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이란 무엇인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말을 잘 듣고 공손하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누가 괴롭혀도 참고 지내는 아이들이 도덕성이 뛰어난 아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도덕성은 그저 ‘착하다’는 것과는 좀 다른, 가치판단의 문제다. 이 가치판단이란 것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아서 때로는 선의의 마음보다 지적 능력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덕성은 노출된 환경이나 교육을 통해 키워지거나 사장된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학교나 학원은 아이의 인성에 앞서서 성적 올리기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도덕성이 높은 아이가 또래관계도 좋고 성적 또한 높다는 연구 결과가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험을 통해 본 도덕성과 성공의 상관관계
콜럼비아대학 심리학 교수 월터 미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970년경 ‘마시멜로 실험’을 했다. 그는 4세짜리 아이들에게 1명씩 방에 들어가도록 했다. 방에는 벨과 마시멜로를 준비했다. 만약 아이가 벨을 누르면 그는 방으로 가 마시멜로를 하나씩 주었다. 만약 아이가 벨을 누르지 않고 그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 그는 마시멜로를 2개씩 주었다.
어떤 아이는 1분도 참지 못하고 벨을 누르는가 하면 다른 아이는 15분이나 꾹 참고 기다린다. 10년이 지나 연구팀은 실험 결과를 피험자들이 성장한 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성적과 비교한 결과 오래 기다린 아이일수록 좋은 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적으로 좋은 대학에 진학했으며 사회적으로도 성공했다. 반면 참지 못하고 일찍 벨을 누른 아이는 문제아가 되는 비율이 높았다.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것은 도덕적 행위와 관련이 깊다. 여기서 말하는 억제란 기본적으로 자제력, 다시 말해 감정이 원하는 목표를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의 특징
그렇다면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무엇보다 옳고 그름을 판별할 줄 알아야 한다.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분명하게 표현하며 설명할 줄 알고 행동으로 옮긴다. 또 본인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알았을 때 반성하며 즉각 행동수정을 한다. 이것은 고분고분 시키는 대로 말을 듣고 행동하는 아이들과는 차별화 된다.
그리고 공손한 태도와 존댓말이 몸에 밴 아이들이다. 친구 사이에서도 배려하는 태도를 잊지 않는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보다는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용기 있게 표현할 줄 아는 아이들이다. 진심을 담아 행동한다. 입에서 나오는 말이 거짓이 없으니 마음에도 거짓이 없다. 어려운 이를 보면 아파할 줄 알며 힘든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어한다. 이렇게 인간적인 아이들이 도덕적인 아이다.
도덕성이 높은 아이로 키우려면
도덕성이 높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가정의 역할과 부모의 양육태도가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우기에 부모의 그릇된 행동이 아이의 도덕성을 저해할 수 있다. 힘을 이용하여 아이들을 복종시켜서는 안 된다. 이는 ‘약육강식’으로 힘센 사람 앞에서는 비굴해지는 것을 배우게 된다. 아이에게 비난해서는 안 된다. 특히 ‘나쁜 놈’, ‘커서 뭐 되려고 그런 행동을 해?’와 같은 말은 아이를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음과 동시에 아이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된다.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칭찬을 해야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과 칭찬에 행동 변화가 나타나기에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칭찬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안 되는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아이들은 추상적인 능력의 발달이 늦기에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이해하기 편하다.
도덕성이 낮은 사람은 자신의 욕망과 욕구를 위해 법과 제도를 잘 어긴다. 눈앞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편법과 불법을 쉽게 저지른다.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쉽게 좌절한다. 반면 도덕성이 높은 사람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탁월하며 좌절을 잘 극복한다. 똑같은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고, 노력에 의해서 앞으로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다는 신념을 갖는다. 때문에 행복한 삶을 위해 전진해갈 확률이 높다. 더욱이 자신의 행복의 범위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타인의 행복과 사회의 행복을 위해서도 기여할 수 있다.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김경란 교수는 “도덕성은 천천히 이루어지는 교육이다. 자기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만 타인에 대한 공감도 가능하다. 도덕성이 높이 아이는 좌절을 잘 극복하고 낙관적인 인생관을 갖는다. 앞으로는 도덕성이 높은 아이가 사회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용 리포터samgi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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