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창의·인성교육, 스토리텔링, 수학적 과정 강화를 통해 창의성 신장 추구
중등-수학적 창의성 강조, 생각하는 힘 길러주는 교육과정으로 전환
2013학년도부터 순차적으로 수학 교육과정이 크게 개편된다. 초등학교 1, 2학년과 중학교 1학년은 2013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은 2014년부터 새로운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개편의 전체적인 방향은 융합적 성격 지향, 수학교육에서 말하기·쓰기·의사소통 능력 강화, 복잡한 계산 지양, 계산기 사용 권장, 학습량 20% 감축 등이다.
수학 과목은 입시에서의 영향력과 학습 부담이 다른 과목에 비해 커서 선행학습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편된 교육과정은 과연 학습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인가. 주요 개편 내용을 ‘초·중학교 과정’과 ‘고등학교 과정’으로 나누어 2회에 걸쳐 살펴봄으로써 학습방향이 어떻게 달라져야할지 전망해본다.
<초등수학 개편>
개정 교육과정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의 목표가 통합되어 있어 중등과정 개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등과정 개편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초등과정은 창의·인성교육 및 스토리텔링 요소 강화, 수학적 과정의 강화를 통한 창의성 신장 추구를 그 특징으로 한다.
문제해결영역이 독립된 단원에서 각 영역 안으로 통합
이전의 교육과정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는 ‘규칙성과 함수영역’(7차)→‘규칙성과 문제해결영역’(2007년 개정)→‘규칙성’(2009년 개정)과 같이 문제해결영역이 독립된 단원이 아니라 각 영역 안으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수학적 의사소통 능력의 강화’라는 이번 개정의 목표를 더 잘 실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문제해결능력은 일상생활 문제 혹은 학문 융합적 문제 등을 만들어보고 이해하고 수학적으로 식을 세워서 풀이하는 종합적 능력과 연관해 단원마다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다. 실제로 이번 개정에 따른 새 교과서는 현행 교과서에 비해 언어적 표현 부분이 훨씬 강화되었다.
문제해결과 관련해서 초등학교의 단계별 목표를 살펴보면, 1·2학년은 실제로 해보기, 그림 그리기, 식 만들기, 규칙 찾기, 거꾸로 풀기 등의 문제 해결 전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3-4학년은 표 만들기, 예상과 확인, 단순화하기, 논리적 추론 등의 문제 해결 전략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5-6학년은 여러 가지 문제 해결 전략을 비교해 문제를 해결하고, 주어진 문제에서 필요 없는 정보와 부족한 정보를 찾을 수 있으며, 조건을 바꾸어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문제 해결 과정의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영역별 주요 변경내용과 학습방향
# 수와 연산 : 현행 2학년 때 배우던 ‘세 자리 수의 덧셈과 뺄셈’, ‘분수의 이해’를 3·4학년에서 배우게 된다. 학습부담 경감을 위한 조정으로 볼 수 있다. 3-4학년 과정에서 분수와 소수의 뜻 알기와 덧셈·뺄셈을 배우고, 5-6학년 과정에서는 분수와 소수의 사칙연산, 분수를 소수로 소수를 분수로 고치기를 배운다. 분수와 소수의 계산만큼은 확실하게 익숙해져서 중학교 과정으로 올라가야 할 것이다.
# 도형 : 사각형의 포함관계(사각형-사다리꼴-평행사변형-마름모·직사각형-정사각형)가 삭제된다. 선대칭의 위치에 있는 도형과 점대칭의 위치에 있는 도형도 삭제된다. 회전체는 중학교로 이동한다. 이 부분을 중학교 때 처음 배우게 됨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 측정 : 3·4학년 군에서 시간을 배울 때, 시간의 덧셈·뺄셈이 약화되어 복잡한 계산은 나오지 않는다. 학생들을 골치 아프게 했던 평면도형의 둘레도 4학년에서 5·6학년으로 넘어가 넓이와 같이 배운다. 부피와 들이 사이의 관계는 삭제된다. 7차 교육과정의 어림하기(반올림, 올림, 버림) 이외에도, 수의 범위(이상, 이하, 초과, 미만)가 현행 교과 과정에 추가된 바 있다.(4학년 2학기) 중학교의 근삿값 과정은 삭제되었지만, 양에 대한 어림과 측정이라는 근삿값의 최소 원리는 초등학교 때 배운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 확률과 통계 : 자료를 정리하여 간단한 그림·그래프로 나타내는 내용이 5학년에서 3·4학년 군으로 내려간다. 줄기와 잎 그림은 중학교로 이동하고, 띠그래프와 원그래프는 유지한다. 간단한 평균 구하기는 그대로 남고 ‘가능성’이 신설된다. ‘경우의 수와 확률’도 현행 이전의 교과과정처럼 중학교로 복귀한다. ‘가능성’은 ‘경우의 수와 확률’을 배우기 이전의 개념인데, 중·고등학생들도 경우의 수나 확률이 확정적 숫자가 아닌 ‘가능성’ 개념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는 좋은 도입으로 볼 수 있다.
