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도 지나고 완연한 가을로 들어서고 있다. 자연과 동떨어진 도시에서의 삶이 시골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우리 주위를 조금만 여유롭게 바라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올림픽공원 같은 큰 공원 뿐 아니라 동네 작은 공원, 아파트 화단에도 이미 가을이 와 있다. 감나무, 밤나무, 모과나무, 대추나무, 가로수로 여기저기 심어진 은행나무까지 탐스런 열매를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정원에 심어진 오랜 된 과실수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아파트 화단 감나무에 매달린 노란 감들을 보면서 가을의 정취를 즐긴다는 주부 김민지씨는 초등생인 두 아이들에게 자연학습 삼아 아파트 주위를 산책할 때 과실수 찾기 놀이를 한다. “마트에서 파는 과일만 보다가 나무에 직접 매달려 있는 열매들을 발견하면 아이들이 너무 신기해해요. 내년 봄에는 아이들과 꽃을 꼭 관찰하려고요.”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화단에 열린 과실수들은 공공의 재산으로 여럿이 함께 열매를 감상하기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에 함부로 채취해서는 안 된다. 단 열매가 익어 땅에 떨어진 걸 줍는 것은 상관없다. 나무를 상하게 하고 무단 채취하여 적발될 경우 과태료 5만원을 물어야 하지만 주로 계도 위주라고 한다. 구청에서는 열매들을 수확하지 않고 야생동물의 먹이로 놔둔다. 반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수확된 열매들을 해당 동 주민들끼리 나누거나 노인정 등에 기부하는 방법으로 처리한다.
해충에 강한 은행나무는 잎은 혈액개선제의 원료로 쓰이고 열매는 식용으로 쓰여 버릴 게 하나도 없는 나무다. 때문에 많은 지자체 도로나 아파트 내에서도 쉽게 볼 수가 있다. 문제는 암나무에 열리는 은행들이다.
열매가 익어 나무에서 떨어지면 심한 악취는 물론 도로에 얼룩을 남겨 도시미관을 해쳐 지자체마다 가을철 은행나무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 부 도로변 은행나무 열매에서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 함유량이 초과되어 열매를 폐기조치 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있으니 섭취에 주의해야겠다.
공경아 리포터 kakong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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