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노래를 열심히 한 것뿐인데, 관객들이 즐거워하니 만족감이 정말 크더라고요.”
가수 박예랑 씨가 방송 녹화를 마치고 밝힌 소감이다. 박 씨는 올해로 데뷔 12년을 맞았다. 문화센터 노래 강사와 각종 지역 행사 진행과 기획, 성인가요 프로그램 고정 출연 등 풍성한 경력의 소유자다. 올 가을 3집 앨범 준비와 겹쳐 잠자는 시간도 모자란 요즘이다.
‘중견 가수’란 수식어가 이름 앞에 붙는 그가 이번엔 지역민들을 위해 재능 기부를 결심했다. 박 씨가 진행하는 CMB 대전방송 프로그램 ‘사랑나눔 한마당’이 그것이다.
“저뿐만 아니라 제작진 출연진 모두 기능 재부를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 작지만 힘을 보탰어요.”
진행과 기획도 맡아 출연진 섭외도 박 씨 몫이다. 그러나 무료 출연으로 섭외하긴 아직 힘든 점이 많다. 어렵게 섭외한 가수가 녹화 몇 분 전에 펑크를 낸 적도 있다. 이럴 땐 박 씨의 순발력 있는 진행이 필요하다. 객석으로 마이크를 건네기도 하고 즉석에서 노래 자랑 무대를 꾸리기도 한다. 무대만 지키는 진행자와 달리 관객들 사이를 누비며 눈을 맞추며 하는 진행이 박 씨의 특기다.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색소폰과 국악 악기를 능숙하게 다루고 민요를 부르며 노년층 관객과 어우러지다가도 아이돌 그룹의 춤과 노래로 십대 관객들도 놓치지 않는다.
“함께 즐거워야 더 흥이 나죠. 특히 황혼을 바라보는 어르신들이 즐거워할 땐 더없는 보람을 느낍니다.”
방송 녹화를 마치고 지방 공연을 위해 박 씨는 바쁘게 짐을 꾸렸다. 자동차로 2시간 넘는 길이지만 가는 길 곳곳에서 만나는 들꽃과 가로수가 그에겐 벗이며 관객이다. 사계절 길의 풍경은 늘 다르단다. 볕을 즐기는 고양이처럼 박 씨는 느긋하게 이 여유를 즐긴다. 시침과 분침이 또각또각 재촉하는 스케줄 속에서 자신을 충전하는 방법이라고 박 씨는 말한다.
열정 가득한 박 씨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악플들로 인해 마음고생도 심했다. 우울증 때문에 다시 무대에 설 수 없을 것 같았다. 박 씨를 일으켜 세운 손은 남편의 크고 따뜻한 손이었다. 다시 선 무대에서 박 씨는 자신처럼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을 위한 공연을 뛰어다녔다. 병동이나 요양원에서 만난 관객들이 팬으로 박 씨 곁에 남았다.
박 씨는 9월 청양군에서 주최하는 ‘청양고추 축제’의 진행과 기획을 맡았다. 새로운 코너를 신설하고 주민들의 경연 대회장도 마련했다. 그러나 최근 두 차례 태풍으로 인해 농가의 시름이 깊어져 박 씨 또한 마음이 무겁다.
“예전에 팬 중 한 분이 ‘예랑씨 노래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고 손을 꼬옥 잡아 주셨어요. 제가 기쁨과 치유를 함께 줄 수 있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니, 정말 감사한 일이죠. 그 때 받은 마음으로 이번 행사 때 위로와 용기의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박예랑 팬카페 www.cafe.daum.net/yeranglove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