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6~7세 아이를 둔 엄마들은 입학 준비 때문에 맘도 바쁘고 고민도 많다. 학교생활 적응을 잘 도와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걱정이 넘치지만 손에 딱 쥔 방법은 별로 없다. 갖추어야 할 것은 태산인데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도 막막하다. 학습에 중점을 두는 엄마들이 많은 가운데 교육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학습 능력보다는 단체생활을 잘 해 나갈 수 있는 성격과 사회성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HB두뇌학습클리닉 이명란 소장은 “학교생활 적응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규칙 준수 능력과 친구들에게 대우받을 수 있는 원만한 성격”이라며 “친구를 괴롭히거나 욕·폭력을 사용하는 아이들, 개인위생에 대한 개념이 없거나 자기 물건에는 손도 못 대게 하면서 친구들 물건은 잘 빌려 쓰는 염체 성향을 아이들은 싫어한다”고 말했다.
원만하고 배려심 있는 아이가 인정받아
초등학교 1학년에게 인기 있는 아이는 어떤 면을 가지고 있을까? 공부를 잘 하는 아이나 영어를 잘하는 아이도 물론 그 주인공이 될 수 있겠지만 아이들은 공부는 좀 못해도 씩씩하고 남을 배려하는 원만한 성격을 가진 친구를 더 좋아한다. 이 소장은 “성격 형성은 3세가 되면 거의 완성되지만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엄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통제력이 작동되기 때문에 엄마의 적극적인 노력만 있으면 아이의 성격을 다듬을 수 있다”며 “학습능력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변화가 가장 심하게 오는 변동자산인데 비해 성격은 사춘기에 큰 변화를 겪기는 하나 비교적 안전자산에 해당되기 때문에 인생 초기에 성격 형성에 신경을 많이 써야 소중한 아이의 인생이 더 평탄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공부는 중학교, 고등학교 때 반전의 가능성이 있지만 성격 형성은 유통기한이 있어 이 시기를 놓치면 부모가 아무리 노력해도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두뇌발달 단계 상 이성적 판단을 하기에 아직 역부족인 예비초등학생의 의사를 지나치게 존중해주고 수용해주는 경우 감정과 욕구 조절 능력을 배울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엄마의 기준대로 아이를 키우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아이의 학교 적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양육태도가 필요하다.
“엄마가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이라 생각하고 양육 기준과 규칙들을 정해 보세요. 해서는 안 되는 말과 행동이 분명히 보일 것입니다.”
엄마의 기준 보다 선생님의 기준에 맞추라는 이 소장의 조언이다.
논리적인 설명보다 분위기가 더 중요
학교생활 적응에 필요한 행동은 강화하고 부정적인 행동을 소거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가 한결 같아야 한다. 엄마의 논리적인 설명 또한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들 중 하나. 사고력보다 욕구와 감정이 중심인 6~7세 아동은 말보다는 감정을 더 잘 알아듣는다. 대화의 내용보다 대화의 분위기가 더 중요한 이유다.
“아이가 잘못했을 경우 아이와 함께 방문을 닫고 들어가 마주 앉아 눈을 쳐다보면서 딱딱한 표정을 짓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이가 감정이 격할 때는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침묵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좋은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사줄게’ ‘~해줄게’ 라는 Give & Take의 기법보다는 ‘네가 이렇게 하면 엄마가 참 행복할텐데’ 식으로 엄마의 기분, 느낌을 말해 주면 협조적으로 변합니다.”
학습능력의 지속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신경학적인 문제, 훈련 통해 개선해야
다른 아이들보다 읽기, 받아쓰기, 운동능력이 조금 늦거나 더딘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1학년 과정이 끝나는 시기에는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정 궤도로 들어서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경생리학적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 소장은 “아이의 인지, 정서, 행동, 운동능력도 중요하지만 신경학적 기능도 간과하거나 지나쳐서는 안 된다”며 “신경학적 문제로 인한 학습능력 저하는 시간이 흐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고학년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전문가가 아니면 아이의 문제가 어떤 원인에 의한 것인지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한글터득을 예로 들면 6개월~1년 사이 한글을 떼는 여느 아이와 달리 2~3년 정도가 걸리거나 책을 읽을 때 눈 대신 고개가 심하게 돌아가거나 비슷한 글자 ‘주’와 ‘수’, ‘보’와 ‘모’ 혹은 ‘ㄱ’과 ‘ㄴ’을 지속적으로 혼동하는 증상은 신경학적 문제로 인한 것으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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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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