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TV와 멀어지는 힐링 산책
이번 추석은 징검다리 연휴로 길게는 5일 이상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게 됐다. 긴 연휴가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차례와 성묘 후엔 특별히 할 일이 없어 TV를 켜놓고 기름진 음식으로 연휴를 보내기 십상. 모처럼의 휴가를 몸 안에 콜레스테롤을 쌓아가며 만끽(?)하다 보면 오히려 스트레스와 후회가 물밀듯 밀려오게 된다.
답답한 고속도로 사정에 멀리 나설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오랜만에 만난 친지ㆍ가족과의 해후를 기념으로 고향 마을 곳곳을 둘러보는 건 어떨까. 이참에 하루하루 변하는 마을의 들녘도 확인하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우리 동네 명소를 발견하게 된다면 일거양득. 몸 안에 쌓인 명절 피로와 기름진 음식의 부담을 털어낼 우리 동네 산책코스. 어디를 둘러봐도 푸근함을 안겨줄 고향의 정취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고 만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 용인 너울길
용인 너울길은 기존의 등산로와 산책로를 정비해 유적지와 문화, 체험을 겸할 수 있는 코스로 재탄생한 길이다.
수지구와 처인구 일대에 걸쳐 마련된 너울길은 천천히 걷는 평화로운 길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코스 곳곳에 용인이라는 도시정체성을 잘 살려내고 있다.
3개 코스로 만들어진 너울길은 누구나 걷기 편한 길로 검증 받은 곳이며 유적지와 종교성지, 농촌체험마을과 박물관 및 용인의 대표적 등산로가 고루 포함돼 있다.
△ 용인 광교산 너울길
수지구 상현동 심곡서원에서 조광조 묘역을 지나 매봉약수터와 천년약수터, 성불사와 서봉사지를 거쳐 법륜사, 손골성지에 이르는 코스다.
총 길이는 약 10㎞ 구간으로 약 3시간 40분이 소요된다. 초기 진입로는 약간의 경사와 군부대 초소로 인한 불편감이 있지만 이후로는 너울 길의 묘미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긴 도보에 어려움이 있다면 구간 내 심곡서원과 조광조 묘역, 쉼터로 이어지는 별도의 탐방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약 40분 내외에 구간 산책을 마무리 할 수 있다.
△ 용인문수봉ㆍ성지순례 너울길
2개 코스로 조성된 길이다. A코스는 양지면 송문교에서 은이성지와 신덕고개를 지나 용담조망, 곱든고개, 문수봉을 거쳐 문수산 터널과 청정학일 마을을 거친다. 약 13.4㎞ 구간으로 4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천주교 신자라면 성지 순례 길로 한번 쯤 걸어봄직한 길.
B코스는 양지면 송문교에서 은이성지와 신덕고개, 와우정사를 지나 해실마을과 망덕고개, 장촌마을을 이어 애덕고개와 장경사, 청정학일 마을로 구성됐다. 약 19.4㎞로 6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용인 너울길 코스로는 가장 길게 구성된 길로 중간 중간 마련된 쉼터와 데스크, 약수터 등에서 쉬었다 가거나 샛길을 이용해 중간 지점에서 되돌아와도 문제없다.
△ 용인구봉산 너울길
연미향마을과 잿마을, 청소년수련원을 거쳐 둥지박물관과 둥지촌, 전원마을과 구봉산을 이어 정배산과 MBC 드라미아 코스로 연결된다. 약 12㎞로 4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이 코스는 다양한 문화, 체험코스가 많은 곳이라 아이들과 동반해 다채로운 체험을 접해보는 것도 좋다.
위치: 광교산 너울길- 출발지 심곡서원-> 용인 수지구 상현동 203-2번지
문수봉 너울길-출발지 송문교 ->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송문리
구봉산 너울길-출발지 연미향마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 12-3
문의: 용인시문화복지국 관광과 031-324-2100
* 기흥호수공원 산책길
기흥호수공원 산책길은 호수와 이어지는 녹색 산책길로 가족들이 여유롭게 산책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자전거 도로와 보행자도로, 용인조정경기장을 잇는 2.26km의 길이 단장돼 도심 속 휴식 장소로 손색이 없다.
호수 주변으로 다양한 수생식물과 연꽃 등이 조성된 생태학습장이 마련돼 있고 나무 데크로 꾸며놔 어린아이부터 연세 지긋한 노인들이 둘러보기에도 좋다. 호수주변에서 낚시를 즐기거나 자전거 타기, 타프를 치고 반나절의 캠핑 등을 즐길 수 있어 하루나들이 산책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위치: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127-9번지
문의: 031-324-4519
* 용인 자연휴양림 ‘숲길 트레킹’
도시민들에게 편안한 쉼터이자 인기 캠핑장으로 자리 잡은 용인 자연휴양림.
정광산 일대의 푸른 숲 속을 거닐며 자연의 흙냄새와 온갖 숲속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소중한 학습 터로 각광을 받고 있다.
