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민심 겨냥 통합행보 고민 … 김병호 공보단장 "인혁당 사과는 당사자에게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달 20일 당 후보로 선출된 박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참배 등 통합행보에 공을 들였다. 중도층과 20~40대의 표심이 12월 대선의 열쇠라고 봤기 때문이다.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연이어 터진 인혁당 구설수와 안철수 불출마 종용 논란으로 '벌어놓은 점수'를 다 까먹었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17일 "이른바 '정준길 거짓말' 사건 이후 박 후보가 공개일정을 최소화하고 깊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참모진들도 향후 통합행보의 진정성을 어떻게 보여줄 지를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박 후보는 지난 주말 이틀간 이례적으로 공개일정을 잡지 않았다. 그만큼 고민이 깊다는 얘기다.
<생각에 잠긴 박근혜 후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오후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 메이플동에서 열린 당원협의회 사무국장 연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기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조만간 전향적 언급 있을 것" = 대선기획단 관계자는 "우리도 '인혁당 구설수'나 '정준길 거짓말'이 대선판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중 후보 스스로 이에 대한 전향적 언급을 할 기회가 1~2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5년전 17대 대선 경선 때와 비교하면 박 후보의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국민통합행보에 대한 의욕도 그렇고, 참모들의 조언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참모들의 폐쇄성이 후보의 통합행보에 걸림돌이 될 지경"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은 특히 보름 앞으로 다가온 추석명절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국면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추석명절은 세대·지역간 여론 소통의 기간이기 때문이다. '추석 차례상'에 어떤 정치적 화제가 오르느냐에 따라 12월 대선 나침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박근혜 경선캠프에서 일했던 핵심관계자는 "앞으로 2주간 박 후보에 대한 이슈를 '정준길·인혁당'에서 '국민통합·안정적 국정운영이 가능한 유일한 대선후보'로 돌려놓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여기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가 번 점수 까먹는 측근들" = 반면 박 후보의 측근들은 헛발질의 연속이다. 박 후보측 한 참모는 "박 후보가 개인기로 어렵게 벌어놓은 점수를 측근들이 다 까먹고 있다"고 할 정도다.
실제 박 후보의 통합행보는 '전태일재단 방문 무산'으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봉하마을 방문'에 재미를 본 참모들이 조급하게 '이벤트'를 추진하다 그르친 경우다. 이어진 박 후보의 '인혁당 발언'은 유족들의 반발은 물론 40대 중도층에 큰 실망감을 줬다. 이미 '사법살인'으로 역사적 평가가 이뤄진 사건마저 '유신의 관점에서 회귀하려는 것'이란 우려를 자초했다. 여기에 '정준길 거짓말' 사건은 결정타가 됐다.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않을 정치인'으로 평가받던 박 후보에겐 치명상인 셈이다.
◆"후보 알려야 할 공보단장이…" = 16일엔 김병호 공보단장이 구설수에 올랐다. 박 후보의 '통합행보'를 언론에 제대로 알려야 할 공보단장이 오히려 '사고'를 친 셈이다.
김 단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의 '인혁당 사과' 문제와 관련 "사과를 피해자 당사자들이 아닌 그들의 가족이나 후손까지로 확대하기 시작하면, 전 국민 중에 사과를 안 받을 사람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박 후보가)사과한다는 말은 여러 번 했다"면서 최근 논란이 정치적 공세임을 강조했다. 이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 당한 당사자가 아닌 유족에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 단장은 '박 후보가 전향적 태도 변화' 문제에 대해서도 "전향적이란 것도 다른 누군가가 요구하는 대로 하는 걸 전향적이라고 하는 건지"라며 "미래지향적으로 정말 나라의 미래를 위한 방향으로 가는 걸 말하는지는 좀 봐야(겠다)"라고 말했다.
