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계속되는 경제위기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맞물려 그렇지 않아도 살기 팍팍한 어려운 이웃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어려 수록 나눔의 손길은 더 많이 필요하지만 다들 어렵다 보니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을 전하는 길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또 다른 방법 ‘기부’, 직접 찾아가 사랑을 전하진 못하더라도 마음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선행에 함께 할 수 있다. 기부는 현금부터 자신이 가진 재능 기부, 교육기부 물품 기부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큰돈이나 힘든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관심만 있다면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전할 수 있는 ‘기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 우리 모두 기부천사가 되어보자.
버리면 ‘고물’, 기부하면 ‘보물(?)’로 변신
우리지역에서 기부를 받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곳은 꽤 많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양천 해누리푸드마켓’(2062-1377)은 기증 받은 물품이 매장에 전시되어 수혜자들에게 제공된다. 양천구 자원봉사센터 옆에 위치한 이곳은 양천구에서 가장 많은 이용객이 찾는다. 많을 때는 한 달에 1800명이나 되지만 경기가 어려워져 기부 물품이 줄며 이용자들도 줄었다. 이곳에서 취급하는 물품은 50여개, 인기 품목은 가공식품과 식재료란다. 라면이나 쌀, 고추장 된장 등과 치약이나 휴지 등의 생필품도 인기 품목이다. 이곳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헌옷 등도 기부를 받아 녹색가게에 제공한다. 기부 물품 중에는 추석이나 연말에 들어온 선물 세트나 선물 세트 중에서 필요치 않은 물건 일부의 기증도 가능하다. 연말에 세금공제를 원하는 기부자들에게는 기부 물품을 현금으로 계산해서 세금공제서류도 제공하고 있다. 업체기부에 비해 개인기증자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푸드뱅크도 기부가 가능한 곳으로 양천구에는 신정복지관 부설 ‘신정푸드뱅크’(2651-1792)를 운영한다. 강서구는 방화동에(2666-6181), 영등포구는 당산동(846-1377)에 푸드뱅크가 운영되고 있다.
양천 아파트 내에 위치하고 있는 신정푸드뱅크도 정기후원자들은 개인 회원보다 떡집이나 순대집, 족발 집 등의 음식점 운영자들과 학교 등의 기부로 이루어진다. 기부된 물품은 40여 곳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제공된다. 독거 어르신들과 아동센터에 찾아가 직접 전달하다보니 완성된 음식과 식재료 외에 신발, 학용품이나 각종 생활필수품 등 기부하는 다양한 물건들을 수혜자들에게 그때그때 전달 할 수 있어 쓸 수 있는 물건의 기증은 무엇이든 대 환영이다.
“아직 기부에 대한 인식이 낮아 개인 기증자들이 많지 않은 데 앞으로 개인 기증자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바랍니다”라는 신정푸드뱅크의 안승모씨는 “기부 물품이 많을 때는 직접 수거하러 나가는데 가끔 기부 물품 중에 유통기한이 아주 많이 지나 곰팡이가 날 정도로 쓸 수 없는 물건을 기부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작은 관심으로 시작해 희망을 선물하는 기부
요즘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인지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는 녹색가게는 양천구 재활용센터 옆의 1호점(2647-6670)과 신정동에 녹색가게 2호점(2695-6671)이 운영된다. 의류에서 신발, 유모차, 그릇, 책과 가방 등 다양한 물품을 기부 받아 운영하는 녹색가게는 양천 지역 중?고교의 교복 구입이 가능한 곳으로, 기부 받은 교복과 교과서를 모아 매년 연초에 교복장터를 운영하므로 아이들의 교복도 좋은 기부물품이다. 이곳은 낡은 헌옷도 기부 가능한데, 낡은 헌옷은 고물로 팔아 다른 기부물품의 수익금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된다.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기증받아 매장에서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과 단체를 돕는 비영리 시민단체인 아름다운 가게도 녹색가게처럼 옷과 가방에서 신발, 책, 소형가전 등 다양한 물품의 기부가 가능하다. 온라인 기부도 가능한 아름다운가게는 양천점(2648-1005) 목5동 부영3차, 강서점(?2695-1004) 화곡3동에 위치한다.
양천구 예비사회적 기업 (주)굿윌사업단(신정동,☎2061-9191)도 마찬가지로 재활용품 판매점으로, 기증받은 의류 신발, 가구 등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하고 있는 이곳도 기부 물품이 많이 필요하다.
올 6월 문을 연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가게’(☎2620-3972)는 목2동 주민센터와 주민자치위원회가 함께 운영하는 주민공동 상설복지매장이다. 기부 받은 물품(미사용품 이나 재활용품)을 주민에게 저렴하게 판매 해, 수익금은 독거 어르신과 소년?소녀 가장 등 어려운 이웃에게 제공하고 있다. 기부물품을 접수는 연중무휴, 이곳은 특별하게 기부자의 이름을 매장에 게시한다.
강서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강서희망가게(화곡2동,☎2605-1222)에서도 중고물품을 연말까지 기증받고 있다. ‘유아와 아동용 장난감과 도서 기증 캠페인’을 전개하여 모인 물건들을 판매한 기금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이외에 동네 복지관 등에도 기부가 가능하며, 또 간편하게 기부 할 수 있는 곳으로는 홈플러스 목동점 3층의 아름다운가게에서 설치한 기증함으로 쇼핑하러 갈 때 기부 물품들을 기증함에 넣는 방법도 있다.
기부에도 예절 있어
양천구 녹색가게에서는 낡고 못 쓰는 의류를 고물로 판매 해 그 수익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사용하므로 낡은 옷 기부도 가능 하지만, 이 곳 외에 다른 곳에는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기부해야한다. 기부하기 전에 먼저, ‘내게는 필요가 없어졌거나 쓰지 않는 물건이지만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인가’ 생각해봐야한다는 것이다.
“기부물품 중에는 고장난 전자제품이나 너무 오래 되고 훼손 된 물건이나 옷, 심지어는 입던 팬티 같은 속옷도 있는데 기부를 쓰레기 정리하는 걸로 생각 하시는 분들도 간혹 있는 것 같습니다. 기부는 못 쓰는 물건이 아닌 나는 안 쓰지만 사용 가능한 물건을 기증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가게 목동점 이숙연 매니저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작은 관심만 있다면 어렵지 않은 기부는 그로 인해 희망을 선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름답고 값진 행위다. 기부 물품이 작다고 망설이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기부할 때 유의 할 점, 기부에도 예절이 있다. 크고 값비싼 것이 아니라도 내가 안 쓰는 물건 남는 물건 필요 없어진 물건이 누군가에 유용하게 쓰이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기부 말이다. 풍성하고 넉넉한 가을이 가기 전에 아이들이 커서 작아진 옷과 신발, 안 쓰는 학용품 등을 잘 챙겨서 아이들 손잡고 ‘기부’ 나들이를 나서보자. 기부천사가 되는 일도 멀지만은 않은 듯싶다.
이희경 리포터 yihk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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