1만㎡의 잔디광장에서 가족들과 오붓한 한때를 보내기도 좋고 특히 ‘숲 길 걷기’ 트레킹은 푸른 숲속에서 심신 단련과 수양으로 건강을 지키려는 이들을 위해 매주 화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숲속을 걸으며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기에도 적합하다.
여기에 휴양림에서 새로 조성한 모험 프로그램 ‘에코어드벤처’도 가족들과 함께 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에코어드벤처는 숲속에서 나무와 나무 사이를 와이어와 목재구조물, 로프 등으로 연결해 공중에서 이동하는 친환경 레포츠다. 특히 어린 유아부터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무높이에서 모험을 즐길 수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유아코스(56m)와 어린이코스(75m), 청소년코스(270m) 등 총 3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위치: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초부리 220번지
문의: 031-336-0040
* 이동면 코스모스길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은 이미 가을이 한창이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들판에 익어가는 누런 벼 이삭과 더불어 장관을 이루고 있기 때문. 덕분에 이동면 마을 분위기가 밝고 화사해져 코스모스 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하고 있다.
코스모스 길은 지난 7월부터 마을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가꿨다. 45번 국도변 송전교차로에서 덕성리 교차로까지 약 6km 구간에 꽃씨를 심고 잡초를 제거하며 비료도 열심히 주었다. 그렇게 정성을 들여 가꾼 꽃길이 결실을 얻어 요즈음 코스모스 꽃들이 장관을 이루게 됐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거나 연인들의 즐겨찾기 공간으로 알려지고 있다.
추석을 맞아 고향에 방문한 사람들과 이곳을 지나는 성묘객들도 잠시 멈춰 산책을 하면서 일상의 피로를 날리고 마음속에 풍요로움을 담아갈 수 있는 곳이다. 더불어 가을 정취도 암팡지게 담아갈 수 있다.
위치: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송전교차로
문의: 031-324-5680
* 내동마을 연꽃 길
내동마을은 2만 6천㎡ 규모의 연꽃단지와 11만㎡ 규모의 꽃 단지가 아기자기하게 조성된 마을이다.
7월부터 8월까지는 싱그러운 연꽃과 연잎이 가득 피어나 지나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8월부터 9월까지는 황화코스모스가 대규모로 피어나 눈길을 빼앗는 시골 마을이다.
마을 입구 박 터널에는 둥그런 박이 탐스럽게 열려있고 연 밭에는 수련을 비롯한 다양한 연꽃이 수줍은 듯 화려한 미색을 자랑하고 있는 곳.
연꽃 길과 꽃길을 산책하며 원두막 체험도 하고 연밥과 연근차 등 연을 이용한 건강음식을 먹어볼 수도 있다. 마을에서는 연근 캐기, 연갠떡 만들기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고향을 찾은 도시민들에게 다채로운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9월에는 연갠떡 만들기와 연꽃단지 생태체험, 옥수수 수확체험이 있으며 10월~11월에는 고구마수확, 연근캐기 체험 등을 계획하고 있다.
위치: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 827번지
문의: 010-3786-6792
판교 산책길의 재발견, 금토산 판교공원
야생화 피어있는 숲길 걸으며 자연과 교감
판교 신도시 개발지구 중 가장 넓은 공원으로 분당구 판교동에 위치한 금토산 판교공원은 온 가족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완만한 산책 코스다.
해발 300미터로 울창한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차 판교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금토산.
특히 거대한 나무와 다양한 야생화들을 그대로 보존하고 야산의 멋을 살려 조성한 공원으로 의미가 깊다.
판교 공원은 아파트로 둘러싸인 도심 속에 있음에도 깊은 숲 속에 들어온 듯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주말을 맞아 친구와 함께 산악용 자전거를 타고 내려왔다는 한 주민은 “차를 타고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며 만족해했다.
공원으로 들어서는 여러 입구 중, 판교 원마을 9단지 옆길엔 초입부터 산을 벽 삼아 우뚝 서있는 폭포가 눈에 띈다.
폭포의 웅장함이 가슴을 뻥 뚫는 것 같고 지친 몸과 마음에 기운을 주는 듯하다.
1km 산을 오르면 판교 청소년 수련관과 연결한 청소년 문화마당 길이 나온다. 이곳은 청소년의 다양한 활동 자료들이 남아 있어 재기발랄한 꿈들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곳곳에 사각 파고라가 마련돼 있어 다양한 야생 꽃들을 즐기며 가족과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방문자 휴게실 옆 우듬지 탐방로는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느낌이 들 만큼 울창하고 거대한 나무들의 물결이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밀림의 한가운데 떠있는 기분이 들어 어디선가 타잔이 나무를 타고 날아 올 것만 같다.
청정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반딧불이 생태원은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선물해 준다. 게다가 실개울마당과 야영장 그리고 다양한 체육시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체력 단련 마당도 있어 훌륭한 체험코스가 되고 있다. 판교 원마을 10단지와 11단지 사이로 난 공원아래 조선시대 운중동 가마터가 남아 있고 인공 암벽 등반공원도 마련돼 있다. 암벽 공원은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동호회 가입도 가능하다.
위치: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금토산
김한나 리포터 jeasus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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