김 단장의 발언을 두고 새누리당 안에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대선기획단 관계자는 "하루라도 빨리 인혁당 논란 국면을 벗어나야 할 입장인데 공보단장이란 분이 왜 논란을 자초하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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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달 20일 당 후보로 선출된 박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참배 등 통합행보에 공을 들였다. 중도층과 20~40대의 표심이 12월 대선의 열쇠라고 봤기 때문이다.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연이어 터진 인혁당 구설수와 안철수 불출마 종용 논란으로 '벌어놓은 점수'를 다 까먹었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17일 "이른바 '정준길 거짓말' 사건 이후 박 후보가 공개일정을 최소화하고 깊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참모진들도 향후 통합행보의 진정성을 어떻게 보여줄 지를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박 후보는 지난 주말 이틀간 이례적으로 공개일정을 잡지 않았다. 그만큼 고민이 깊다는 얘기다.
<생각에 잠긴 박근혜 후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오후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 메이플동에서 열린 당원협의회 사무국장 연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기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조만간 전향적 언급 있을 것" = 대선기획단 관계자는 "우리도 '인혁당 구설수'나 '정준길 거짓말'이 대선판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중 후보 스스로 이에 대한 전향적 언급을 할 기회가 1~2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5년전 17대 대선 경선 때와 비교하면 박 후보의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국민통합행보에 대한 의욕도 그렇고, 참모들의 조언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참모들의 폐쇄성이 후보의 통합행보에 걸림돌이 될 지경"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은 특히 보름 앞으로 다가온 추석명절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국면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추석명절은 세대·지역간 여론 소통의 기간이기 때문이다. '추석 차례상'에 어떤 정치적 화제가 오르느냐에 따라 12월 대선 나침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박근혜 경선캠프에서 일했던 핵심관계자는 "앞으로 2주간 박 후보에 대한 이슈를 '정준길·인혁당'에서 '국민통합·안정적 국정운영이 가능한 유일한 대선후보'로 돌려놓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여기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가 번 점수 까먹는 측근들" = 반면 박 후보의 측근들은 헛발질의 연속이다. 박 후보측 한 참모는 "박 후보가 개인기로 어렵게 벌어놓은 점수를 측근들이 다 까먹고 있다"고 할 정도다.
실제 박 후보의 통합행보는 '전태일재단 방문 무산'으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봉하마을 방문'에 재미를 본 참모들이 조급하게 '이벤트'를 추진하다 그르친 경우다. 이어진 박 후보의 '인혁당 발언'은 유족들의 반발은 물론 40대 중도층에 큰 실망감을 줬다. 이미 '사법살인'으로 역사적 평가가 이뤄진 사건마저 '유신의 관점에서 회귀하려는 것'이란 우려를 자초했다. 여기에 '정준길 거짓말' 사건은 결정타가 됐다.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않을 정치인'으로 평가받던 박 후보에겐 치명상인 셈이다.
◆"후보 알려야 할 공보단장이…" = 16일엔 김병호 공보단장이 구설수에 올랐다. 박 후보의 '통합행보'를 언론에 제대로 알려야 할 공보단장이 오히려 '사고'를 친 셈이다.
김 단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의 '인혁당 사과' 문제와 관련 "사과를 피해자 당사자들이 아닌 그들의 가족이나 후손까지로 확대하기 시작하면, 전 국민 중에 사과를 안 받을 사람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박 후보가)사과한다는 말은 여러 번 했다"면서 최근 논란이 정치적 공세임을 강조했다. 이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 당한 당사자가 아닌 유족에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 단장은 '박 후보가 전향적 태도 변화' 문제에 대해서도 "전향적이란 것도 다른 누군가가 요구하는 대로 하는 걸 전향적이라고 하는 건지"라며 "미래지향적으로 정말 나라의 미래를 위한 방향으로 가는 걸 말하는지는 좀 봐야(겠다)"라고 말했다.
김 단장의 발언을 두고 새누리당 안에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대선기획단 관계자는 "하루라도 빨리 인혁당 논란 국면을 벗어나야 할 입장인데 공보단장이란 분이 왜 논란을 자초하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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