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생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성장기 어린이는 일주일에 최소 3일은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하는 게 좋다는 것을 대다수 부모들은 알고 있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 학원 스케줄에 치이거나 동네에서 같이 뛰어 놀 친구가 없기 때문이다. 각 자치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체육시설은 다양한 종목, 저렴한 비용과 좋은 시설로 많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등록, 오가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제한된 시간표로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부모들의 이런 바람을 해결 해 주는 곳이 바로 사설 스포츠클럽이다.
사설 스포츠클럽의 다양한 세계
사설 스포츠클럽은 OO스포츠단, xx체육학원 등의 이름으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축구, 야구, 농구 등의 구기 종목, 달리기, 줄넘기, 매트, 뜀틀과 같은 내신 체육부터 인라인, 스키, 수영, 승마까지 다양한 운동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6~7세 유치원 남자아이들이 축구로 운동교육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축구는 격렬한 운동입니다. 어린이들이 코치나 보호자 없이 축구를 하다보면 부상위험이 크고 서로 다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체계적인 훈련법과 경기운영규칙은 자연스럽게 개인기와 팀워크를 키우는데 자양분이 됩니다.”
잠실의 피닉스체육 박지웅 원장의 설명이다.
초등여학생의 경우 종목이 축구나 야구 등의 구기 종목으로 시작하는 남학생들과 조금 다르다. 신체활동량이 적은 여학생들은 줄넘기나 인라인, 학교체육 등으로 시작해서 초등고학년이 되면 농구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 2차 성징이 오기 전에 키 크기가 최대 관심사인 5, 6학년 여학생들은 더욱 그렇다.
왜 사설 스포츠클럽인가?
초등 엄마들이 스포츠클럽을 이용하는 이유는 운동을 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곁가지로 얻어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우선 체육팀을 짜면서 엄마들은 아이들이 또래와 자연스럽게 어울리길 바란다. 운동 뿐 아니라 학원정보를 교류하고 엄마들 네트워크도 형성하는 것이다. 또한 운동을 잘하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초, 중등 시절엔 ‘운동 잘 하는 아이’는 ‘공부 잘 하는 아이’만큼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박지웅 원장은 “스포츠클럽은 지도 교사들이 체육전공자로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이 있는지 확인하고 학부모님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검증된 곳이 좋다”고 올바른 스포츠클럽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땀 흘리고 난 후 한결 표정이 밝아진 아이들을 볼 때면 많은 보람을 느낀다”며 “중고등학교에 비해 시간 여유가 있는 초등학생 때 운동으로 체력을 키운다면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체육까지 사교육이 필요하다는게 씁쓸한 건 틀림없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예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체육활동 기회를 안주잖아요. 하나고 입시 중 체력검사에서 남자는 13분 내에 2km, 여자는 1.6km를 완주해야 한 대요. 무리한 기준이 아닐 수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되는 건 아니잖아요. 게다가 대입 스펙으로 쓸 운동종목 1개 정도는 있어야 해서 지금 이거저거 시키고 있어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적금 붓는 심정으로 시켜요.”
주부 이진선씨(가명 오금동 44)가 체육교육마저 사교육이 필요한 현실을 꼬집었다.
스포츠클럽 좋다 vs 별로다 엄마들의 한마디!
중2, 초6 남매를 모두 스포츠 클럽에 보낸다는 이주영 주부(잠실, 45세)는 4년째 꾸준히 보내고 있는 경우다. “큰애가 자체 운동량이 많다면 굳이 체육까지 학원 보내가며 운동을 안 시켰을 거예요. 근데 워낙 몸이 둔하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타입이거든요.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가끔 친구들이랑농구하면서 공부 스트레스를 풀어요. 운동을 싫어하거나 성격이 소극적인 아이들이라면 강추예요”
최수영 주부(수서, 39세)는 “운동 팀 짜는 것도 쉽지 않고 여자애들은 다툼이 있으면 금방 깨져서 골치 아파요. 초6 저희 아이는 동네 청소년 수련관에서 저렴하게 수영, 리듬줄넘기까지 다 마스터했어요. 지금은 탁구교실을 재밌게 참여하고 있어요. 애 데리고 오가는게 힘들긴 하지만 몸으로 배운 건 평생간다고 하잖아요. 그 정도 수고는 감수해야죠.”
공경아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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