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이사람] 10년 교육봉사, JS정샘학원 고(故) 정한석 원장
상록학교 검정고시준비 학생들에게 10년 동안 한결같이 교육봉사
언제나 교육봉사의 마인드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인터넷 아이디조차도 bongsa13(봉사한석)이었던 그였다.
10여년 동안 구미 상록학교에서 새터민이나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수학을 가르쳤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무료교육을 해왔던 구미 도량동 JS정샘학원 정한석 원장(사진)이 지난달 25일 타계했다. 사인은‘뇌동맥파열로 인한 뇌출혈 및 뇌압상승’. 향년 44세였다.
늘 한결 같았던 선생님
“며칠 동안 선생님이 생각나 잠을 못 잤어요. 선생님을 잊지 않기 위해 일기를 써 놓기도 했죠.”
구미 상록학교에서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50대 아주머니는 “항상 저희들에게 ‘눈이 반짝반짝한다’, ‘잘했다’고 격려해주던 선생님의 모습이 선하다”며 “수업도 쉽고 재미있게 잘 가르쳐 주셨다”고 기억했다.
상록학교 정태하 교장은 “아직도 문을 열고 밝게 인사하면서 들어올 것 같다”며 “10여년을 한결같이 봉사해 주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정 교장은 “‘먼 훗날 복지사업을 하고 싶다’며 서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다”고 덧붙였다.
존재만으로 행복 주는 사람
경북 경산이 고향인 정한석 원장은 2남 4녀 중 장남. 6대 종손으로 그의 어머니에겐 존재만으로도 행복을 주는 사람이었다. 어려서부터 두뇌가 뛰어나고 마음이 여렸다는 게 그의 주변사람들의 평이다. 초중고 학교생활을 모범적으로 했고, 1988년 의대수준의 실력으로 경북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고 한다.
대학교 때 아버지의 병환으로 택시기사, 가구배달, 고등학교 수위까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1년 벌어서 1년 공부하기를 반복, 10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졸업 후 회사에 입사하면서 구미로 오게 되었고, 회사생활을 하면서 상록학교에서 교육봉사를 시작했다.
그의 아내인 JS정샘학원 신갑순 논술원장은 “봉사를 위해 구미시 구평동에서 원평동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고 즐겼던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교육봉사 마인드로 학원 운영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르치는 것이 자신의 길이라고 느낀 정 원장은 대기업 연구원직을 그만두고 구미 도량동에서 수학 과학 전문학원인 제이에스학원을 개원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다.
당신 몸 피곤한 줄도 모르고 학생들 가르치는 것을 신나게 했다는 정 원장은 학원운영에 있어서도 항상 교육봉사의 마음으로 임했던 흔적이 곳곳에 있다. 부모의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사업부도 등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무료수업 혜택을 주었으며, 강사 1인당 10% 무료교육을 원칙으로 하기도 했다.
또 항상 아이들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배려했다.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며, ‘그것도 모르냐’, ‘아이고, 힘들어’, ‘넌 안돼’ 등의 표현을 금하도록 마련한 학원규정이나 수많은 교사지침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샘이 자신의 멘토라는 김천고의 한 학생은 “부모보다 더 멀리보고 자신을 이끌어 주셨고, 진심으로 대해 주셨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또 다른 한 학부모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열정을 쏟아부었다”며 “남들이 80평생 할 일을 다 하고 가신 것 같다”고 기억했다.
스스로 편하고 쉬운 길보다는 항상 학생들이 심성을 다치지 않고 공부할 여건을 만들어 주려했던 정 원장. 모든 교육자들에게 정 원장의 교육봉사마인드가 귀감이 되길 기대해본다.
취재 안정분 리포터 bu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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