# 규칙성 : 1-2학년 군은 규칙찾기, 3-4학년 군은 규칙찾기 및 규칙과 대응, 5-6학년 군은 비와 비율, 비례식과 비례배분, 정비례와 반비례 등을 배운다. 방정식은 중학교로 다시 복귀하고 할푼리와 연비는 삭제된다. 규칙성을 식으로 세우기 이전의 단계에 충실하려는 개편으로 보인다. 정비례식과 반비례식을 중학교 때 제대로 된 일차함수 형태로 배울 것이고 초등학교 때는 대응 관계에 충실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두 수 사이의 대응 관계를 도입할 때는 y=x+a, y=ax일 때에만 비례상수와 두 수 사이의 대응 관계를 x와 y를 이용하여 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할푼리는 소수개념에 통합하면 될 것이고 연비는 비례식의 확장으로 이해하면 별 문제가 없다. 학습부담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등수학 개편>
중등과정은 전체적으로 수학적 문제해결력, 수학적 추론, 수학적 의사소통 등 수학적 과정을 강화해 수학적 창의성을 강조했다. 또한 불필요한 수학적 용어를 삭제하고 암기와 계산 위주의 학습을 지양하면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과정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수 개념 줄고 직관적 이해와 실생활 활용 강조
중등 수학은 집합과 명제의 삭제, 근삿값 삭제를 제외하고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지만 필수적인 개념은 줄어들었다. 과도한 개념과 증명보다는 직관적 이해를 강조했다. 함수 도입에서도 직관적 이해를 강조했고, 실생활 활용과 개념의 통합, 기존의 실생활 문제에 덧붙여 설명능력 등 수학적 의사소통능력을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에 따른 신유형 문제들은 실제 시험에서 다소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학습량이나 시험대비 학습량이 줄어들지는 의문이다.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부담은 변별력 확보를 위한 테스트 때문에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교과과정에서 삭제된 개념이나 용어가 출제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기출문제를 활용할 때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근삿값 삭제를 제외하고 고등학교 과정까지 내다보면 배워야할 것이 줄어들지 않았다. 중요하고 추상적인 개념들이 중등과정에서는 삭제되었어도 고등과정에는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계를 선택할 수학 중위권 이상 학생들에게 선행학습의 필요성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역별 주요 변경내용과 학습방향
# 수와 연산 : 약수와 배수는 자연수의 범위에서만 다룬다. 유한소수를 순환소수로 나타내는 것은 다루지 않으며, 순환소수를 분수로 고치는 것은 순환소수가 유리수임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만 다룬다. 다양한 상황을 통해 음수와 무리수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하며, 수의 계산에서 자신의 풀이 방법을 설명하게 한다.
중1 과정의 집합 삭제로 집합과 관련된 모든 용어와 집합으로 포장된 연산 문제들이 사라질 것이다. 순수하게 수와 연산이라는 대수적 의미를 복원하고, 다소 추상적인 집합 개념은 고등 과정에서 제대로 다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집합과 관련된 모든 용어는 고등학교 1-2학기에 배우게 된다.
중2 과정에 있던 근삿값 삭제는 엄밀한 기준을 세우기 힘든 근삿값 정의를 삭제하여 애매한 부분을 제거하고 학습 부담을 경감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물론 근삿값 설정을 해주고 문제를 출제하는 방식은 가능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참값, 측정값, 근삿값, 오차, 오차의 한계, 유효숫자 등의 용어를 사용해야 풀 수 있는 문제는 내지 못할 것이다. 삭제된 십진법과 이진법 문제는 고등학교 1-2학기 과정에서 로그 문제를 다룰 때 정리하게 될 것이다.
