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우리 책 읽듯이 영어 원서를 부담 없이 읽어내는 모습, 아마 자식 교육에 관심 있는 엄마라면 모두가 꿈꾸는 모습일 것이다. 특별한 사교육 없이도 영어를 꽤 잘 한다거나, 영어실력을 무기로 국내외 유명 대학에 입학했다는 아이들 대부분은 영어책 읽기를 즐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이유들로 학원 스케줄과 숙제에 치이지 않고 재미있게 영어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방법으로 영어책 읽기를 생각하는 엄마들이 많다. 하지만 아이에게 어떤 책을, 어떤 방법으로 읽히는 것이 좋은지 잘 몰라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학원 도움 없이 영어책 읽는 것만으로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을 지 걱정이 되기도 하다.
지난 7월부터 개포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는 ‘영어독서교육 독서지도자과정’ 강좌에서 강의를 맡은 숭실사이버대학교 실용영어학부 외래교수이며 에이원에듀 영어교육연구소장인 권혜경 교수를 만나 우리 아이 영어책 읽기에 관련된 엄마들의 궁금증에 대해 알아보았다.
영어책 읽기, 이런 점이 궁금해요
Q1 영어책을 많이 읽으면 영어를 잘하게 되나요?
영어그림책이나 동화책을 많이 보고 읽게 되면 자연스럽게 어휘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영어의 네 가지 영역이 골고루 향상되며 이해력이 좋아지게 된다. 결국 영어책읽기는 제일 좋은 영어 학습 방법 중 하나이다.
Q2 책을 어떻게 골라주면 좋을까요?
영어책을 고를 때 도서 레벨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분량이나 문장 길이, 어휘 수준 등을 고려하여 아이의 수준에 맞는 도서를 선정하도록 한다. 또한 소재와 주제, 장르별로 다양한 유형의 책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수준에 맞는 도서를 고르는 가장 쉬운 기준은 아이가 책에 나와 있는 단어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보는 것인데 ‘The Five Fingers Test''를 통해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책의 중간 부분을 펴서 읽어나가면서 아이가 잘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한 손가락씩 꼽는다. 만약 한 페이지에서 손가락 다섯 개 이상 꼽을 정도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이 책은 우리 아이에게 좀 어렵다는 의미가 된다.
Q3 도서 선정에 기준이 되는 레벨지수는 어떤 게 있나요?
도서 수준을 가늠할 때 널리 이용되는 레벨지수는 렉사일지수와 RL지수가 있다. 렉사일지수(LEXILE)는 빈출 어휘와 문장길이 등으로 레벨을 구분한 것으로 아이의 영어독서능력과 영어도서의 난이도를 통일된 척도를 이용해 제시해준다. 200L∼1,700L 범위에서 측정 가능한데, 만약 렉사일지수가 350L일 경우, 렉사일지수 250L∼400L 범위의 영어책을 읽으면 효과적이다(www.lexile.com 참조).RL(Reading Level)지수는 미국의 학년을 기준으로 레벨을 구분한 것으로, 미국의 45,000개 이상의 학교에서 쓰고 있는 독서관리프로그램이다. AR레벨로도 많이 불리는데, ‘RL지수 1.3이면 미국 초등학교 1학년 세 번째 달에 적합한 도서’라는 식으로 이해하면 된다(www.arbookfinder.com 참조).
Q4 반복과 독서시간은 어떻게, 어느 정도가 좋은가요?
유아에서 유치원생 시기에는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반복하여 읽는 것이 효과적이라면 초등 저학년 이상부터는 많은 책을 읽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궁극적으로는 정독과 다독을 병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독서 시간은 유아에서 유치원생의 경우는 하루 30분 내외, 초등 저학년은 하루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무엇보다 매일 시간을 정해 규칙적으로 꾸준히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5 영어레벨을 올리는 데 필요한 영어노출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요?
영어 수준을 한 학년 끌어 올리는데 대략 200여 권의 독서 활동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미국 학년 기준으로 4~5학년 수준의 영어 독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 1천여 권의 독서, 혹은 2~3천 시간 정도의 독서활동이 필요한 것이다. 대학생 이상 전문가 수준의 영어 능력을 위해서는 약 1만 시간 정도의 노출량이 필요하다. 하루 4시간씩 투자할 경우 약 7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Q6 독후활동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흥미 위주의 액티비티(Activity) 활동이 될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형식의 그래픽 오거나이저(Graphic Organizer)를 활용하거나 그림독후일기, 미니북 만들기, 캐릭터 만들기 등을 하는 것이 좋다.
주요 단어나 표현을 익히기 위한 퀴즈나 게임을 활용하거나 등장인물을 그려서 오린 다음 나무젓가락에 붙여서 들고 큰소리로 역할을 나누어 읽어 보기, 오디오 파일로 녹음해보기 등을 통해 말하기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좋다. 유명 도서나 인기 작가의 작품인 경우 인터넷을 검색해서 관련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워크시트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후 활동한 결과물을 잘 보관하면 나중에 아이들이 보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되어 포트폴리오 효과를 거둘 수 있다.
Q7 영어책 읽기로 영어를 시작한 경우, 파닉스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이들에게 영어책을 많이 보여주며 자주 읽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리와 철자, 의미를 연결시켜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이렇게 책을 꾸준히 읽어주다가 파닉스는 6~8세 정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처음엔 알파벳을 익히도록 하고 이후 첫소리, 단모음 위주의 파닉스 학습을 한다. 그리고 점차 장모음, 이중 자음, 이중 모음 등으로 그 수준을 높여 나가도록 한다. 그리고 영어책 읽기와 파닉스는 병행하는 것이 좋다.
Q 8 영어책 읽기로는 부족한 스피킹,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까요?
오디오북을 활용하도록 하고 큰소리로 따라 읽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 읽고 나서도 아이 스스로 여러 번 큰소리로 읽어보도록 한다. 가족들과 분량을 나누어 함께 읽기 활동을 하는 것도 좋고, 다양한 캐릭터가 나온다면 역할을 나누어 연기하듯이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또 책 내용에 대해 간단한 퀴즈를 만들어 묻고 대답하는 활동을 할 수도 있다.
영어도서관을 활용하는 것도 좋아요
엄마가 직접 아이의 영어책 읽기를 이끄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다양한 영어책과 프로그램을 구비하고 있는 영어도서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국립, 지자체 위탁 운영 등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도서관 및 영어센터나 사설 영어도서관 등을 이용할 수도 있고, 시간 등이 여의치 않다면 온라인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자세한 내용은 <표>참조.
도움말 숭실사이버대학교 실용영어학부 권혜경 교수
박혜준 리포터 jenna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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