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 "또 방폐장이냐?"

교과부, 비밀리에 고준위 폐기장 검토 … 부안·기장·양양·서천 거론

지역내일 2012-10-18
전북 부안군이 또 한번 술렁이고 있다. 지난 2005년 원전에서 사용한 작업복, 장갑 등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처리장 후보지 선정 문제로 홍역을 치른 지 7년 만이다.
이번엔 사용후 연료봉을 보관하는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시설'' 후보지로 거론된 정황이 드러났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김상희(민주당) 의원은 9일 교과부가 ''고준위폐기물 장기관리 기술개발(2007~2011년)'' 용역을 통해  부안군을 포함한 전국 4개 지역을 고준위 핵연료 처분시설 후보지로 선정해 광범위한 조사와 검토를 진행 했다고 주장했다. 부안군과 함께 부산시 기장군, 강원도 양양군, 충남 서천군 등이 거론됐다. 전국 62개 지역을 후보지로 놓고 기초조사를 벌였고, 부안 등 4개 지역은 지하 500 지하수까지 분석하는 심층조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원자력발전소 내에 있는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이 2016년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고 4곳을 후보지로 압축해 처분시설을 지으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주장이 알려지자 전북도와 부안군은 발끈했다. 비밀리에 진행된 정부의 검토작업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전북도는 "방폐장은 지식경제부 소관인데 왜 교과부가 나섰는지 이해가 안된다"면서도 "정부가 공식적으로 추진했다 해도 후보지 공모에 응항 의향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부안군은 더욱 격앙된 반응이다. 김호수 부안군수는 "관광으로 먹고 사는 지역에 핵폐기장을 짓겠다는 것은 지역을 말살하려는 처사"라며 "새만금사업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세계 어디에도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없는데 현 정부가 그 짐을 차기 세대에 떠넘기려 한다"면서 사업 추진 중단과 관련 자료 공개를 촉구했다.
한편, 지난 2005년 부안군은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군수가 저준위 처리장 유치신청을 낸 것을 계기로 지역사회가 찬반으로 나뉘어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당시 반대운동에 나섰던 주민 45명이 구속되는 등 400여 명의 주민이 형사처벌을 받아 참여정부의 대표적 실패사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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