# 문자와 식 : 방정식 관련 용어가 약화된다. 식의 값, 좌변, 우변, 양변, 이차식, 전개식, 소거, 가감법, 대입법이 소거된다. 그런데 이 용어들이 학습 상황에서는 다루어질 수 있다. 다만 그 용어를 알아야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문제를 출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단항식, 다항식, 다항식의 사칙연산, 식의 전개와 인수분해, 일차방정식, 일차부등식, 연립일차방정식, 연립일차부등식, 이차방정식, 활용 문제 등 중학교 과정에서 원래 배웠던 내용들은 그대로 유지된다.
# 함수 : 함수 개념 도입 방법이 변화하고 중영역이 통합된다. ‘함수’의 학습은 다양한 상황을 표와 식으로 나타내어 함수의 개념을 이해하고, 그 다음에 순서쌍과 좌표를 이해하며, 그 다음에 함수를 그래프로 나타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무엇이 함수가 되고 함수가 되지 않는지를 철저히 이해함으로써 함수 개념을 도입하게 된다. 일차함수 및 이차함수도 의미를 먼저 이해하고 그래프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의역, 공역, 치역, 대응 등이 함수 이해의 중심이 아니다. 일차함수와 일차방정식의 관계는 여전히 중요하다. 연립일차방정식의 해가 두 일차함수 그래프의 교점임을 이해해야 한다. 정의역, 공역, 치역의 용어들은 고등학교 교과 과정으로 넘어간다. 따라서 정의역, 공역, 치역을 묻는 문제는 중학교 과정에서는 낼 수 없다. 식과 대응관계에 관련된 문제를 주로 출제할 것이다.
# 확률과 통계: 누적도수 개념을 삭제하고 줄기와 잎 그림이 추가된다. 초등학교 때 경우의 수와 확률을 배우지 않으므로 중학교 2학년 과정에서 처음 배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줄기와 잎 그림, 도수분포표, 히스토그램, 도수분포다각형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경우의 수와 확률의 의미 및 성질, 확률의 계산, 대푯값에서 중앙값·최빈값·평균, 산포도에서 분산과 표준편차를 배운다.
# 기하 : 기하의 일부로 중학교 2-2학기 과정에서 배웠던 명제단원은 고등학교 1-2학기 과정으로 이동한다. 그에 따라 명제라는 용어도 삭제된다. 또 가정, 결론, 역, 정의, 정리, 증명이라는 용어로 삭제된다. 기하학적 성질을 명제화해서 OX 퀴즈 형태로 출제하는 부분은 약화될 것이다. 그러나 참·거짓 정도는 물을 수 있으므로 기하학적 성질을 묻는 문제의 출제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명제가 고등학교 과정으로 이동함에 따라 증명보다는 학생의 지식에 바탕을 둔 정당화를 강조한다. 점, 선, 면, 각 등의 기본 용어의 뜻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도형의 성질을 추론할 수 있어야 한다.
명제 부분을 제외하면 중학교 1·2학년 과정의 변동은 별로 없다. 기본도형, 작도와 합동, 평면도형의 성질, 입체도형의 성질, 삼각형과 사각형이 성질, 도형의 닮음, 도형의 활용까지는 같은 패턴이다. 여기서 사각형의 성질은 대각선에 관한 성질 위주로, 다각형과 다면체는 그 모양이 볼록인 경우만 다룬다. 3-2학기 과정의 피타고라스 정리도 그대로이다. 원의 성질은 축소돼 공통현, 중심선, 중심거리, 공통접선, 닮음의 중심, 닮음의 위치, 접선의 길이, 내대각 등의 용어가 삭제된다. 원의 현에 관한 성질과 접선에 관한 성질, 원주각의 성질, 그리고 이를 활용한 문제를 다룬다. 공통현과 관련된 문제, 공통접선이나 접선의 길이와 관련된 문제, 내대각 문제 등은 출제되지 않을 것이다.
삼각비에서는 삼각비 사이의 관계는 다루지 않고 사인, 코사인, 탄젠트 등 기본 성질만 다루며, 0도에서 90도 사이의 각도에 관한 것만 다룬다. 또한, 공학적 도구나 다양한 교구 활용을 통해 도형의 성질을 추론하게 한다.
도움말: ‘상상학원’ 이의경 원장
참고자료: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정 고시자료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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