밟지마세요! 지켜주세요!
아동성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 ‘발자국’
요지경 세상이다.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드는 일들이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 피해자들의 대다수는 힘없는 여성과 어린 아이들. 끔찍한 성폭력 사건이 날마다 세상을 도배하고 있는 요즘, 분노하고 눈물 흘리고 가슴 아파하는 것에서 나아가 한 목소리를 내기위해 엄마들이 모였다. 아동성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 ‘발자국’이라는 온라인 카페다.
아동성폭력 추방을 위해 엄마들이 모였다
‘발자국’은 온라인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아동성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이다. 올해 7월 경기도 여주에서 4세 여아가 이웃 아저씨에게 성폭행 당한 사건을 접한 지유엄마(현 카페 매니저)가 아동성범죄에 대해 공론화하고, 대응책 수립에 목소리를 내보자는 생각으로 온라인 카페를 만들게 됐다. 동시에 여주 4세 여아의 가해자를 엄중 처벌하라는 아고라 청원을 진행해 서명을 받고, 포털을 통한 모금 운동도 진행했다.
9월 18일 현재 회원수는 9500여 명을 넘어섰다. 카페측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회원들은 주로 엄마들이지만 집회 현장에서 보면 아빠도 나서야 한다며 적극적인 도움을 주는 남성도 있고, 곧 딸을 낳는데 어찌 키워야할지 모르겠다며 만삭의 몸을 이끌고 나온 임신부,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학생, 미혼 여성들도 있단다.
공동고소인 1072명의 동참으로 피고소인 악플러 78명에 대한 ''아동성폭력 기사 음란 악플러'' 고소장 접수, ''아동성폭력'' 관련 서적 강독 모임 등 여러 모임과 구체적인 행동들을 함께 꾸려 나가고 있다.
각 도시에서 집회도 열어
8세 남아·4세 여아를 둔 박경애(37, 김해 삼정동) 씨는 지난 8일, 카페가 주최한 부산 집회에 참석했다. “아이들이 성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건에 너무나도 답답하고 화가 났다”는 박 씨는 서명이든 탄원서든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던 중 카페를 알게 됐단다. “집회 자유발언 시간 때 전 역지사지를 말씀드렸어요. 내 자식이 피해자가 되면 어떨지 생각해 보자고요. 고성에서 오신 분은 본인의 아이가 피해자라면서, 가해자는 집행유예를 받았고 아이는 정말 죽을 맛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눈물을 흘리는데 모인 엄마들도 다들 너무나 속상해하면서 함께 울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아이들의 인성부터 챙겨야 되요. 제대로 된 성교육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봐요. 앞으로도 반짝 관심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라고 전했다.
확실한 대책과 실효성 있는 정책 간절해
현재 전자발찌부착, 신상공개, 화학적 거세 등 정부정책에 대해 운영진은 “카페 회원들 내에서도 여러 가지 제도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있다. 대부분의 회원이 공감하는 점은 아동성폭력 문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지금까지의 대응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형, 물리적 거세 등 극단적 얘기들이 정치권과 언론에도 많이 나오는데 지금까지 국민 정서상 납득할만한 수준의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공분을 느낀 사람들이 극단적 발언을 하게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내놓는 대응 방안이 여론 잠재우기식 미봉책이 많다. 제대로 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한 대책과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고 전했다.
엄마들은 입모아 말한다. 아이만 낳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안전까지 책임지는 정부가 되라고.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게 납득할 만한 대책을 세우라고. 성폭력은 피해자는 물론 그 가족의 삶까지도 파괴해버린다. 그런데도 끔찍한 ‘짓’을 저지른 가해자들의 권리를 챙기라 한다. ‘인권’은 말 그대로 ‘사람’의 권리라는 말을 곱씹어 볼 때다.
성폭력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
*여성긴급전화 1366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 긴급한 구조, 보호, 상담을 원하는 여성들이 언제든지 전화를 통해 상담받을 수 있도록 24시간 365일 운영하고 있다. 부산 051-1366 운영주체: 부산여성가족개발원장 전화: 051-888-2986
*여성, 학교폭력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여성가족부, 경찰청, 의료기관이 협력하에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24시간 상담, 의료, 수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 시, 도에 16개소(2009년 6월 현재)가 개소되어 있으며, 여성, 학교폭력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는 의료기관 안에 설치되어 있고 24시간 경찰이 상주하여 있으므로 증거채취, 진술녹화, 위기상담 등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성폭력 전담의료기관
성폭력 피해자의 치료를 위한 전담의료기관으로 2009년 3월 현재 전국 312개소가 지정되어 있으며 성폭력전담의료기관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진료를 받은 경우 피해사실 확인절차를 생략하고 치료비를 지원받게 된다.
*성폭력상담소
성폭력 피해여성 및 가족을 위한 상담(개인, 집단, 방문상담 등)과 의료(의료비 지원), 법률구조 지원(법률자문, 동행서비스 등), 형사고소 시 동행지원, 성폭력 예방교육, 보호시설 및 관련 기관에 연계 등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있으며 지역 내 다양한 연계망을 통해 성폭력 피해자 및 가족들이 최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해바라기아동센터(www.child1375.or.kr)와 아동보호전문기관
성폭력 피해아동 전문기관으로 자세한 내용은 ‘성폭력 피해 아동 지원’을 검색하면 된다.
TIP 아동 성폭력 발생 시 대처 요령 (출처:여성가족부)
아동들이 성범죄 피해를 당했을 경우 부모들은 당황하기 쉽다.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한 나머지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경우도 있으나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게 되면 주저말고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해바라기아동센터, ONE-STOP지원센터, 여성긴급전화 1366 등에 연락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성폭력으로 의심되는 근거도 보존해야 한다. 가해자 식별의 주요 단서가 되는 의학적인 근거는 진찰을 통해서 얻을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수 있으니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부모 유의 사항>
- 자녀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고, 믿어주고, 감싸고 보호해준다.
- 성폭력은 아이의 잘못이 아니며,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 부모가 임의로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 응급상황의 경우, 입은 옷 그대로 몸을 씻기지 않고, 가능한 빨리 ONE-STOP지원센터나 성폭력 전담의료기관을 방문한다.
이수정 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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