 수준의 수학을 학습하기 위하여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다. 기하와 벡터는 ‘평면 곡선’, ‘평면벡터’, ‘공간도형과 공간벡터’로 구성된다. ‘평면 곡선’ 영역에서는 이차곡선, 평면 곡선의 접선을, ‘평면벡터’ 영역에서는 벡터의 연산, 평면벡터의 성분과 내적, 평면 운동을, ‘공간도형과 공간벡터’ 영역에서는 공간도형, 공간좌표, 공간벡터를 다룬다.
미분법을 이용한 평면 곡선의 이해를 강화했다. 음함수, 매개변수 부분이 미분으로 이동해 미적분Ⅰ,Ⅱ를 배운 이후에 기하와 벡터를 배우게 된다. 위치벡터를 이용한 평면 운동의 이해도 강화되어, 평면 운동을 벡터로 나타내어 속도, 가속도, 이동거리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공간벡터의 뜻과 성질은 평면벡터와 관련지어 이해하게 했다.
# 고급수학Ⅰ : 고급 수학Ⅰ은 심화 과목으로 일반 과목에서 학습한 수학의 기본 지식과 기능을 바탕으로 심화된 수준의 수학적 개념, 원리, 법칙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수학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 등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하는 과목이다.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능력과 태도를 기르게 함으로써 자연과학 및 공학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과학의 학습에 기초를 제공한다.
고급 수학Ⅰ의 내용은 ‘벡터와 행렬’, ‘일차변환’, ‘그래프’로 구성된다. ‘벡터와 행렬’ 영역에서는 벡터, 행렬과 연립일차방정식을, ‘일차변환’ 영역에서는 일차변환과 행렬, 고윳값과 행렬의 거듭제곱을, ‘그래프’ 영역에서는 그래프의 뜻, 여러 가지 그래프, 그래프의 활용을 다룬다. 현행 수Ⅰ, 기하와 벡터에서 배우던 내용보다 더 체계화시키고 심화시켰다. 그래프는 단순 그래프를 주로 다루지만 방향 그래프도 다룰 수 있다.
8. 고급수학Ⅱ : 고급 수학Ⅱ는 고급수학Ⅰ과 같이 심화 과목으로 더욱 심화된 수준의 수학적 개념, 원리, 법칙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수학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 등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하는 과목이다.
고급 수학Ⅱ의 내용은 ‘복소수와 극좌표’, ‘미적분의 활용’, ‘편미분’으로 구성된다. ‘복소수와 극좌표’ 영역에서는 복소수의 극형식, 극좌표와 극방정식을, ‘미적분의 활용’ 영역에서는 미분의 활용, 미분방정식, 적분의 활용을, ‘편미분’ 영역에서는 이변수함수의 뜻, 극한과 연속, 편미분, 편미분의 활용을 다룬다. 대학교 1학년 미적분학 수준에서 필수적인 내용들이다.
변화내용에 따른 학습방향 전망
선택과목의 재구조화에 따라 기초수학, 고급수학Ⅰ, Ⅱ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문제가 된다. 기초수학이 보충수업 형태로 진행될 수 있을지, 평가는 어떻게 조직화할지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이미 과학고, 영재학교는 교과과정 개편과 관계없이 AP 수준의 심화수학을 하고 있다. 일반학교, 자율고, 과학중점학교, 혹은 일반 인문계고 학교 등에서 고급수학을 활용할 수 있는지, 성적평가는 어떻게 할 것인지, 수능 및 대학별 고사에서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또한, 인문계와 자연계 과정을 명시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개설가능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현행 교과과정을 참조했을 때, 인문계는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 정도를 배우고 수능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는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Ⅰ,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를 배우고 수능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2014학년도부터 개편되는 수능 A, B형과 어떻게 연계되어 운용될지도 관건이다. A, B형은 아직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고, 그 생명이 매우 짧을 가능성도 있다. 7차 교육과정의 다양한 선택 과목군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일률적으로 ‘미분과 적분’만 활용되었던 전례로 볼 때 충분한 활용 방안 등에 대한 모색이 필요할 것이다.
학습부담 면에서 보면 인문계 예상 교육 과정에는 행렬,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그래프, 순서도 등이 삭제되어 학습 부담이 경감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자연계 예상 교육 과정에는 행렬과 그래프만 고급수학으로 이동하고 나머지 학습내용은 거의 동일하다. 오히려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등 다른 영역과의 연계성이 높은 개념들을 너무 늦게 배우게 되는 셈이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 부담을 크게 느낄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에서 상위권 및 최상위권을 유지하기 위한 선행학습의 필요성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교과과정 개편으로 삭제되는 내용과 배우는 순서 조정에 따른 신유형 창출, 직관적 이해 강조와 수학적 의사소통 능력 강조에 따른 신유형 창출의 가능성이 있으며, 이전에 많이 출제되었던 복잡한 계산능력 문제는 출제되지 않거나 출제빈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도움말: ‘상상학원’ 이의경 원장
참고자료: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정 고시자료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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