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성찬, 2012 부산비엔날레 막 올라
부산 관객에 새로운 체험 제공
부산비엔날레가 지난 22일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64일간의 화려한 현대미술의 향연을 시작했다.
올해 부산비엔날레의 주제는 ''배움의 정원''. 미술을 통해 부산과 예술을 배운다는 의미를 담았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현대미술을 대중적으로 친근하게 접근시키기 위해 전시 총감독 로저 뷔르겔이 선택한 방법이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소통''. 그리고 소통을 실현시키는 방법론으로 채택된 것이 올 부산비엔날레가 전면에 내세운 ''배움''이다. 작가와 부산 사람들이 소통, 협업하면서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소통''과 ''참여''가 내포돼 있다.
본 모습을 드러낸 2012 부산비엔날레는 파격의 연속이다. 본전시장인 부산시립미술관(19개국 41명 200여점 출품)을 찾은 관람객들은 공사장처럼 검정색 가림막이 쳐진 미술관의 외관을 보고 우선 놀란다. 마치 정리가 덜 끝난 공사현장에 온 듯한 낯선 감정을 일으키는데, 이는 올 전시주제 ''배움''과 깊은 연관이 있다. 곧, 주변에 존재하지만 발견하지 못했던 모든 것이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환기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상된 것이다.
도입부격인 1층 전시장에는 성효숙 작가의 ''진혼''이 관람객을 맞는다. 작업화 200켤레가 둥글게 놓인 작품은 신발을 벗고 들어서는 입구를 의미하는 표면적 의미와 함께 공사 중 목숨을 잃거나 자살한 노동자들의 신발로 그들을 추모하고자 한다. 부산 작가 전상철의 ''공간 2012-리듬''도 눈길을 끈다. 조업에 사용하는 어망에 색색의 빛깔을 입혀 항구도시 부산이 가진 노동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2층은 올 비엔날레의 특징을 보여준다. 모듈에 회화 작품을 매달았고, 전체적으로 어두운 작품 감상을 위해 특색 있는 조명을 활용했다. 전직 대통령의 빌라에서 나온 쓰레기들로 쌓아올린 거대한 나무 계단 ''오데사의 계단''(함경아), 구톰 구톰스가드(노르웨이)의 ''전시안의 전시'' 등이 있다.
3층에는 국제 관계, 사람과 사람·사람과 영혼의 관계 등을 묻는 작품들로 구성했다. 북한 김정일의 기념비적인 선물 박물관 문을 재현한 프란츠 카퍼(오스트리아)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비엔날레에서 선명하게 부각되는 주제는 노동과 소외이다.
노동자들의 일상이 무심하고 거칠게 그려진 작품들이 건물 외벽에 친 비계 파이프처럼 만들어진 공간에 걸려 있다. 도시 건축을 주로 찍는 이인미(부산) 작가의 영도다리는 철제 프레임 액자에 걸려 무게감을 더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분신한 전태일을 떠올리게 하는 섬유 설치작품도 관람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부산이라는 장소성과 한국의 역사성에 주목한 작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국내 미술계에서 잊혀진 1980년대 민중작가인 노원희의 작품이 회고전 형식으로 전시됐다.
특별전은 ''아웃사이드 오브 가든''을 주제로 광안리 미월드, 부산진역사에서 펼쳐진다. 또 부산지역 19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갤러리 페스티벌''도 펼쳐진다. 갤러리 페스티벌은 참여 화랑별로 일정이 다소 다르다. 2012 부산비엔날레는 11월 24일까지 열린다.
■ 비엔날레 관람하려면
본전시장과 특별전 전시장은 매주 주말(금·토·일)과 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셔틀버스는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임시정류장에서 무료로 탈 수 있다. 본전시장 입장료는 성인 7000원(예매 5000원), 학생·군경 4000원(예매 3000원)이다.
소통 강조한 전시구성 눈길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