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 비슷한 두 고등학교의 진학률

지역내일 2012-10-19

 


수능 성적이 비슷한 두 고등학교가 있다. 그렇다면 이른바 명문대 진학률도 비슷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 수능 점수 같은데, ''SKY'' 진학률은 서울 강남이 지방의 2배
입시정보업체인 하늘교육과 <동아일보>가 서울과 6개 광역시 일반계 고교(특목고 제외)를 대상으로 2012학년도 수능 성적과 주요 대학 진학률을 비교 &#8228; 조사한 결과가 확인시켜준 결론이다. 언어·수리·외국어 등 수능 3개 영역 평균에서 똑같이 2등급 이상 성적을 받은 고교생끼리 비교하면, 서울 고교생의 SKY 진학률은 지방 고교생의 2배에 가깝다.
이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SKY 진학률 상위 20개 고교에서 3개 영역 평균 1 &#8228; 2등급을 받은 학생은 2971명이었다. 이 가운데 SKY 합격자는 1560명으로 절반을 넘었다(약 53%). 반면 부산 등 6개 광역시의 주요 20개 고교에서는 1617명이 3개 영역 평균에서 2등급 이상의 성적을 받았다. 이 가운데 SKY에 진학한 학생은 30%(486명)에 그쳤다
예를 들어 대구·경북 지역의 명문으로 손꼽히는 대구 수성구 능인고는 지난해 수능에 응시한 재학생과 졸업생 738명 중 15.9%(117명)가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서 평균 1 &#8228; 2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이른바 ''SKY'' 대학) 합격자는 25명으로 3.4%에 불과했다.
반면,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의 경우, 수능을 치른 668명 중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평균에서 1 &#8228; 2등급을 받은 학생은 17.7%(118명)이었지만 ''SKY''에 합격한 수험생은 64명으로 응시생의 9.6%를 차지했다. 대구와 비교해서 약 3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 대입 전형 종류만 3298개
수능 점수가 같아도, ''서울에 사느냐, 지방에 사느냐''에 따라 명문대 진학률이 큰 차이를 보이는 현상이 왜 생길까. 그 이유는 대입 제도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이다.
학생의 특성을 고려해서 어떤 전형에 지원해야 유리한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학생이나 학부모가 이런 판단을 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결국 입시 정보가 풍부한 사교육 업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명문대 진학률의 차이를 낳았다는 것이다.
즉 입시 학원이 몰려있는 서울에선 대입 전형에 관한 전략적 판단을 하는데 도움을 받기가 쉬운데 반해 지방 학생들의 경우 이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다는 것이다.


● 수시 모집 인원 늘수록 서울-지방 간 격차 커져
문제는 앞으로도 수시모집 비중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는 점이다.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선발인원은 2010학년도 59%, 2011학년도 61.6%, 2012학년도 62.1%에 이어 올해는 64.4%로 확대된다. 그렇다면 같은 수능 점수를 받은 지방 학생이 서울 학생보다 낮은 명문대 진학률을 보이는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방 학생들은 대책이 없는 것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
첫째, 입시의 장기적 플랜을 짜자. 중3 과정이 끝나는 그 순간부터 목표 대학 입학까지의 내신, 수능, 논술, 비교과 영역 등 입시에 대한 체계적이고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둔다면 입시제도가 어떻게 바뀐다 하더라도 최적의 방법으로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예비고1의 겨울방학이 대학을 결정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둘째, 믿을 수 있는 멘토를 정하라. 학교의 진학 담당 선생님은 물론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전교생의 3년이나 되는 입시 준비과정을 일일이 체크해 줄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먼저 입시를 치른 선배도 좋다. 하지만 그 선배와 나의 상황이 꼭 같지 않다면 정확한 도움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보다는 다양한 입시 컨설팅 경험이 있는 입시전문가를 멘토로 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 발품을 팔아서 정보를 얻자
그럼 과연 지방은 정말 정보력이 떨어지는 걸까?
강원도 지역의 신문이 하루 늦게 배달되는 것도 아니고, 전국 어디에서나 빵빵 터지는 LTE가 이 지역에서만 안 터지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면서 나에게 필요한 정보가 없다고만 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평소에 관심을 두지 않다가, 아이가 고3이 되거나 수능 시즌이 되면 그때서야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어떻게 진학지도를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아는 학부모가 드물다. 게다가 이제는 강원도 지역도 평준화가 되었으니 중3부터는 수시로 대학을 갈 것인지, 정시로 갈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한다. 대입 전형 종류만 3298개. 그 정도라면 입시전문가도 분석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모른다. 그러니 학생도 학부모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미리미리 신문, 인터넷, 입시설명회 등 가능한 여러 방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확한 진학 자료를 찾아야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카오스 입시전략연구소 김경률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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